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를 실천하며 소박한 삶을 살아오다 17일 세상을 떠난 아동문학가 권정생씨가 북녘의 굶주린 어린이들을 위해 인세를 써달라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장례위원회 관계자들은 "'인세는 어린이로 인해 생긴 것이니 그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굶주린 북녘 어린이들을 위해 쓰고 여력이 되면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굶주린 아이들을 위해서도 써달라'는 내용의 유서가 자택에서 발견됐다"고 18일 밝혔다. 유서에는 '남북한이 서로 미워하거나 싸우지 말고 통일을 이뤄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내용과 시신을 화장해서 집 뒷산에 뿌려달라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고 이들은 말했다. 작고 보잘 것 없는 사물을 보듬는 따뜻하고 진솔한 글을 써왔던 것처럼 고인은 고집스러울 정도로 물질주의와 담을 쌓고 어려운 이들을 위해 살았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강아지똥'과 '몽실언니'가 각각 60여만 부나 팔리는 성공을 거뒀지만 고인이 소유한 것은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의 5평 남짓한 오두막집이 전부였다. 그는 모든 상을 거절하는 것으로도 유명했는데 1995년 아동문학가 윤석중씨가 고인의 의사를 묻지 않고 '새싹문학상' 수상자로 선정, 오두막으로 직접 상패와 상금을 가져오자 다음 날 우편으로
여성의 '모발 제거'에 대한 관심과 노력은 17세기 유럽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파도바 출신의 가브리엘 팔로피오는 1616년 책 '비밀'에서 털로부터 인간을 해방할 수 있는 약제 조제법을 제시했다. "박쥐 다섯 마리를 잡아 그것을 태워 재로 만들어라. 개미들로 하여금 이를 분해하게 해서 연고처럼 그 부위에 발라라. 그러면 어떤 털도 나지 않을 것이다." 반면 '남자의 눈물'이 항상 조롱의 대상이 된 것만은 아니었다. 근세 초기의 작가들도 아내와 함께 눈물을 흘리는 남자를 좋아했다. 남편은 유약해서 우는 것이 아니라 연약한 피조물에 대한 동정심에서 눈물을 흘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스위스 취리히대학에서 유럽 민속문학 정교수를 지낸 루돌프 센다는 털이나 눈물과 같이 우리 몸에 얽힌 유럽의 전설과 신화, 동화 등을 모아 '욕망하는 몸'(뿌리와이파리)을 펴냈다. 신체의 각 부위에 대한 의학적 기본 지식과 함께 성경, 소설, 시, 신문기사, 유행가 등을 광범위하게 인용해 색다른 시각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몸의 가장 윗부분인 '머리'에 얽힌 사연부터 들어보자. '참수형'은 유럽에서 18세기 말까지 공개적인 의식으로 거행됐으며 민속 축제와 같
제11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2007)이 23일 개막해 5일간 서울무역전시장(SETEC), CGV용산,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린다. '상상무한리필! 만화애니나라!'를 테마로 한 'SICAF 2007'은 ▲만화ㆍ애니메이션 전시 ▲애니메이션 영화제 ▲SPP(SICAF Promotion Plan) ▲이벤트 등으로 구성됐다. SICAF 애니메이션 영화제 개막작으로는 일본 신예 감독인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 옴니버스 영화 '5㎝'가 선정됐다. 올해부터 국제대회로 확대된 제2회 디지털만화공모전에는 42개국 1천753편이 접수돼 성황을 이뤘다. 본선에는 한국 작품 30편을 비롯해 총 57편이 진출했으며 16일 당선작을 발표한다. 또 올해 SICAF의 홍보대사로는 남성그룹 파란이 위촉됐다. 개막식은 23일 오후 6시 서울무역전시장 국제회의장에서 시카프 어워드 및 디지털만화공모전 시상과 함께 진행되며 폐막식은 27일 오후 6시 용산 아이파크몰 야외무대에서 열린다. ◇만화ㆍ애니메이션 전시 = 음식 만화전, 해외작가 특별전, 아시아 만화전 등 만화 팬들의 오감을 자극할 7개의 테마 전시가 서울무역전시장에서 마련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유럽의 미야자키
다음달 4일 고양 아람누리 극장에 올리는 발레 '춘향' 리허설이 한창인 20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발레단(UBC) 연습실. 막 사랑을 꽃피운 춘향(강예나)과 이몽룡(이현준)의 2인무가 무대를 가득 메운다. 설렘과 애절함이 함께 묻어나는 노련한 표정 연기와 완벽한 호흡이 돋보이는 두 연인 무용수의 관계는 조금 특별하다. 바로 10살이나 나이 차이가 나는 사촌 남매지간. 강예나가 75년생, 이현준이 85년생이다. 이씨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과 함께 올해 1월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하면서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됐다. "신기하게 생일도 같아요. 9월20일이죠. 현준이 어릴 때 제가 업고 다녔는데 같이 파트너를 하다니 세월 참 빠르네요."(강예나)이씨가 발레를 시작한 것도 강씨의 영향이 크다. 백댄서가 꿈이었던 초등학교 6학년 때 강씨의 활약상을 지켜본 부모님이 발레를 권했다. 강씨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을 때였다. "사실 현준이 발레 시킨다고 했을 때 조금 긴가민가 했어요. 남성 무용수가 워낙 힘들기도 하고 당시에는 키도 작은 편이었거든요. 배도 이만큼 나왔었어요.(웃음)"(강예나)마냥 어리다고 생각했던 사촌동생이 달리 보인 것은 2004년 서울
