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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박사가 광우병의 '진실'을 말할 때

황우석 연구재개 초읽기, 좌파의 논리적 모순


대한불교 조계종의 26개 교구 본사 주지들은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를 승인해줄 것으로 정부에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의 연구 승인 허가 판정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여론이 심상치 않다.

황우석 박사는 배아줄기 세포 관련 연구논문 조작 의혹으로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아직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무죄추정의 원칙으로 연구재개를 허가해야 한다”는 의견과, “논문 조작으로 한국의 신뢰를 떨어뜨린 장본인에 너무 쉽게 허가를 해주는 건 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황우석 박사를 열렬히 지지했던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벌써부터 친노무현 정치웹진 서프라이즈와 다음의 아고라에서는 황우석 박사의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 만약 보건복지부에서 황우석 박사의 연구재개를 허가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분위기로 보면 이들이 대대적으로 촛불집회를 기획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보건복지부가 허가했을 때는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 의혹을 제기한 MBC 'PD수첩'과 한겨레, 프레시안, 오마이뉴스 등의 좌파언론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좌파언론들의 브레인 역할을 하는 민언련에서는 황우석 박사에 우호적인 기획을 한 <추적 60분>의 ‘섀튼은 특허를 노렸나’의 방영을 결사적으로 막아낸 전력이 있다. 또한 이번 쇠고기 촛불집회를 주도하며, “네티즌들의 여론을 존중하자”고 선동한, 진중권씨는 황우석 파동 당시, “네티즌들은 엄밀한 과학에 입각한 판단하지 못하고 극우 민족주의적 준동에 휩쓸린다”며 지금과는 180도 다른 비판을 하기도 했다. 당시 'PD수첩'을 대상으로 한 광고주 불매운동에 대해서도 "언론민주주의를 탄압하는 폭거"라며 맹비난했다. 그때 그런 비난을 한 좌파단체들이 조중동 광고주불매운동에 대해서 "소비자 주권운동"이라며 예찬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100분토론>의 인터넷 여론 관련 토론회에 나가 진보신당의 노회찬 대표를 상대로 분명히 이야기한 바 있다. 네티즌들의 여론은 변화무쌍한데, 지금 쇠고기 문제에 대해 좌파의 입맛에 맞는다고, 무작정 네티즌들의 여론을 신격화하다가, 좌파에 어긋나는 여론이 형성되면 그때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필자가 예상한 것보다 너무 빨리 이런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

만약 보건복지부가 연구재개를 허가했을 때 좌파언론과 단체들이 택할 수 있는 방식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결사적으로 황우석 교수를 비판하며, 이를 허가한 보건복지부를 비판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황우석 지지로 결집되고 있는 네티즌들과 정면 충돌하게 된다. 이들은 2년 전에 황우석지지 네티즌들을 극우 파시스트로 몰아버렸다. 그러나 이미 쇠고기 촛불집회 때 네티즌들을 신격화한 이들이 다시 한번 이 같은 전략을 쓰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차라리 아예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명분으로 내세운 ‘진실’과 ‘진리’를 스스로 어기는 셈이다.

현재 정부의 입장으로는 법적으로나 과학적으로 엄밀한 판단을 내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의 정치적 판단이 필요할 텐데, 조계종의 황우석 박사 지지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만약 정부가 정치적 판단으로 연구 재개를 허가했을 때, 이는 향후 한국 과학계의 예상치 못한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허가를 불허했을 때 역시 똑같은 부담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중요한 것은 정부 입장에서 법적, 과학적으로 독립적인 판단을 내리기에는 황우석 사건이 너무 대중적, 그리고 정치적 방향으로 흘렀다는 것이다. 벌써 황우석 박사의 연구를 재개하라는 여론이 80%를 넘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90% 이상이다. 지금까지 좌파들이 주장한 대로 인터넷여론을 들어야한다면, 100% 연구재개를 허가하는 게 맞다.

필자는 사석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황우석 박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소 전문가이다. 소 전문가로서 황우석 박사가 미국 소의 광우병 위험이 과장되어있다고 한 마디 해주면 어떠냐는 것이다. 그랬을 때, 황우석 박사를 지지하면서도, 미국소의 위험성을 조장하는 네티즌들은 과연 어떤 판단을 내려야할까? 황우석 박사 또한 네티즌들의 집중 공격을 받을까, 아니면 네티즌들은 황박사의 말 한 마디로 다들 미국소 예찬자들로 변할까? 이런 황우석 박사의 위치를 정확히 간파하여 정부에서 연구재개 허가 조건으로 황박사에 광우병에 대한 공개발언을 요구하는 정치적 접근을 하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황우석 박사의 연구재개나 광우병 문제나 모두 과학과, 의학, 그리고 법학이라는 전문영역의 사안이다. 이 전문 영역의 사안에 대중들은 너무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 특히 유사한 사안에 대해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의 유불리에 따라, 네티즌들을 한번은 극우 파시스트로 내려치고 다른 한 번은 민주주의 화신으로 띄웠던 좌파언론들의 정략은 언론계 내에서 두고두고 연구 및 심판해야할 것이다. 아니, 어쩌면 언론계가 아닌 네티즌들에 의해 심판받을지도 모른다. "네티즌으로 흥한 자 네티즌으로 망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네티즌을 정치 도구로 악용한 세력은 네티즌으로부터 같은 방식으로 악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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