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해 15, 16일 제주.울산과 강원.충북 4곳에서 각각 실시된 전국순회 경선에서 정동영(鄭東泳) 후보가 3곳에서 1위를 기록하며 누적 득표 선두를 차지했다.
정 후보는 범여권 여론 지지율 1위인 손학규(孫鶴圭) 후보가 우세할 것이란 당초 전망을 뒤엎고 초반 4연전에서 승리하는 이변을 일으키면서 주도권을 잡았고 경선 최대승부처 중 하나로 꼽히는 29일 광주.전남 경선에서도 일단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해찬(李海瓚) 후보는 누적 득표에서는 3위에 머물렀지만 친노후보 단일화 완료 이후 첫 경선지인 강원에서 1위에 올라 단일화의 효과를 어느 정도 과시한 반면, 손 후보는 4곳 중 한곳에서도 1위를 기록하지 못해 `대세론'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후보는 총 선거인단 수 17만8천91명 가운데 3만5천93명이 투표에 참여한 초반 4연전에서 1만3천910표(43.2%)를 얻어 누적 득표 1위를 차지했고 손 후보(9천368표, 29.1%)와 이 후보(8천925표, 27.7%)가 각각 2, 3위로 뒤를 이었다. 정 후보와 손 후보의 표차는 4천542표(14.1% 포인트)다.
특히 정 후보는 충북 경선에서 유효투표 수의 절반이 넘는 6천334표(52.7%)를 획득, 손 후보(2천920표, 24.3%)와 이 후보(2천760표, 23.0%)에 압승하면서 누적 득표 선두의 결정적인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강원 경선에서는 친노후보 단일화 효과를 등에 업은 이 후보가 2천751표(37.1%)로 1위를 차지했고 손 후보(2천359표, 31.8%)와 정 후보(2천311표, 31.1%)는 각각 2, 3위로 밀렸다.
전날 제주 경선에서는 정 후보(3천3표, 39.4%), 손 후보(2천754표, 36.1%), 이 후보(1천866표, 24.5%), 울산 경선에서는 정 후보(2천262표, 44.0%), 이 후보(1천548표, 30.1%), 손 후보(1천335표, 25.9%)의 순이었다.
이처럼 정 후보가 초반 4연전에서 일단 승기를 잡았으나 `참여정부 책임론'과 `범여권 쇄신론'을 앞세운 손 후보의 반격이 거센 데다 `친노 대표'인 이 후보의 단일화 효과도 의외의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 아직 경선 전망을 점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정 후보는 청주 상당구청 회의실에서 개표결과 발표 직후 행한 연설을 통해 "주말 4연전에서 큰 표로 지지하고 선택해준 국민에게 감사하면서 지역통합과 국민통합의 짐을 힘차게 짊어지라는 지상명령으로 받아들인다"면서 "이 값진 승리를 바탕으로 광주.전남에서 압승, 부산.경남에서 인정받고 승리해 신당의 명실상부한 국민후보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저는 당과 국민을 사랑했고 신의를 버린 적이 없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이 아무리 어려워도 신의를 저버린 적이 없다"면서 "신의 없는 사람이 국민의 믿음을 받고 국가를 이끌 수 없다"고 밝혔다.
손 후보는 "민심과 투표가 따로 가서는 안된다. 투표에 더 적극 참여해달라"면서 "노무현 정부가 밉다고 과거회귀세력에 정권을 내줄 수는 없다"고 강조하고 "민주평화세력의 대표선수를 교체해달라"고 덧붙였다.
전날 제주.울산 경선에서 18.6%에 불과했던 투표율은 흥행 부진과 우천 등으로 인해 이날 강원.충북 경선에서도 20.9%에 그쳤다.
신당 전국순회 경선은 추석연휴가 포함된 이번 주말에는 열리지 않고 29일 광주.전남, 30일 부산.경남에서 재개된다.
chu@yna.co.kr
(끝)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