오는 23일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책의 날'(정식명칭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을 맞아 출판계와 서점가에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한국출판인회의(회장 이정원)는 한국수자원공사, 희망나눔책운동본부와 함께 군 장병 및 소외 청소년에게 '희망의 책'을 전달한다. 출판인회의는 20일 6군단 사령부를 방문, 책 3천여 권과 책장을 군 장병에게 전달하고 2천여 권은 소년소녀 가장과 백혈병 소아암 병원학교 등에 기증한다. 또 23일에는 전국의 소년원과 소년교도소 등 교정시설에 아동ㆍ청소년 책 5천여 권을 전달할 계획이다. 책의 날을 하루 앞둔 22일 오후에는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주최하는 '책버스' 행사가 서울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앞에서 열린다. 이날 색동어머니회 윤경희 이사가 책버스에서 아이들에게 '해님달님' '개구리 왕자' '빨간 모자' 등의 구연 동화를 들려주고 버스 주변에서 페이스 페인팅, 독서 캘린더 꾸미기, 책 만들기 체험 등 부대 행사도 펼쳐진다. 온ㆍ오프라인 서점을 운영하는 리브로는 '책의 날' 당일인 23일 북스리브로 을지로ㆍ강남ㆍ수원 매장에서 각 지점별로 선착순 200-500명에게 장미꽃 1송이를 증정할 예정이다. 또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최근
다음은 문화관광부가 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에 맞춰 내놓은 문화산업 주요 쟁점별 문답풀이 중 핵심분야인 스크린쿼터와 저작권 분야를 정리한 내용이다. ◇스크린쿼터 --한국영화의 위기라는 상황에서 현행유보로 한국영화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스크린쿼터는 지난 해 이미 축소돼 시행 중이므로 현행 유보의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나 영화계의 심리적 위축 등이 예상된다. 현재의 한국영화 위기는 스크린쿼터 축소 때문이라기보다는 영화산업의 구조적 문제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영화발전기금의 영상투자조합 출자 확대 및 투자환경 개선 등을 통해 한국 영화의 안정적 제작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다. --문화부의 당초 입장대로 미래유보가 관철되지 못하고 현행유보로 타결된 이유는. ▲협상 전에 시행중인 우리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결정을 협상문에 반영해 확실하게 이행을 담보하려는 미국 측의 입장과 스크린쿼터를 협상에서 분리해 예외적으로 인정받으려는 우리 측의 입장이 대립됐기 때문이다. --한국 영화산업의 점유율 하락 등 위기 때 한국영화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는. ▲스크린쿼터가 한국영화의 경쟁력을 키우고 영화산업을 발전시키는 근
"폐막 전에 부스 철수하고 돌아가겠다는 업체도 있습니다. 회사 운영비 아껴서 큰 마음 먹고 왔더니 바이어는 없고 체류비만 까먹고 있는데 어떻게 합니까."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주최한 의류ㆍ직물전시회 '프리뷰 인 상하이' 개막 이틀째인 27일. 행사가 열리고 있는 중국 상하이마트에서 만난 한 참가업체 관계자는 "한마디로 손님보다 주인이 더 많은 잔치"라고 꼬집었다. "살 사람이 관심을 가지는 전시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좋은 바이어만 있으면 업체는 저절로 모이게 돼있어요. 풍부한 바이어 리스트를 확보해 6개월-1년 전부터 확실히 홍보를 해야죠." 29일까지 열리는 '프리뷰 인 상하이 2007'는 "중국 진출 1기를 마무리하고 2기 준비를 위한 터닝포인트"라는 주최 측의 설명이 무색할 정도로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벌써 5회째를 맞았지만 빈약한 바이어 유치력, 홍보 부족 등 고질적인 문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 행사장에서 만난 참가업체들은 "손님이 너무 없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부스 설치에만 수천만 원이 들었다는 한 의류업체 관계자는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인터내셔널 복장페어(CHIC. 18-26일)'와 기간이 겹쳐 중요 바이어들은 그곳에 다 가 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수석무용수 강수진(40) 씨가 동양인 최초로 '무용 장인'으로 인정받는 영예를 안게 됐다. 23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따르면 