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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았다

계속되는 말바꾸기 `자충수'..한화 기업이미지 추락



재벌 총수로는 처음으로 폭행사건으로 11일 밤 구속영장이 발부돼 서울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발부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초반 솔직하지 못하고 발뺌을 하는 바람에 결국 스스로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빠졌다는 지적이 많다.

사건 초기 국민 앞에 사과하고 `호미'로 막았으면 됐을 것을 순간 순간의 거짓말로 모면하려다가 사태가 악화돼 결국 `가래'로도 못막는 상황에 처했다는 것이다.

김 회장측은 지난달 24일 연합뉴스가 처음 `보복폭행' 의혹을 보도한 직후 "회장은 폭탄주를 돌리며 화해를 주선했을 뿐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다. 회장측은 일방적인 피해자일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오히려 언론 보도를 "카더라식"이라고 깎아내렸다.

김 회장이 만약 `순간적으로 화가 나 몇대 쥐어박았을 뿐이다'라는 식으로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한 다음 피해자들과의 합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사건이 단순 폭행사건으로 다뤄졌을 가능성이 크며 재벌 총수가 `조폭'을 데리고 직접 폭행에 나섰다는 추한 얘기가 퍼져나가는 것은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당시 경찰은 아직 세세한 정황 파악이나 증거 확보를 못한 상태였으며 피해자들은 전면에 나서 피해 사실을 알리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이 처럼 사건이 단순 폭행에 머물렀다면 김 회장에 대한 수사는 구속이 아닌 불구속 상태에서 진행돼 법원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는 데 그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이후에도 김 회장측은 뻔히 들킬 거짓말로 둘러대기만 했고 석연치 않은 이유로 아들을 해외에 출국시키기까지 했다.

김 회장은 같은 달 29일 남대문경찰서에 출석하면서 "청계산에 간적이 없으며 폭행을 한 적도 없다"고 말했으며 중국으로 답사여행을 갔다가 다음날 귀국한 차남은 오히려 "내가 피해자"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통신수사 등으로 회장의 비서와 경호원들이 청계산 등 보복폭행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상황이 자신들에게 불리해지자 한화측 관계자들은 혐의 사실에 대해 `전면 부인'에서 `일부 인정'으로 말을 바꿨다.

"S클럽 종업원들을 청계산에 데려갔지만 회장님과 차남은 없었다"는 식으로 의혹을 일부 인정한 것이다.

회장과 차남을 보호하려는 이러한 말 바꾸기는 그러나 구속영장 발부 판단 근거인 `증거인멸의 우려'를 크게 해 영장 발부를 오히려 도운 셈이 됐다는 지적이 많다.

이렇게 부인으로 일관하던 사이 `보복폭행' 사실을 소명할 만한 증거가 하나 둘 늘어났고 `총기 휴대'나 `조폭 개입' 같은 새로운 의혹이 쏟아져 나오며 20일 가까이 언론의 집중적인 포화를 받았다.

결국 한화그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점점 커져 그룹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고 사건이 외신을 통해 해외로까지 퍼져나가 해외 사업 추진에 악영향을 받게 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한화그룹은 마침 올해 초 500억원을 들여 기업이미지(CI)를 새롭게 정비하고 로고를 바꾸면서 `글로벌 뉴(New) 한화로의 비상(飛上)'을 꿈꿔왔던 터였지만 결국 이번 사건으로 `조폭기업'이라는 소리까지 듣게 됐고 기업의 위신은 땅으로 떨어져 회복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하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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