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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대선개표전 문재인 지지방송, 패널들에 책임 떠넘겨

방통심의위 해명, 앞뒤 안 맞는 변명성 발언들 대부분

매일경제의 종합편성채널 MBN은 지난해 12월19일, 제18대 대통령선거 개표를 2시간 앞둔 상황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당선을 위한 정치공작 수준 방송 ‘2012 대한민국의 선택’을 방영했다.

MBN의 편파성은 방송 중 출연진이 수차례 항의할 정도였으며, 방영 직후 네티즌들로부터도 집중적인 항의를 받았다. 결국 MBN 측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게 됐다.(본지 1월23일자 168호 기사 ‘MBN, 대선 투표당일 최악의 편파방송)

이에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이하 인미협)에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측에 정보공개를 요청, ‘2012 대한민국의 선택‘에 경고를 내린 결정통지서 전문을 입수해 분석했다. 그러나 이 결정통지서를 분석한 결과 MBN 측이 ‘2012 대한민국의 선택’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해명한 내용들 대부분이 명백한 거짓으로 드러나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거기다 MBN 측 실수를 출연진에 떠넘기는 졸렬함까지 보여줘 공적 역할을 담당해야 할 방송매체로서 자격상실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본지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측에서 공개한 ‘MBN ‘2012 대한민국의 선택’(’12.12.19.수, 15:50-18:00)에 관한 건(제2012-대선-19-68): 경고’ 결정통지서 중 위원회 측 질문에 MBN 측이 의견을 진술한 내용 전문을 게재하며, MBN 측 의견진술 내용을 반박하는 지면을 마련해봤다.

1. 위원회가 지적한 내용에 대한 방송사의 입장과 심의에 참고가 될 사항을 진술하시기 바람.

MBN측 답변

- 동 프로그램은 다양한 출연자들을 초대하여 진영논리를 벗어나 대선 과정을 되짚어 보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보고자 했던 기획의도에서 출발하였고, 기획 단계에서 일부 이견이 있었지만 출연자들이 공정성을 유지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었음.

- 그러나 생방송이었기 때문에 일부 패널이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는 내용을 방송하게 되었고, 이에 대해 다른 패널들의 불만이 제기되는 등, 논란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함.

- 이후, 담당 CP, PD, 진행자를 엄중 문책하고 전직원을 대상으로 ‘공정성 강화교육’을 실시하는 등 사태를 수습하고 문제 재발 방지를 위해 힘썼다는 점을 감안해 주시기를 부탁드림.



정미홍 대표, 김행 부회장이 사회자에게 항의하는 모습, 정미홍 대표가 야권성향 출연진이 13명이라고 지적하는 장면, 항의장면 2

▲ 먼저 다양한 출연자들을 초대해 공정성을 유지하려 했단 MBN 측 변부터가 어불성설이다. 방송 중 정미홍 더코칭그룹 대표는 “출연자 20명 중 야권 성향 패널이 13명이나 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출연진 섭외 과정에서부터 여권과 야권 성향 출연진을 같은 수로 섭외한 것이 아니라, 야권 성향을 65%로 섭외해 출연시킨 것이다.

이 같은 편파성은 출연진의 과거 방송 및 글 등을 한 번만이라도 확인했다면 충분히 제어할 수 있었던 부분이었으며, 고의적 편파성 의도까지 의심해볼 만한 부분이기도 하다. 한편 “생방송이었기 때문에 일부 패널이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는 내용을 방송”하게 됐다며 출연진에 탓을 미룬 대목은, 그야말로 실소가 터져 나오는 부분이다.


MBN 사회가 김형오씨가 출연진들에게 누구를 지지하냐고 물어보는 장면

방송 2부가 시작되자마자 MBN의 김형오 아나운서는 출연진 노정렬 개그맨에게 “개그맨 노정렬 씨는 문재인 후보를 조금 지지하신 걸로 아는데, 공약은?”이라 물었다. 출연진이 통제불능이 돼 자기 성향을 드러낸 게 아니라, MBN 측에서 무리하게 출연진 개개인 성향을 묻고, 요구한 것이다.


