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와 진중권 동양대 교수 간의 소송이 결국 소송 취하로 마무리 됐다. 변 대표는 17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서부지법 가서 진중권 관련 민사소송 소 취하했습니다. 이거 취하했다고, 김어준, 주진우, 조국 등은 '혹시나' 기대하지 마세요. 진중권은 사망유희를 통해 본의 아니게 국익에 엄청난 기여를 한 아주 특수한 경우입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해당 내용을 접한 진 교수도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쌍방 취하입니다. 판사의 권고에 따라"라는 글을 게재해 두 사람의 싸움은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앞서 변 대표는 진 교수에게 명예훼손 소송 취하를 조건으로 북방한계선(NLL), 대선후보 검증, 경제민주화 등의 10가지의 주제를 주고 애국진영 논객들과 토론을 펼치는 이른바 '사망유희 토론'을 제안해 화제를 모았었다.
애초에 진중권 교수가 일베의 아이디 간결에 토론을 제의, 일베의 독지가가 진중권 교수에 100만원을 입금하여 토론이 성사된 상황이었다. 이에 변희재 대표는 트윗을 통해 “ 내가 지정하는 애국진영의 2030세대와 10번의 토론을 하면 소를 취하하겠다. 내가 진중권에 민사소송으로 2000만원 정도 받게 될 테니, 한 회당 200만원의 토론료가 지급되는 것”이라고 제안을 한 바 있다.
변희재 대표의 민사소송 취하 조건으로 시작된 사망유희, 대선 판 흔들어
이에 진중권 교수는 “하루에 1시간씩 네 번 하겠다”고 역제안, 변희재 대표는 “진중권과 야후에서 직접 토론해본 입장에서, 그의 거짓말을 잡아내는데만 2시간 이상 허비했다. 최소한 한번 토론에 3시간 이상 보장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진중권 교수는 “소를 취하하고, 다시는 소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약속하면 제안을 받겠다”고 응답, 변희재 대표는 “소를 취하했는데 만약 약속을 어기면 현재 5천만원의 민사소송보다 10배 많은 5억원의 민사소송을 하겠다”고 응수하며 협상이 급진전됐다.
변희재 대표는 2009년 한예종 부실사업 취재 과정에서 진중권 교수를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형사 고소하여 대법원에서 벌금 300만의 유죄를 끌어낸 뒤, 5천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사망유희는 예정된 10회를 채우지 못하고 2회 황장수 소장과의 안철수 편에서 진중권 교수가 토론장을 뛰쳐나며 중단되었다. 예정된 10회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변대표 입장에선 소를 취하할 이유가 없었으나, 최종적으로 소를 취하했다.
변희재 대표가 소를 취하한 이유는 공론장의 토론을 기피해온 서울대 법대 조국 교수, 나꼼수 김어준, 주진우 등과 달리 진중권 교수는 일단 토론장에 나와 정면승부를 한 것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 특히 조국 교수는 양 당이 지정한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 토론에서마저 새누리당 측이 변대표를 지정하자 손석희 측과 야합하여 이를 피해가는 교활한 수법을 보여준 바 있다. 이런 조국에 비해서는 진중권 교수가 정정당당했다고 평가하는 것.
10회를 다 채우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변대표 측은 “애초에 한 개인이 각기 다른 주제 10가지를 다 토론으로 제압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던 상황”, “진교수가 2-3회 이상을 채우지 못할 것을 충분히 예상하고 제안을 한 것이므로, 10회를 못 채워도 소 취하를 하기로 했다”느느 입장을 밝혔다.
소 취하 걸림돌은 진중권 교수의 지도조작 거짓선동
오히려 소 취하에 걸림돌이 된 것은 진교수가 사망유희 토론 이후 변대표가 지도를 조작했다고 거짓선동에 나선 부분이었다. 진교수는 사망유희 1층 토론에서 참패한 뒤 열린 지난 11월 16일 대전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사망유희 토론을 언급하며, 변희재 대표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명예훼손을 저질렀다.
