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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들은 똑똑해졌다

열린당과 민주당의 탈당 및 통합파의 착각

2004년 민주당으로부터 열린우리당이 분당한 직후, 당내 개혁파였던 김영환 전 민주당 상중위원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정통 개혁야당이었던 민주당이 이토록 수구적일 줄은 미쳐 몰랐다”

당시 초선이었던 임종석, 송영길, 재야파였던 김근태, 장영달, 그리고 친노무현 계 개혁파들이 몽땅 빠져나가면서, 민주당은 급격히 보수성향의 정당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민주당은 새천년국민회의 당시 DJP연합으로 집권한 뒤, 한나라당 내 의원을 빼오면서, 새천년 민주당으로 새 창당한 정당이다. 즉 집권여당으로서 선명한 진보세력과, 보수세력이 공존하고 있었던 것이다. 거기서 진보세력이 다 빠져나가니, 한 축이 무너지며, 결국 지난 총선에서 이른바 한민 공조 논란에 휘말리며 몰락하게 되었다.

2007년 새해 들자마자, 민주당 분당과는 정 반대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 분당으로 시작한 열린우리당이 또 다시 분당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분당의 명분은 단연 통합이다.

임종인, 이계안, 천정배, 염동연 등은 대통합의 깃발을 들고 탈당했다. 그러면서 남아있는 당사수파는 분열을 조장하는 강경세력이라 비판한다. 내주까지 김한길 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최소 30여명 이상 탈당하겠노라 공언하기도 한다. 이들 역시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김근태 의장 등, 열린우리당 중심의 신당창당론자들은 탈당형 통합파들을 맹비난하고 있다. 합의의 원칙을 어기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보다는 김두관 등 강경 당사수파에 맞서 신당을 창당하는 데 있어 우군이 되어줘야할 통합파들이 자꾸 빠져나가는 데에 대한 불만이 더 클 것이다. 만약 계속 이런 식으로 통합파들이 탈당한다면 결국 당은 강경 사수파가 장악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도 겹쳐있다.

조만간 김근태 의장은 “우리 당에 이토록 강경파들이 많을 줄 몰랐다”는 말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이미 10석 수준의 정당으로 몰락한 민주당에서도 분당 논의가 한창이다. 이낙연, 김효석 등 호남출신 의원들이 느닷없이 지역구의원 탈당 뒤 대통합론을 들고 나온 것이다.

민주당은 한화갑 전 대표, 조순형 의원, 박상천 전 의원, 김경재 전 의원 등등이 민주당 중심의 정계개편을 주장해왔다. 이들은 실질적으로 민주당을 상징해온 인물들이다. 의원직이 있든 없든, 이낙연, 김효석 등이 이들과 맞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구나 이낙연, 김효석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자신의 지역구조차 지키지 못했을 정도로 민심을 잃고, 당내에서도 잦은 통합 주장으로 밀려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이 선택할 길은 차라리 열린우리당에서 나오는 통합파와 합류하여, 거기서부터 민주당을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이들과 역시 통합론에 무게를 싣고 있는 최인기, 신중식 의원 등이 탈당한다면, 민주당은 역시 강경 민주당 중심론자들이 당권을 잡게 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열린우리당, 민주당, 그리고 양당에서 탈당한 통합파, 이렇게 세 그룹으로 나뉘게 된다. 문제는 통합파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모두를 통합할 수 있는 힘을 지닐 수 있겠냐는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거의 어려워 보인다.

첫째, 탈당하는 과정에서 당에 남은 사람들과 감정적으로 틀어지고 있다. 어찌되었든 당 내에서는 배신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둘째, 국민들의 지지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멀쩡히 자신들이 있는 정당을 떠나 통합을 주장하는 것은 국민의 눈에는 국회의원 한번 더 해먹겠다는 것 이상이 보이지 않는다.

통합파들은 대충 사람들 모아, 외부에 있는 시민단체 몇 개만 모으면, 국민들이 호응해줄 거라 믿는 듯하다. 그러나 국민들은 탄핵과 총선을 거치면서, 웬만한 정치적 공학에는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연정, 개헌제안 등 수많은 정치적 승부수를 던져도 이제 통하지 않는 이유이다. 그만큼 국민들은 똑똑해졌다.

각자 자신의 길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사는 길이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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