투표종료 2시간전 MBN 대선방송 - 최종 예상투표율 적으라고 요구하는 장면


투표종료 1시간 30분전 MBN 방송내용 - 최종 투표율 72%가 넘의면 누가 유리한지 팻말들게 하는 장면


이철희 소장이 MBN에 선거법 위반 이의제기 하였으나 아나운서가 묵살하는 모습

그 외에도 김형오 아나운서가 출연진에 예상 최종 투표율을 적어 들게 하고 개표 1시간 전에도 또 다시 최종 투표율 적은 보드를 들게 한 점, 이에 MBN 측이 ‘정치고수’로 섭외한 정치전문가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이 “이거 해도 돼요?” “현행법 관례로 봤을 때…”라고 의문을 표했음에도 “아니,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반론을 묵살하며 “들어주십시오”라고 강요한 점 등에서, 사실상 MBN 측이 직접 출연진으로 하여금 선거법 위반을 유도한 부분이 명백해 보인다.



2. 선거 당일 생방송으로 방송된 프로그램에서 ‘대세론’, ‘안철수 현상’ 등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하는 것은 편파적으로 비춰질 소지가 있으므로, 기획의도부터가 잘못된 것이라 판단하지는 않았는지?

MBN측 답변

- 말씀하신대로 기획 단계에서부터 지적하신 문제점을 인식하였지만, 방송 전 리허설을 통해 출연자들에게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편파 발언을 하지 않도록 당부하는 등의 ‘안전장치를’ 마련하여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였다고 판단하였으나, 경솔했다는 점을 인정함.

3. ‘안전장치’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신다면?

MBN측 답변

- 사전에 출연자들에게 특정 후보 지지 발언이나 진영 논리 피력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었고, 리허설 중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 부분은 구성에서 삭제하였음. 또한 생방송 도중 출연자들의 돌출 발언에 대비해 별도의 대체 영상도 준비해 놓았음.



출연자 김흥국씨가 사회자에게 편파 진행에 대해서 항의하는 모습, 항의장면 1


정미홍 대표, 김행 부회장이 사회자에게 항의하는 모습, 정미홍 대표가 야권성향 출연진이 13명이라고 지적하는 장면, 항의장면 2


출연자들의 집단으로 편파 진행에 대해서 항의하는 모습, 항의장면 3

▲ 본지에서 ‘2012 대한민국 선택’ 출연진 일부와 인터뷰한 결과, 실제 상황은 MBN 측 변과 크게 달랐다. 한 출연자는 “사전에 MBN으로부터 어떠한 주의사항에서 대해서도 들은 바 없다”며 “그 정도로 MBN이 철저하게 신경을 썼다면 출연자들이 방송 도중 수차례나 문제 있다고 지적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생방송 도중 수차례 지적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편파적으로 사회자가 끌고 갔다”고도 지적했다. ‘안전장치’ 변은 사실상 허위였음이 명백히 드러난 셈이다. 또 이런 식이라면 MBN은 자신들 실수를 출연진에 뒤집어씌운 것일 뿐 아니라, 출연진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몰고 간 행태가 되기도 한다.

한편 “리허설 중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 부분은 구성에서 삭제하였음. 또한 생방송 도중 출연자들의 돌출 발언에 대비해 별도의 대체 영상도 준비해 놓았음.”이란 대목 역시 말이 안 된다.


MBN 대선개표 1시간 30분전 영상, 사회자 김형오씨가 투표율이 높으면 문재인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말하는 영상


MBN 대선개표 1시간 20분전 영상, 박근혜 지지자 6명, 문재인 지지자 7명 인터뷰 편파방송

아나운서가 투표종료 2시간 전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 출연진에 묻고 최종 투표율을 물어본 뒤 “자 보니까 대부분 문재인 후보가 유리하다고 보는데요”라고 단정 지어 말한 점, 특히 각 후보에 대한 시민의견을 물어보는 과정에서 박근혜 후보 지지자는 6명을 문재인 후보 지지자는 7명을 인터뷰해 내보낸 점 등에서 문제가 있는 부분은 구성에서 삭제했다는 MBN 측 변은 이미 설득력을 잃고 있다.