강씨는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정부가 귀인(貴人), 장인(丈人)으로 공식 인정하는 '캄머 탠처린(Kammertanzerin)'으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27일 바덴뷔르템부르크 주립극장(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다. '캄머 탠처린'은 영국에서 일정한 경지에 오른 사람에게 작위를 주는 것처럼 최고의 예술적 경지에 오른 사람에게 부여하는 것이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만 시행되며 유럽에서는 대단한 영예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독일에서는 음악과 무용 부문에서 해마다 대상자를 선정하고 있지만 자격에 걸맞은 적임자가 있을 때에만 선정하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 크다. 그간 무용 부문에서는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예술감독을 지낸 마르시아 하이데, 남성 주역 무용수였던 리처드 크레이건, 발레리나 비르기트 카일 등 3명 만이 선정됐다. 1985년 세계 발레스타의 등용문인 로잔 국제발레콩쿠르에서 그랑프리를 받은 강씨는 이듬해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 최연소 단원으로 들어간 이래 현재까지 수석무용수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강씨는 빼어난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주원씨가 꾸미는 무대 '몸짓으로 그리는 수채화'가 다음달 2-4일 정동극장에서 펼쳐진다. 한국 문화예술계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젊은 예술가를 선정해 독창적인 무대를 선보이는 정동극장의 '아트 프런티어 시리즈' 2번째 공연이다. 이번 공연의 콘셉트는 '사랑'으로 김씨는 사랑을 주제로 한 클래식ㆍ모던 발레, 창작춤 등 4가지 작품을 4명의 남성 무용수와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국립발레단 김현웅과 발레 '해적'의 2막 침실 파드되(2인무)를 추고 이어서 국립발레단 장운규와 호흡을 맞춰 '달은 어디에'를 공연한다. 세번째로 안무가 허용순씨의 '사랑의 침묵'을 유니버설발레단 엄재용과 함께 선보이고 마지막으로 국립무용단 이정윤이 안무한 창작 공연 'The "One"'을 이씨와 함께 출 예정이다. 공연 사이사이에는 김주원의 연습 장면 등 무대 뒤 모습을 담은 영상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 낭독, 후배 발레리나들과 함께 준비한 발레 에피소드들이 소개된다. 또 궁중음식 연구원인 김씨의 동생 김신원씨가 팬들을 위해 꽃장식과 초콜릿 등 다과를 극장 로비에 마련할 계획이다. 97년 모스크바 볼쇼이 발레학교를 졸업하고 98년 국립
우리나라 대표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UBC)이 고전 발레의 대명사 '백조의 호수'를 올해 나란히 무대에 올린다. 국립발레단은 5월 열리는 '제19회 폴란드 우쯔 국제 발레 페스티벌'에 초청돼 폴란드 현지에서 아름다운 무대를 선보이고 유니버설발레단은 2007년 첫 정기공연 작품으로 준비해 이달 말 관객들을 만난다. 먼저 2002년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가 24-26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펼쳐진다. 스타 커플 황혜민-엄재용을 비롯해, 강예나-황재원, 임혜경-시묜 츄딘 등 세 커플이 3색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 명의 프리마 발레리나가 선보이는 백조 오데트와 흑조 오딜 연기, 백조의 우아한 날갯짓을 연상시키는 군무, 32회전 푸에테(연속회전), 왕궁 무도회에서 펼쳐지는 춤의 성찬 등 공연의 백미가 빠짐 없이 준비된다. 토ㆍ월요일 오후 7시30분. 일요일 오후 4시. 1만-6만원. ☎1588-7890, 1544-1555. 이어서 5월22-23일에는 국립발레단이 폴란드 우쯔 국제 발레 페스티벌에서 '백조의 호수'를 공연, 유럽 무대에서 한국 발레의 진수를 선보인다. 이번에 공연하는 작품은 유리 그리가로비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이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클럽 가입과 북한.이란의 핵 문제는 세계가 직면할 더 큰 위험의 전조에 불과하다며 핵무기 완전 폐기를 위한 새로운 회담을 제안했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 1일자 기고문에서 냉전이 끝난지 20년이 흘렀지만 세계는 아직 인류문명을 파괴할 수 있는 핵무기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대화를 통해 이 위협을 없애는 것이 세계 지도자들의 의무라고 주장했다. 헨리 키신저, 조지 슐츠 전 미국 국무장관과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 샘 넌 전 상원의원은 1월4일 월스트리트저널 공동기고문에서 고르바초프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20년 전 추구했던 '모든 핵무기 폐기'라는 비전을 되살리고 실천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20년 전 레이캬비크 정상회담에서 자신과 레이건 대통령과 합의한 것이 일정대로 이행됐다면 치명적 대량살상 무기 중 상당량이 이미 이 세상에서 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지도자들은 이에 실패했고 핵무기 완전 폐기라는 목표는 잊혀졌으며 미국을 필두로 러시아까지 핵무기를 선제공격 수단으로 다시 인정하는 전략을 부활시키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는 핵확산금지조약(NP
