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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폭행 혐의로 구속되는 사상 첫 재벌 총수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된 초유의 사건은 비교적 단순한 `아들의 술집 시비'에서 비롯됐다.

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미국 예일대에서 유학 중인 김 회장 차남(22)이 3월8일 오전 7시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 G가라오케에서 윤모(34)씨 일행과 시비가 붙어 눈 주위를 10여바늘이나 꿰매는 상처를 입고 귀가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김 회장은 상대방에게서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며 아들과 경호원, 경비용역업체 직원, 비서실 직원 등을 동원해 이날 저녁 직접 G가라오케로 출동했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 측은 범서방파 행동대장 오모(54)씨 등 3~4개 폭력조직의 폭력배들과 철거용역업체 직원들까지 동원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오후 7시께 G가라오케에 도착한 김 회장 일행은 주점 관계자들을 윽박질러 아들을 때린 가해자가 북창동 S클럽 종업원들이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직접 와서 사과하라'는 연락을 남겼다.

이에 조모(33)씨 등 S클럽 종업원 4명이 G가라오케로 와 사과의 뜻을 전했으나 김 회장 측은 이들을 차량에 태우고 경기도 성남 청계산 기슭의 건물 공사장으로 데려갔다.

김 회장 일행은 아들을 때렸다고 주장하는 조씨를 주먹과 쇠파이프 등으로 마구 때렸고 나머지 3명에게도 폭력을 휘둘렀다.

그러나 김 회장은 "나를 때린 사람이 조씨가 아닌 것 같다"는 아들의 말에 이번에는 북창동 S클럽으로 다시 무대를 옮겼다.

김 회장은 오후 11시께 S클럽에 도착해 조모(41) 사장의 뺨을 때리고 가해자인 윤씨를 방으로 데려온 뒤 아들에게 직접 윤씨를 때려 분을 풀도록 했다.

자정을 넘겨 9일 오전 0시7분께 `손님이 직원을 매우 심하게 폭행했다. 가해자가 한화그룹 회장 자녀다'라는 내용의 112신고가 접수됐으나 경찰은 현장 출동 후 별다른 조치 없이 돌아갔다.

보복폭행의 피해자들이 후환이 두려워 입을 닫고 있는 사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번 사건에 관련된 첩보를 입수하고 피해 사실까지 확인한 뒤 3월26일 첩보 보고서를 제출했다.

서울경찰청은 이틀 뒤 북창동 S클럽과 한화그룹 본사를 관할하는 남대문경찰서에 첩보를 하달했으나 수사는 한 달여 동안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하지만 4월24일 연합뉴스를 통해 처음으로 김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이 일반에 공개되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다음날 김 회장의 둘째 아들이 답사차 중국으로 출국하는 등 사건 관계자들의 잠적이 잇따랐으나 경찰은 4월26일 김 회장 경호원 3명과 경호업체 직원 3명을 소환 조사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28일 김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하고 자진출석을 요구했으나 김 회장이 2차례나 불응하면서 체포영장 신청까지 고려했다.

결국 김 회장은 29일 오후 남대문서에 출두해 피해 종업원 일부와 대질신문까지 실시하는 등 소환조사를 받았으나 보복폭행과 청계산 감금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30일 귀국한 김 회장 차남도 곧바로 남대문서에 자진 출석했지만 역시 혐의를 부인하고 "나는 피해자"라고만 주장했다.

이에 경찰은 5월1일과 2일 김 회장의 가회동 자택과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를 차례로 압수수색하고 G가라오케에서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마침 김 회장이 2005년에도 논현동 고급주점에서 종업원을 폭행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경찰은 3일 이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김 회장 부자의 소환조사와 압수수색에서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한 경찰이 새 국면을 맞이한 것은 4일 김 회장 비서와 경호원 일부가 청계산 폭행 현장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했다는 기록을 찾아내면서부터다.

경찰은 또 한화그룹 김모 비서실장이 협력업체인 D토건 김모 대표에게 지원을 요청해 G가라오케, 청계산, S클럽을 차례로 방문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가운데 범서방파 행동대장 출신인 오씨 등 조폭들이 개입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김 회장 측은 사면초가에 처했다.

이에 김 실장은 8일 남대문서에 출두해 "북창동 종업원들을 청계산으로 데려간 것은 맞지만 김 회장과 아들은 현장에 없었다"며 의혹을 일부 시인, `도마뱀 꼬리 자르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경찰은 검찰의 지휘를 받아 신중한 검토 끝에 9일 김 회장과 경호과장 진모씨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이튿날 오전 곧바로 김 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서울중앙지법은 11일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김 회장의 구속수감을 결정했다.



(서울=연합뉴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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