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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재칼럼] JTBC 기자들, 홍씨 일가에게 토사구팽 당할 것인가

JTBC, 내부 양심적 언론인들 중심으로 과거 ‘최순실 태블릿’과 관련 정정보도를 하고 대국민 사죄를 하는 것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길

[변희재 ·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5월 17일 오전부터 증권가 정보지, 단체 카톡방, 텔방 등에 JTBC 관련 다음과 같은 내용의 내부 정보가 돌았다.

/ JTBC 구조조정 착수…"종편 포기할 수도"
- JTBC, 최근 경영난 이유로 대규모 경영쇄신 중
- 우선 비정규직부터 장기적으로 40%이상 감원하기로
- 임원들도 임금 10% 반납 시작
- J는 아예 종편을 포기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 언론사는 홍석현의 꿈이지 현재 경영자인 아들의 꿈은 아니라는거.
- 언론 기능은 중앙일보에만 주고, 방송채널은 예능 드라마만 전담하는 방안
- 언론사는 홍석현의 꿈이지 현재 경영자인 아들의 꿈은 아니라고.. 아들은 드라마/예능에 더 관심 많아
- JTBC 기자들 사이에선 불안감 눈덩이처럼 커져
- 앞서 몇달 전, 서류상 중앙일보 소속이었던 J기자들은 소속분리계약서에 서명.
- 구조조정 여파가 비정규직 넘어 정규직 기자들에게까지 올 수 있다는 전망 나오면서
- 계약서에 서명하게 한 게 손쉽게 자르려는 '빅픽쳐'였냐는 것


이는 언론의 사업구조를 알 만한 사람들이 보기에는 전혀 상식적이지 않은 내용이다. 그러나 그간 JTBC의 태블릿 조작보도 문제를 파헤쳐온 필자로선 진작부터 이렇게 될 것으로 예측해온 사안이다.



종편의 경영난은 보도 부문과 시사 부문 조직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보도 부문과 시사 부문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최소한의 시청률을 유지시켜줄 수 있는 이른바 효자 상품이다. 예를 들면, 정규직 기자 한 사람을 MC로 내세운 후에 여의도의 ‘브로커들’ 혹은 ‘정치건달들’만 불러서 1시간 이상 잡담과 만담을 시켜도 시청율 1%대는 유지할 수 있다. 실제 대부분의 종편은 이런 방식으로 손익구조를 맞춰왔다. 

종편 누적적자의 원흉은 막대한 제작비 출혈경쟁을 해야 하는 드라마와 예능에 있다. 이 분야에서 JTBC는 가장 큰 돈을 낭비하며 매년 5백 억대 적자를 기록해 이미 누적적자가 5천 억대를 넘어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회사인 중앙일보의 경영난도 심각하다. 조선, 동아보다 유료부수 감소폭이 커서 이제는 50만 부대로 뚝 떨어졌다. JTBC가 태블릿 조작보도로 박근혜 탄핵에 앞장서며 시청률을 확보하는 사이, 모회사 중앙일보의 보수 독자층이 떨어져 나간 것이다. 

일간지의 유료부수 감소에 대해선 그 어떤 언론사도 대책이 없다. 그냥 하루하루 죽어나가는 길을 묵묵히 걸어갈 뿐이다. 포털에 뉴스를 헐값에 팔아넘기면서 미국의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와 같은 유료화 서비스의 길도 완전히 막혀버렸다.

상식적으로 구조조정을 하려면 제작비 출혈경쟁으로 적자를 쌓아온 예능, 드라마 분야를 축소하는 게 맞다. 혹은 앞길이 캄캄한 중앙일보를 구조조정하는 게 맞다.

그러나, 홍석현, 홍정도 일가는 오히려 그간 저비용으로 JTBC의 시청률 상승을 이끌어온 보도 부문을 폐지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JTBC 보도 부문의 가장 큰 성과라 자부해온 ‘최순실 태블릿’ 보도는 모두 허위나 조작으로 판명되었다. 문제의 태블릿은 JTBC가 보도한 것처럼 최서원(개명전 최순실)의 것이 아니라, 사실은 박근혜 청와대의 행정관인 김한수가 직접 통신요금을 납부해오며 사용해온 김한수의 것이다. 

필자는 김한수가 태블릿이 자신의 것이라는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검찰과 특검, 심지어 SK텔레콤까지 공모하여 통신요금 납부 관련 이동통신 신규계약서를 위조한 사실을 모두 밝혀냈다. 여러 관계자들이 이 범죄에 얽혀있고 개중 상당수가 각종 재판 출두도 불가피하여 누구한테서건 자백이 나오는 것이 이제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렇게 됐을때 JTBC 측에서 취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바로 지금처럼 경영난을 핑계로 아예 JTBC 보도 부문을 없애버리는 것이다. 꼬리 자르기일 수도 있고, 더 정확히 말하면 범죄 증거인멸일 수도 있다.

물론 그 이전에 각종 시민단체들, 언론단체들에서 홍석현, 홍정도, 손석희 등에게 과거 태블릿 조작보도에 대한 현재의 입장을 묻는 공문을 보내놓을 것이다. 이에 대해 JTBC 측이 지금이라도 즉각적인 정정보도를 하고 나선다면, 과거 보도는 그 어떤 착오 때문에 벌어진 오보라고 국민들이 봐줄 수 있는 여지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해온대로 계속 과거 보도의 문제를 모른 체 한다면, JTBC도 역시 검찰, 특검, SK텔레콤과 한패라고 국민들을 판단할 수밖에 없다. 또한 관련 진상은 어차피 나중에 태블릿 조작 문제와 관련한 특검수사에서 낱낱이 드러날 것이다.

그러나 이에 앞서서, 단지 홍씨 일가에 충성하기 위해 JTBC의 태블릿 조작보도에 가담한 손용석, 심수미, 김필준, 서복현, 조택수, 그리고 태블릿 조작보도에 가담하지 않고서 부지런히 나름 좋은 기사를 생산하여 JTBC의 시청률 상승에 기여해온 절대 다수의 JTBC 기자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이대로 토사구팽을 당하면서 언론인으로서의 생명을 마감할 것이냐는 것이다.

증권가 정보지 내용의 구조조정이 사실이라면, 결국 홍석현, 홍정도 일가는 JTBC 보도 부문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자신들만 살아남으려 하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는 일이다. JTBC의 태블릿 조작보도에 참여한 소수의 기자들, 또 이와 상관없는 다수의 기자들 모두가 희생양이 될 위험에 처해있다.



필자는 그렇게 될 바에야 JTBC의 과거 태블릿 조작보도와 관련, 내부에서 논의를 하여서 손석희, 전진배 등을 추궁하고 양심적 언론인들 중심으로 스스로 진실을 밝히고 정정보도를 하면서 대국민 사죄를 하는 방법을 한번 택해보길 권한다.

태블릿 조작보도에 앞장서서 가담한 소수의 어용 기자들을 제외하곤, 그것이야말로 다수의 선량한 기자들에게는 언론의 위기 시대에 JTBC 만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그러한 결단을 내린다면 필자 역시 적극적으로 나서 당신들을 도울 것이다.

현재 매주 금요일 오후 2시, 미디어워치의 독자들이 상암동 JTBC 방송사 앞에서 태블릿 조작보도를 정정하고 진실 앞에서 머리를 숙일 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이러한 목소리야말로 당신들을 구원해줄 마지막 구명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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