그는 “첫판에 놀랐어요. 변희재가 사기친 거다”, “존재하지도 않은 지도를 가져와서 날 속인 거다” 등의 망언을 퍼부었다.
그는 “공동어로구역은 연평도와 백령도 사이이다. 이 친구가 김포 강화까지 공동어로구역이다. 문재인 그랬다던데, 나는 모르는 사실이거든. 없는 사실을 반박할 수 없다. 판타지는 반박할 수 없다”, “연평도 쪽은 북한에 주고, 백령도 쪽은 먹는다. 판넬을 만들어왔는데, 신문에 보도된 공식지도인 줄 알았다”, “실제로 등면적은 지도로 나와있다. 실제로 북한에서 NLL 이남에 그린 것도 연평도와 백령도 사이”, “연평도와 강화도 쪽은 화물선 평화수역이다”라며 변희재 대표가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며 허위사실을 늘어놓았다.
그리고는 “사람이 거짓말할 땐 티가 나기 마련인데 변 대표는 이상한거죠. 픽션(fiction)과 팩트(fact) 구분이 안되는 친구에요. 머릿속에서 구상한 그것이 거짓인데 그대로 믿어버리는거에요. 정신쪽에서 정상이 아니에요. 나를 이겨보겠다는 집념이 무섭더라고. 심지어 날 이겨보겠다고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까지 차버려요. 입장없이 그냥 이기고 싶다는 집념밖에 없는거죠."라며 인신공격을 퍼부었다.
NLL 남측 공동어로구역 추정 지도, 통일의 꽃 임수경이 입증해줘
사망유희 토론 당시 변희재 대표는 진중권씨의 허위사실 유포대로 주장한 바 없다. 해당 지도는 문재인 후보의 최측근이자 현 김대중도서관 관장인 연세대 문정인 교수의 오마이뉴스 인터뷰 발언을 기준으로 추청하여 그린 것이고, 이 때문에 3번에 걸쳐 문재인 후보에게 북한과 협상할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의 위치를 정확히 그리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도에는 평화수역이 표시되지 않았으나 토론 도중 공동어로수역과 평화수역을 구분하여 발언하였고, 평화수역은 진씨의 거짓선동 대로 화물선 평화수역이 아니라, 바다목장 등등의 강화만 개발사업이 포함된, 어찌보면 공동어로수역보다 훨씬 더 안보에 위험한 개념이다. 나중에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통일특보 임수경 의원이 인천시 국정감사에서 들고 나온 ‘공동어로구역 추정 지도’에서, 변대표가 추정한 것보다 훨씬 더 남측에 치우친 지도를 들고 나와, 변대표의 추정에 더 힘이 실리기도 했다.
변희재 대표는 애초에 “이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명백히 고의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어,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었다. 그러나 진중권 교수의 경우 문재인 후보 당선을 위해 거리 연설까지 나서는 등, 사실 상의 정치인의 행보를 걸어왔다. 변대표는 “선거 때 과열된 상황에서, 문재인 후보 측에 유리한 담론을 만들기 위한 억지였다”고 받아들이며, 지도 조작 선동을 더 반복하지 않는다면,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했다.
변희재 VS 진중권, 1999년부터 시작된 14년 간의 전쟁, 1차로 막 내려
변대표와 진교수의 악연은 무려 14년 전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자유주의 논객 진영의 강준만 교수에 대해 민노당 좌파 진영의 진교수는 인신공격형 비판을 퍼부었고, 대학생 신분이었던 변대표가 대신 나가, 진교수와 맞붙었다. 그 이후 예비역 군가산점 문제, 영화 디워 논란, 한예종 부실 운영 등등 사안마다 자유주의 노선의 변대표와 신좌파 노선의 진교수는 충돌했다. 사망유희 토론 이전에도 미네르바와 인터넷 정책 관련 2009년 1월 야후 토론회에서 이 둘을 맞붙은 바 있다.
변대표와 진교수는 상호 소 취하를 하고 변대표가 더 이상의 민형사 상 소송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최소한 양자 간의 14년의 전쟁은 1차로 막을 내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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