4. 그렇다 하더라도 정제되지 않은 다수의 출연자를 출연시켜 선거 당일 생방송으로 이러한 프로그램을 구성한 것은 부주의했다고 생각하는데?

MBN측 답변

- 해당 출연자들이 평소 동 방송사의 다수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공정성을 저해한 발언을 한 적이 없었기에 신뢰를 갖고 있었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다양한 출연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자 정치평론가 외에도 연예인 등을 섭외한 것임.



김성수 문화평론가 12월 11일 MBN 뉴스 투데이 출연하여 '박근혜 아이패드' 관련 허위사실 유포장면

▲ 전혀 말도 안 되는 내용이다. ‘2012 대한민국의 선택’ 출연진 중 김성수 문화평론가 경우만 봐도 그렇다.

대선 8일 전인 12월11일 ‘[MBN 대선특집] 대선 특보 D-8 2차 TV 토론, 평가는?’에 출연한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박근혜 후보 같은 경우도 그 사진이 트윗에 굉장히 많이 돌았습니다. 밑에 아이패드를 두고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 이전과 달리 확실히 자기 공약들을 공부를 하고 나와야 하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준비를 하셨습니다”라며 “박근혜 후보는 어제 역시 실수들을 많이 하셨습니다. 이 말실수가 근데 개선되지 않고 반복된다는 거예요. 어제 사진, 아이패드 놓고 찍힌 사진 있었다고 했죠. 여전히 컨닝 페이퍼는 있었습니다. 그것도 실시간으로 자문을 구하는…”이라고 발언했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은 명백한 허위사실로 판명됐으며, 당시 허위사실 유포 부분이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비판받기도 했다. 이에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측에선 김성수 문화평론가에 대한 검찰 고발까지 준비한 바 있다.

다른 방송사도 아니라 바로 자기 방송사 프로그램에서 허위사실 유포로 지적받은 평론가를 섭외해놓고 “동 방송사의 다수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공정성을 저해한 발언을 한 적이 없었”다는 MBN 측 변은 결국 명백한 사실까지도 왜곡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다양한 출연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자 정치평론가 외에도 연예인 등을 섭외”했다는 변 역시 문제가 많다. 출연진 노정렬 개그맨 등을 가리킨 것으로 지목되는데, 이들은 ‘다양한 출연진’에 속하질 않는다.

분명히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명한 이들이며, 실제로 방송에서도 그런 의견들을 과도하게 내비친 바 있다. 결국 사실상 정치평론가 역할을 시키려 출연진으로 섭외해놓고, 이제 와서 자유로운 분위기 운운하며 발뺌하고 있는 셈이다.



5. 생방송임을 감안해달라고 하셨지만, 항간에 떠도는 특정 후보에 대한 이야기를 성우의 내레이션을 통해 구성한 영상이나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안철수 전 후보의 기자회견 장면 등을 준비하여 방송한 것은 다소 의도적으로 비춰질 소지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MBN 답변

- 딱딱한 분위기를 탈피하여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자 했던 프로그램의 제작 취지에 맞게 재미있는 구성으로 대선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을 되짚어보고자 했던 것으로, 의도성은 전혀 없었다는 점을 말씀드리는 바임.



MBN이 사전 제작한 영상 '박과 문' - 성우 더빙 및 자막으로 박근혜 후보에 대해 비방하는 장면

▲ 문제는 의도성이 강하게 엿보인다는 점이다. ‘2012 대한민국의 선택 2부’ 29분 이후부턴 “박과 문이 붙었다!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한 사생결단 전쟁! 살아남는 자만이 문을 열수 있다! 리얼 전쟁 스토리 박과 문”이란, 사전 제작된 영상이 방송됐다. 이 코너는 두 후보 양측의 네거티브 전략 상황을 담고 있다.

