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이사가 노승권 국민의힘 대구 중·남구 예비후보에게 이른바 ‘최순실 태블릿’ 조작수사 가담 문제와 관련한 해명을 정식으로 촉구하고 나섰다.
변희재 대표는 21일자로 노승권 예비후보에게 공문을 발송, “귀하는 당시 태블릿을 구동하며 내용물을 살펴보는 등 태블릿의 무결성을 가장 먼저 훼손한 당사자”라면서 과거 검찰에서 초창기부터 태블릿 조작수사에 사실상 가담했던 문제와 관련해 이실직고를 해주길 요구했다.
앞서 지난 1일 노 예비후보는 유튜브 채널 ‘김사랑 시인’에 출연 “제가 태블릿PC를 조작할 만큼 그렇게 컴퓨터 실력이 좋은 사람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태블릿 조작수사 가담을 부인했다. 그는 “디지털증거는 확보가 되면, 바로 그냥 압수물 봉투에 넣어 가지고 그걸 포렌식 팀에 보낸다. 그거는 수사의 ABC다. 만약 제가 어설프게 다뤄가지고 데이터에 조작을 가했다, 데이터를 변형시켰다, 하면 그거는 큰일 나는 거다”라고도 말했다.
이번 공문에서 변 대표는 노 예비후보의 이런 해명이 JTBC 방송사로부터 문제의 태블릿을 제출받아 그 내용물을 곧바로 확인해본 당사자인 노 예비후보의 실제 행적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변 대표는 “당시 (태블릿) 압수조서에는 ‘2016년 10월 24일 19시 30분경 서울중앙지방검찰청 702호실에서 검사 김태겸은 검찰주사보 최재욱을 참여하게 하고 아래 경위와 같이 물건을 압수하다’라고 적시되어 있다”며 “그런데 귀하는 바로 이날 JTBC 기자와 문자를 주고받았다. 귀하는 2016년 10월 24일 19시 21분부터 ‘잘 받았습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사항 있는가요’, ‘한컴오피스에 연설문이 있고’, ‘일정은 별 게 없고’ 등의 문자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서 두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귀하가 문자를 보낸 시점과 압수조서에 기재된 압수 시점을 비교하건대 JTBC 태블릿은 압수되자마자 귀하에게 넘겨졌다는 사실”이라며 “둘째, 귀하는 태블릿을 넘겨받은 뒤 임의로 접촉·구동해 태블릿에 저장된 연설문, 일정 등을 직접 열람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변 대표는 “귀하의 발언대로 압수한 직후 압수물 봉투에 넣어 포렌식 팀에 넘겨져야 할 태블릿이 귀하의 책상 위에서 장시간 전원이 켜진 채로 태연히 구동되고 있었던 것”이라며 “이는 막연한 추정이 아니라, ‘문자메시지’라는 명백한 증거로 확인된 팩트”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JTBC 태블릿은 2016년 10월 24일 19시 30분경 압수된 이후 다음날인 25일 17시 14분경 디지털포렌식을 하기 직전까지 만 하루 동안 전원이 켜진 채로 계속 구동되고 있었다”며 “이러한 기록은 1년여 뒤 2017년 11월 15일경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한 번 더 추가로 실시한 포렌식 감정에서 고스란히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변희재 대표는 “수사책임자인 귀하부터 아무런 거리낌 없이 디지털증거에 관한 대검찰청 규정을 완전히 무시한 결과, 2016년 10월 25일 17시 14분경 포렌식 실시 5분 전까지 문서파일, 이메일, 카카오톡 등 각종 앱이 구동되어 관련 내부 파일이 대거 변경됐다”며 “이로 인해 국과수는 검찰이 태블릿을 확보한 2016년 10월 24일 이후 파일 수천 건이 생성·수정된 기록과 함께 ‘태블릿PC 전체에 대한 무결성이 유지되지 않음’이라고 판정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귀하를 포함하여 당시 국정농단 수사팀이 JTBC 태블릿을 압수한 직후부터 대검찰청 예규(디지털포렌식 수사관의 증거 수집 및 분석 규정)를 준수하지 않고 디지털증거물의 무결성을 지키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당시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제2부 디지털포렌식센터(DFC) 소속이던 송지안 수사관의 법정 증언에서도 확인된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송 수사관의 증언을 통해 ▲ JTBC 태블릿은 압수 이후 가장 기본적인 조치인 압수물 봉인이 없었다는 사실 ▲ 태블릿은 어떠한 확인·서명이 없는 종이봉투에 담긴 채 송지안 수사관에게 인계된 사실 ▲ 대검찰청 예규에는 담당검사의 감정 요청부터 수사관으로의 인계, 봉인 해제, 이미징(사본화) 작업, 재봉인 등 각 단계마다 검찰청의 ‘디지털수사통합업무관리시스템’에 관련 자료를 필히 등록하도록 규정해 놓았으나, JTBC 태블릿의 경우 검사의 지시에 따라 위 통합업무관리시스템에 어떠한 기록도 남겨두지 않는 사실상의 증거인멸이 벌어진 사실 등이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이어서 변 대표는 "귀하는 JTBC 태블릿 수사 초기부터 ‘조작수사’ 의혹에 직접 관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대담하게도 국민을 상대로 허위 수사발표를 한 검찰 책임자이기도 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귀하는 박근혜 대통령 국회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인 2016년 12월 11일 JTBC 태블릿과 관련된 수사결과를 공식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이 최순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가 JTBC 태블릿에서 나왔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하지만 추후 검찰 수사보고 등에서 확인된 사실은 위 정호성의 문자메시지들은 최순실의 차명폰으로 보낸 문자로 추정될 뿐, JTBC 태블릿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검찰과 국과수가 실시한 두 차례의 포렌식 감정 결과에서도 JTBC 태블릿에는 '보냈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는 물론, 정호성과 관련된 어떠한 문자메시지도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따라서 귀하는 최소한의 근거도 없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수준의 결정적인 거짓 브리핑을 함으로써, 당시 JTBC 태블릿이 최순실의 것이 맞는지에 관한 세간의 의혹을 완전히 잠재우는 역할을 하셨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변 대표는 위 사항들을 정리하여 노 예비후보에게 세 가지 질의를 던졌다. 변 대표는 “태블릿을 압수한 직후 압수물 봉투에 넣어 곧바로 포렌식 팀에 넘기는 것이 귀하의 표현대로 ‘수사의 ABC’임에도 귀하는 이를 어기고 태블릿을 직접 구동하고 있었다”며 “이에 대한 귀하의 해명을 부탁드린다”고 요구했다.
또한 “귀하가 지휘한 국정농단 수사팀은 JTBC 태블릿을 압수한 직후부터 디지털증거에 관한 대검찰청 규정을 완전히 무시하고 2016년 10월 25일 포렌식 실시 5분 전까지 태블릿을 구동하여 무결성을 훼손하였고, 검찰청 ‘디지털수사통합업무관리시스템’에 어떠한 근거자료도 남기지 않는 등 사실상의 증거인멸 행위를 했다”며 이에 대해서도 해명을 촉구했다.
덧붙여 “귀하는 2016년 12월 11일 JTBC 태블릿에 대한 수사결과를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정호성이 최순실에게 ‘보냈습니다’라고 발신한 문자메시지가 JTBC 태블릿에 저장되어 있다는 내용으로 허위 발표를 했다. 이같은 수사발표를 하게 된 경위와 이유에 대해 해명을 부탁드린다”며 “3가지 질의에 대한 귀하의 공식 답변을 2주 뒤인 2024년 3월 6일까지 회신해 주시기를 정중히 요청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