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를 앞둔 민주당이 당의 진로설정 문제를 놓고 장상 대표와 김효석 원내 대표 간에 엇박자를 노출시키고 있다.

장상 대표는 정계개편과 관련 여유있는 모습을 보인 반면 김효석 원내 대표는 조급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 31일 대구지역을 방문한 장 상 대표는 민주당도 당내 경선을 통해 독자적인 대통령 후보를 선출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효석 원내 대표는 1일 민주당 지역구 의원들이 민주당을 탈당해 열린당의 재선 그룹들과 제 3의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통합시나리오를 공개했다.

김효석 대표의 시나리오 대로라면 금년 대선에서 민주당 독자 대선후보 선출은 불가능한 것이다. 뿐 만 아니라 김 원내대표의 구상이 현실화 되면 오는 3월 말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는 순조롭게 치뤄질 수 없다. 특히 김 원내대표의 구상이 실현될 경우 민주당은 당 사수파와 제 3지대 통합파로 양분돼 사실상 민주당이 분당되는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민주당은 1일 김효석 대표의 구상이 언론에 보도 된 이후 당사 안팎에 상당한 혼란이 일어났다. 급기야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민주당의원들이 긴급 비공개 모임을 갖고 지역구 의원 탈당추진이라는 시나리오의 파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김효석 원내대표는 언론이 앞서 간 것이라는 입장으로 한발 후퇴했다.

장상 대표는 전날 대구에서 열린당 탈당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열린당을 탈당한 사람들이 다시 모여 신당을 만든다고 하는데 그것은 ‘꼬마 열린당’이나 ‘새끼 열린당’일 뿐이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통합신당과는 무관하다. 민주당이 범여권으로 치부되는 것은 곤란하다. 민주당은 야당이다. 열린당이 주도하는 신당의 들러리는 서지 않겠다. "고 밝힌바 있다. 민주당은 열린당을 탈당한 인사들과 신당을 만드는 일을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김효석 원내 대표는 민주당 지역구 출신 의원들이 민주당을 탈당해 열린당을 탈당한 재선그룹들과 통합신당을 만들 것이라고 밝혀 장상 대표와 큰 시각차를 보인 셈이다.

특히 장상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와 관련해 "민주당은 중도개혁세력 통합이라는 큰 과제를 놓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많은 사람들을 위해 문을 열어놓고 있다. 세계화 시대에 외교적 역량과 품위를 두루 갖춘 사람을 내세울 것이다. 민주당은 경선을 통해 국민들이 훌륭한 선택을 할 수 있는 대선후보를 내놓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민주당 중심의 중도개혁세력을 통합해 민주당 독자후보를 선출한다는 방식이다. 이것은 민주당 의원 일부가 민주당을 탈당해 제 3지대에서 통합신당을 만든다는 김효석 원내 대표의 입장과는 크게 다른 것이다.

원외인 장상 대표는 3월말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조직을 재정비할 복안을 갖고 있다. 그러나 원내인 김효석 의원과 이낙연 의원 등은 전당대회 개최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통해 정통성 있는 새 지도부를 구성하고 당원들의 의사를 수렴해 정계개편 정국에 대응할 수 있을지 아니면 전당대회 이전에 민주당을 탈당하는 의원들이 나올 것인지 현단계로서는 예측이 어렵다. 만약 지역구 출신 의원들이 민주당을 탈당한다면 민주당은 공중분해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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