혼탁선거양상을 보여준 의도 자체를 평가하긴 어렵지만, 연속적으로 박근혜->문재인 후보 상황으로 내용을 진행하고, 마지막 클로징 역시 박 후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보여줌으로써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다.

29분59초부터는 이번 선거와 아무 연관 없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유세장면을 30분6초까지 약 7초 간 보여준 뒤 30분7초부터 다시 박근혜 후보의 유세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후보의 연관성을 영상으로 부각시킨 혐의가 짙다. 이는 야당이 주장하던 ‘박근혜 정권은 이명박 정권의 연장’이란 슬로건을 부각시키는 편집으로 유추할 수 있다.

게다가 문재인 후보의 생각을 성우가 음성으로 표현하는 형식을 빌어 박근혜 후보에 대한 비방을 시도했고, 문 후보의 명품사용 문제에 있어서 자막으로 명품의 가격이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반면 박 후보의 옷값 부분에서는 자막으로 옷이 몇 벌이며 한 벌 당 가격이 얼마인지, 그리고 그 총 합이 약 2억 원이라고 명시했다.


MBN 대선 개표종료 1시간 20분전 방송내용 - 박근혜 후보 과거사 사과 장면


또 내용 중 차유나 아나운서가 “두 번째 키워드는 과거사인데요. 과거사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누가 있습니까?, 박근혜 후보겠지요. 하하, 그래서 박근혜 후보의 지난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을 화면으로 준비했습니다. 먼저 함께 보시죠”라고 말하며 박근혜 후보의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 장면을 트는 대목도 존재한다. 과거사 이슈의 경우 박근혜·문재인 양 후보 공통의 이슈가 아닌 박 후보 한 쪽만의 이슈로서, 이를 단독으로 빼내 키워드로 삼았다는 점은 분명 편파적 구성으로 볼 수밖에 없다.


MBN 투표종료 1시간 20분전 방송 내용 - 안철수 후보 사퇴 기자회견 영상(안철수 후보가 단일후보는 문재인 후보라고 말하는 장면)

또 안철수 현상에 대해서 말하는 코너에서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사퇴 기자회견 장면을 보여줬다. 이 화면엔 안 후보가 “단일 후보는 문재인 후보 입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상 후엔 아나운서의 유도로 안철수 현상에 대해서 토론을 하였다.

대선 투표가 1시간20여분 남은 상황에서 안 후보가 문 후보를 지지하는 영상을 보여주고 그에 대해 토론하게끔 만든 것은 “딱딱한 분위기를 탈피하여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자 했던 프로그램의 제작 취지에 맞게 재미있는 구성으로 대선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을 되짚어보고자 했던 것”과는 거리가 멀다. “의도성은 전혀 없었다”는 변이 오히려 숨은 의도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6. 선거 당일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이유는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인데, 이와 유사한 맥락으로, 투표가 진행 중인 때 자칫 편파성의 의혹을 살 수 있는 주제와 투표율 예측, 당선자 예측 등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을 수정·삭제가 불가능한 생방송으로 진행한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방송사의 입장은?

MBN측 답변

- 지적하신 부분은 제작진도 반성하는 바이며, 향후 기획 단계부터 철저히 검토하여 유사한 내용이 방송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겠음.

7.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MBN측 답변

-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이러한 우려와 오해의 소지를 남길 수 있는 프로그램은 기획 단계부터 철저히 검토 후 제작하도록 하겠으며, 선처를 부탁드림.


현재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MBN 측 거짓답변에 대해 추가적으로 재소하고, 이와 관련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답변을 첨부, 검찰에 고발할 것임을 밝혔다. MBN 측 거짓해명이 향후 종편 재허가 심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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