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미군 감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자주 나온다.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이하 나토)에 속한 유럽 지역의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재당선으로 인해 미국이 다시 고립주의 노선을 채택하고 유럽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일부 유력 매체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주한미군이 당장이라도 철수할 것처럼 선동하면서 11월 대선에서 민주당을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발언에 담긴 핵심적 내용, 즉 미국 주도의 동맹 관계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희생하고 있다는 현실에 대한 고찰은 찾기 힘들다.
칼럼은 트럼프가 취임한 후에 안보 무임승차를 하는 동맹국들에 대한 비난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면서 “유럽이 올가을 미국 대선에서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Europe stands to be the biggest loser from this fall’s U.S. elections)”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칼럼은 대부분의 나토 소속 유럽 국가들이 GDP의 2% 이상을 연간 국방비로 지출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트럼프의 발언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의견을 알아보기 전에 그 유럽 국가들이 국방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칼럼은 미국이 소련과의 40년 냉전 기간에 연평균 GDP의 무려 6%를 국방비로 지출했다고 지적한 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전쟁에 대비하려면 대가가 필요하고, 미국을 포함한 모든 동맹국들은 이러한 기본적인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칼럼은 “지난 10여 년 동안 오바마, 트럼프, 바이든 행정부 모두 중국의 도전을 억제하기 위해 아시아에 전력을 집중시키겠다고 공언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막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기 때문에 설령 트럼프가 당선되지 않더라도 유럽은 국방비를 증강해야 한다는 것이다.
칼럼은 냉전 당시 미국의 강력한 군사력 덕분에 유럽인들은 상대적으로 국방비를 적게 지출하는 데 익숙해졌다고 비판하면서 “그래서 유럽인들은 안보는 남이 당연한 것처럼 지켜주는 것이라고 착각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칼럼은 “유럽인들이 나토를 지지하는지 그들의 말을 들어보라(Do Europeans support NATO? Listen to what they say)”며 “하지만 진짜 중요하는 것은 그들의 행동(But watch what they do)”이라고 언급하면서 마무리했다. 정작 나토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장본인은 도널드 트럼프가 아니라 국방비 지출에 인색한 유럽 국가들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