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민과 강수정은 다르다
스타급 아나운서인 강수정 아나운서가 KBS에 사표를 던지면서 개그맨 신동엽이 대표로 있는 DY엔테테인먼트 측과 전속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밝혀졌다.
DY엔터테인먼트는 대표인 신동엽을 비롯한 유재석, 김용만, 이혁재, 노홍철, 김생민등 국내 스타급 MC를 보유한 매니지먼트 회사다. 이번에 강수정 아나운서가 자신의 직장인 KBS를 상대로 강한 사의를 표명한 것도 DY엔터테인먼트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런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아나운서들이 방송사를 떠나는 순간, 이미 방송사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아나운서가 진행하던 프로그램의 진행자는 전격 교체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강수정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연예가중계’의 경우 이례적으로 ‘당분간 계속 진행’이라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방송관계자는 ”최근 들어 자사 아나운서의 활용을 높이기 위한 방송사들의 움직임과 상반되는 것” 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미 KBS의 경우는 임성민 아나운서, 최은정 아나운서 등이 프리를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은 소속사 없이 개인으로 활동하면서 주요프로그램을 맡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프리활동을 제안받는 아나운서들이 주저하게 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반면 강수정은 시작부터 대형 연예기획사와 계약을 체결했기에, 앞선 선배들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프리활동을 하게 된다.
방송3사의 24개 프로그램을 장악한 DY엔터테인먼트
DY엔터테인먼트의 소속연예인은 대표인 신동엽을 비롯해 6-7명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진행을 맡고 있거나 고정게스트로 출연중인 프로그램은 방송3사의 약24개 프로그램에 이른다. 어지간한 예능프로그램과 오락프로그램은 DY엔터테인먼트가 장악한 셈이다. 이에 관해 방송전문가들은 “국내 최대의 ‘MC권력’을 가진 DY엔터테인먼트가 사실상 강수정 아나운서의 프리선언에 힘을 실어줬을 것”이라면서 “방송사들은 이미 배우들과 개그맨을 잃었고 이제는 아나운서까지 모두 잃게 될 판”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러한 아나운서 이탈 현상은 경제적인 측면이 크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얼마전 국정감사에서 밝혀졌듯이 스타급 연예인MC의 경우 회당 700-800만원의 출연료를 지급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방송사 직원인 아나운서의 경우 회당 2만원 남짓한 출연료를 받는 다는 것은 이미 공개된 사실이다.
매니지먼트 관계자들은 “아나운서들이 프로그램과 더불어 인기가 상승하면서 스타급 연예인들과 교류가 잦아지다보니 상대적으로 자신의 인기에 비해 경제적 박탈감을 많이 느끼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방송사와 달리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고 높은 수익을 약속하는 기획사의 제의를 거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특히 이번에 강수정과 계약을 체결한 DY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영화, 음반, 드라마 제작유통사인 비트윈의 투자를 유치하고, CJ계열의 케이블 방송사 tvN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스타급 MC 파워를 이용하여 사실 상의 방송사업에 직접 참여하는 것도 가능한 상황이다.
공인에이전시법 입법 등 근본적 대책 필요
이에 대해 표영준 KBS 아나운서팀장은 빅뉴스와의 통화에서 "마음이 아프다"며 "방송사 차원에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최근 케이블방송국들이 대형화를 통해 자체제작 프로그램을 늘리고 있는 실정이고 정지영, 박나림, 최은경등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이 대거 케이블방송 tvN으로 활동무대를 넓혔다. 이렇듯 전문MC들의 활동영역이 늘어날 전망이어서 방송사 소속 스타 아나운서에 대한 연예자본의 집중 스카웃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러한 연예자본의 대중문화 독식에 대해 지난해부터 연구를 시작한 방송영상산업진흥원의 하윤금 박사는 "자격증 소지자만이 연예인 계약대행업을 할 수 있고, 겸업을 제한하는 미국식 공인에이전시 제도의 도입"에 관한 연구결과를 올해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연구결과에 따라 대중연예계에는 큰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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