㈔한국무용협회(이사장 김복희)는 올해 서울무용제를 10월15일부터 개최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28회째를 맞는 올해 행사는 10월15일부터 11월3일까지 20일간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리며 참가 단체는 경연 부문 20여개, 자유 부문 10여개 등 30여개다. 올해에는 특히 경연 부문을 '대상 부문'(대극장 공연)과 '안무상 부문(소극장 공연)'으로 세분화했고 경연 대상 부문 공연제작비를 기존 1천500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참가 단체 신청은 2월14일부터 3월15일까지 한국무용협회 사무실에서 받는다. 참가 대상은 장르 공연 실적이 있는 순수 무용단체이며 국ㆍ공립 무용단 및 민간 직업무용단은 참가할 수 없다. 신청 문의 ☎02-744-8066(서울=연합뉴스)nanna@yna.co.kr
㈔한국무용협회(이사장 김복희)는 올해 서울무용제를 10월15일부터 개최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28회째를 맞는 올해 행사는 10월15일부터 11월3일까지 20일간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리며 참가 단체는 경연 부문 20여개, 자유 부문 10여개 등 30여개다. 올해에는 특히 경연 부문을 '대상 부문'(대극장 공연)과 '안무상 부문(소극장 공연)'으로 세분화했고 경연 대상 부문 공연제작비를 기존 1천500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참가 단체 신청은 2월14일부터 3월15일까지 한국무용협회 사무실에서 받는다. 참가 대상은 장르 공연 실적이 있는 순수 무용단체이며 국ㆍ공립 무용단 및 민간 직업무용단은 참가할 수 없다. 신청 문의 ☎02-744-8066(서울=연합뉴스)nanna@yna.co.kr
여기서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이 우스꽝스러운 유니폼을 입고 우중충한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컴퓨터 화면에 고정된 시뻘건 눈을 해서는. 1991년 6월 25번째 생일을 앞둔 스티비 스미스는 '인생 공황'에 빠졌다. 프랑스 OECD 본부라는 근사한 직장에 다니던 그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맞닥뜨린 것이다. 50년 후 진정한 내 인생이 아니었어. 내가 진심으로 선택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내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 있겠어라고 회고하게 될까 두려웠던 스티비는 '진심으로 선택한 삶'을 위해 세계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단, 조건이 있었다. 비행기나 자동차 대신 자전거, 페달보트 등으로 '몸으로 때우는' 여행을 하는 것. 스티비는 대학 동창인 제이슨에게 여행을 제안했고 둘은 의기투합해 이를 바로 실행에 옮겼다. 세계 최초의 '무동력 지구여행'은 이렇게 시작됐다. 스티비 스미스가 쓴 '25세, 인간의 힘만으로 지구를 여행하다'(전2권. 디오네)는 94년 7월 영국 그리니치에서 출발해 99년 5월 미국 하와이에 이르기까지 여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사실 여행은 한심한 사건의 연속이었다. 고통을 늘릴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사전 훈련조차 하지 않았
*사진설명 :ⓒLG아트센타세계적 발레 스타인 발레리나 실비 길렘이 컨템포러리 작품을 들고 3월 처음으로 국내 팬들을 만난다. 실비 길렘은 현대 무용계의 떠오르는 안무가이자 인도 전통춤 '카탁' 무용수인 아크람 칸과 함께 '신성한 괴물들(Monstres Sacres)'을 3월6-8일 서울 LG 아트센터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동양과 서양, 고전과 현대, 발레와 카탁을 넘나드는 매혹적인 춤으로 대만 클라우드게이트 무용단 예술감독인 린화민과 아크람 칸, 카탁의 대가 가우리 샤르마 트리파티가 안무를 맡은 작품이다. 먼저 실비 길렘이 우아함과 테크닉을 겸비한 팔다리로 동양의 서정미를 품은 솔로를 선보이고 이어 아크람 칸이 맹렬한 돌진력과 빠른 스피드를 갖춘 카탁 솔로를 춘다. 마지막으로 작품의 하이라이트인 2인무에서 이들은 앞서 보여줬던 대립적 움직임에서 벗어나 한 몸에 여러 개의 팔을 가진 신화 속 형상처럼 서로의 무용 언어를 이해하고 완전히 화합하는 연기를 보여준다. 또 이들은 공연 사이사이에 어린 시절 무용을 배우면서 겪었던 어려움과 최고의 무용수로 성장한 현재의 불안감 등도 관객들에게 진솔하게 털어놓을 예정이다. '신성한 괴물들'은 지난해 런던에서 초연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