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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구속 파장..'위기의 한화'

경영기획실 중심 비상경영..주요 사업 차질 관측
'글로벌 뉴한화' 도약 지연ㆍ내수기반 약화 시각



김승연 회장이 구속되면서 한화그룹이 흔들리고 있다.

김 회장이 1993년말 외화 밀반출 혐의로 처음 구속됐을 때 시련을 겪었던 한화로서는 '보복폭행'이라는 뜻하지않은 암초를 만난 그의 또한차례 구속으로 경영공백 상황이 재현되는 등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93년 당시 김 회장은 구속된 지 52일만인 이듬해 1월 집행유예로 풀려났으나 이번에는 여론이 워낙 안좋아 낙관하기 어려운 상태다.

한화는 이번 구속 사태와 경영은 별개로 봐야한다는 입장이지만 김 회장의 보스 기질에 맞물린 '선단형' 리더십이 그룹을 지배해왔다는 점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경영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 회장의 결정이 필요한 중요한 미래사업과 주요 비즈니스 추진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 경영공백 어떻게 메우나 = 한화는 올해 그룹 운영위원회와 구조조정본부를 해체하고 계열사 독립경영 시스템이 확고해진 만큼 경영차질은 없다고 주장한다.

계열사별로 해당 비즈니스는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고, 나아가 그룹 단위의 조율과 의사결집이 필요한 부분은 경영기획실이 사장단회의 가동과 함께 고문단 역할을 하는 부회장단(4명)의 자문 등을 통해 챙길 수 있다는 논리다.

금춘수 부사장이 이끄는 경영기획실은 전략기획, 법무, 홍보, 부속팀(비서실) 등 모두 100여명의 각 계열사 엘리트 자원이 모인 '별동대' 조직으로, 과거 김연배 한화증권 부회장같은 그룹 '2인자'가 없는 상황에서 총수 유고 등 비상시에 '넘버2' 역할을 맡게 된다.

한화는 경영기획실이 오너의 경영공백을 메워줄 수 있기에 비상경영시스템 운용은 없다고 단언하지만 이번 사건이 불거진 이후 이미 그룹의 대(對)소비자 이미지와 시중 여론은 악화될대로 악화된 상태고, 김 회장의 리더십 훼손과 경영공백에 따라 그룹은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모양새다.

비상경영위원회 등을 대내외에 공식화하고, 이를 김 회장의 경영공백을 메울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뜻일뿐 내용으로는 이미 비상경영에 들어갔다고 봐야 한다.

결국 그룹 차원의 일상적인 사업조율은 경영기획실이 각종 상황과 정보를 분석하며 사장단과 부회장단의 자문과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거쳐 이뤄질 수 있겠지만 오너의 결단이 필요한 현안들은 당분간 보류되거나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지난해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그룹 회장이 구속됐을 때도 주요 행사나 사업들이 연기되거나 보류됐던 사례에서도 충분히 유추해 볼 수 있다.

◇ 대형 프로젝트 차질 빚나 = 오너의 결단이 있어야 가능한 대규모 투자와 M&A(인수ㆍ합병) 추진은 당분간 보류되거나 표류하는 등 난기류가 조성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재계에서도 아무리 한화가 김 회장의 이른바 '1인 보스체제'에 좌우되는 구조라고 하더라도 CEO 중심으로 움직이는 대기업 시스템상 각 계열사 일상경영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지만 오너의 결단과 그룹 단위의 조율이 불가피한 대규모 투자나 M&A는 문제가 전혀 다르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화는 특히 올해들어 기업이미지(CI)를 새롭게 정비하고 로고를 바꾸면서 현재 그룹 매출의 10%도 안되는 해외사업 비중을 2011년까지 40%로 늘린다는 '글로벌 뉴(New) 한화' 도약을 공언한 가운데 계열사별로 해외사업 개척에 '올인'해오던 터다.

이 비전이 마련된 1월말 태국 '해외사업 진출 전략회의' 직후 한화 고위관계자는 "몇개월안에 3-4건의 딜이 성사될 것"이라고 했었고, 다른 관계자는 최근 "10여건의 M&A를 검토중이며 여기엔 대형 투자가 필요한 것들도 있다"고 까지 말했다.

여기에는 상사, 건설, 석유화학 등의 계열사가 참여하는 해외공장 인수, 자원개발 지분 참여, 개발도상국의 환경정비 사업 등이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이 가운데 김 회장의 결단이 요구되는 프로젝트들은 '딜' 자체가 보류되거나 추진 일정이 연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김 회장이 해외에 직접 '발품'을 팔면서 검토해온 보험업 유럽 진출 등 금융사업 강화에도 안개가 끼고, 2010년 자산 70조원, 매출 17조원의 목표를 내세워 생보업계 '빅2' 도약을 발표한 대한생명의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합작 파트너 선정과 베트남 현지 보험영업 추진 등에도 나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 '편법' 논란과 관련, 국제상사중재위원회의 향후 결정을 앞둔 시점에 이뤄지고 있는 예금보험공사와의 공방에서도 일사불란한 대응이 쉽지않을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도 지척거릴 공산이 크다.

◇ 옥중경영 가동될까 = 한화측은 김 회장의 재가가 필요한 것들은 그가 어느 상태에 놓여있든지 관계없이 접촉을 통해 '사인'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의사결정 지연 등에 따른 사업차질 우려도 크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언제든지 오너와 접촉해 의견을 듣고 판단을 받을 수있는 루트가 있는 등 소위 '옥중경영'이 가능할뿐아니라 실제로도 그런 체제가 가동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한화와 연결지어 보는 일부 소비자 시각에 따라 이 그룹을 지금의 반열에 올려놓은 내수 기반이 흔들릴 지 모른다는 점은 한화에 뼈아픈 대목이다.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 나오는 한화제품 불매운동 주장이 그 단초를 보여준다.

인화성이 큰 악재가 한화에 또다시 닥칠 경우 이번 사건은 두고두고 소비자들의 기억을 재생시켜 김 회장의 리더십 행사를 어렵게 만드는 동시에 한화를 코너에 몰아넣을 수 있다고 재계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이 점에서 이번 사건은 어떤 식으로 결론나든 내내 불씨로 남아 김 회장의 향후 행보에 걸림돌이 될 수있기에 2세 경영승계 작업을 포함한 '포스트 김승연' 구도 변화와 함께 한화의 경영체질 개선, 이미지 쇄신 노력 등 후폭풍을 낳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서울=연합뉴스) un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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