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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 명예훼손 항소심 재판, 피고인 퇴정에 방청인 감치까지… ‘전면 파행’

재판 참관한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런 재판 처음 봐… 피고인을 사람으로도 안보겠다는 수준”

태블릿 명예훼손 항소심 재판에서 재판부가 피고인 측의 증거조사 재개신청을 일방적으로 기각, 이에 피고인 측이 재판을 거부하며 법정에서 퇴정하는 일이 벌어지고 이에 동조하는 방청인 두 사람에 대해서도 별도 감치 재판까지 열리는 등 전면 파행 사태가 발생했다.

22일 오후 3시 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제422호 법정에서 열린 태블릿 명예훼손 항소심 13차 공판(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항소4-2부(나), 엄철, 이훈재, 양지정 부장판사)에는, 피고인 측인 황의원 미디어워치 현 편집국장과 이우희 전 편집국장, 그리고 방청인으로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주요 피고인인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이사는 피고인 소환장을 송달받지 못한 사유로 이날 공판에 불참했다.


이날 엄철 재판장은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앞서 황의원 편집국장이 피고인의견서 등을 통해 요구한 증거조사 재개신청, 석명신청, 증인신청, 공판 녹음 신청 등을 모두 받아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황의원 국장은 “합당한 이유를 설명해주지도 않고 기각하는 법이 어디 있냐. 증거조사 문제는 배석 판사들과 합의하도록 되어 있는데 합의된 게 맞느냐”고 재판부에 항의했지만 엄 재판장은 “(신청을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게 이유”라며 잘라 말하며 거듭 황 국장의 요청을 묵살했다. 엄 재판장은 녹음신청을 거부하는데 대해선 “다른 목적으로 이용될 여지가 있다”는 이유를 댔다.
  
황 국장은 “이번에 제출한 (L자 잠금패턴 문제 및 드레스덴 연설문 문제) 의견서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인 국과수 감정 결론에 따르더라도 피고인 측의 주장이 맞다는 것으로서, 반드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제대로 이유도 설명해주지 않으면서 (증거조사 재개신청을) 기각한다면 더 이상 이 재판을 받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별도 추가 의견서를 법정 현장에 제출한 후 퇴정을 예고했다. 이에 엄 재판장은 “그대로 있어라. 나가면 안된다”라고 황 국장을 다그치기도 했다. 

황 국장과 엄 재판장 간에 변호인 선임 문제와 관련해서도 설전이 오가자 방청석에 있던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재판장님, 저는 변희재 피고인의 변호인으로서 준비 중인데 재판 진행과정에 대해서 한 번 발언할 기회를 허락해주시겠습니까”라고 말하면서 발언권을 요청하기도 했다. 엄 재판장은 송 대표에게조차 발언 기회를 주지 않고 “안 된다”고 잘라 답했다.

엄 재판장은 황 국장을 향해 법정에서 나가면 변론을 종결하겠다고 경고했으나 결국 황 국장은 “신체의 자유를 이렇게 제약해도 되는 것이냐, 퇴정도 제 권리라고 생각한다”며 법정 경위의 제지를 뿌리치고 퇴정했다. 이 과정에서 오영국 태블릿진상규명위원회 대표 등 일부 방청인들이 ‘무슨 이런 재판이 다 있냐’며 재판부를 상대로 항의성 발언을 하자 엄 재판장은 오 대표 등 일부 방청인들을 법정 옆방에 감치시키기도 했다. 



황 국장이 법정을 떠나자 엄 재판장은 변론을 종결하고 검찰 측 김서영 검사는 황 국장에게 징역 3년, 이우희 전 국장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엄 재판장은 자리에 남아있던 이 전 국장에게 “재판을 마치려고 하는데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 있냐”고 물었다.

이에 이 전 국장이 “공정한 재판을 기대한다. 이상이다”라고 말하자 엄 재판장은 “이우희 피고인은 변희재, 황의원 두 사람과 입장이 다를 것으로 생각되는데 두 사람과 같은 판단을 받겠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이 전 국장은 “재직 당시 제 이름으로 태블릿 관련 기사와 출판물을 작성한 데 대해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다”며 “어떤 판결을 내린다고 해도 제 생각은 변함없다”고 단언했다.

엄 재판장은 “변희재, 황의원과 같은 입장인 것으로 이해하겠다”며 이날 황 국장과 이 전 국장에 대한 변론을 종결했다. 엄 재판장은 변희재 대표에 대한 재판은 오는 10월 29일, 오후 3시 30분에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공판이 끝난 이후 손혜원 전 의원은 “이런 재판을 처음 본다”며 “피고인 측을 사람으로도 안보겠다는 수준이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공판을 마친 재판부는 다른 방청인들을 모두 퇴장케 한 후 오영국 대표 등에 대한 감치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오 대표 등은 당일 일단 훈방 조치 됐다.


태블릿 명예훼손 항소심 13차 공판 발언록


[* 이 발언록은 이번 2024년 8월 22일 태블릿 명예훼손 항소심 13차 공판 일부 참석자들의 필기 노트와 기억력에만 의존하여 작성된 것입니다. 이에 정확한 발언 내용, 시점 등에서 다소간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


15시 30분 재판 시작. 법정에 방청인들 없이 황의원 미디어워치 현 편집국장과 이우희 미디어워치 전 편집국장만 먼저 입장. 법정 경위가 방청인들 제지한 뒤 먼저 재판장에게 보고.


[엄철 재판장] 사람들을 많이 데리고 왔어요? 


[황의원 미디어워치 현 편집국장] 제가 사람들을 데리고 왔다고요?


[엄철 재판장] (법정 경위에게) 들여보내세요. (방청인들에게) 재판을 방해하면 퇴정시킵니다. 대답들 하세요.


[방청인들 일동] 예.


엄철 재판장, 황의원 국장과 이우희 전 국장, 피고인 출석 호명 확인. 


[엄철 재판장] 황의원 피고인이 의견서를 내셨네요. 석명신청도 하시고. 공판 녹음신청서도 내시고. 모두 받아들이지 않겠습니다.


[황의원 국장] 재판장님 합당한 이유를 설명해주시지도 않고 그런 법이 있습니까?


[엄철 재판장] 필요가 없다는 게 이유입니다. 됐나요?


[황의원 국장] 의견서 검토나 증거조사, 증인채택은 배석판사들과 합의해서 결정하도록 돼있는게 아닙니까? 제대로 검토도 안 해보시고 이러시는 법이 있습니까?


[엄철 재판장] 다 읽어봤습니다. 읽어보고 필요없다고 판단하는 겁니다.


[황의원 국장] 녹음신청은 왜 거부하시는겁니까?


[엄철 재판장] 녹음이 다른 목적으로 이용될 여지가 있어서 받아들이지 않겠습니다.


[황의원 국장] 이번에 제출한 의견서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인 국과수 감정 결론에 따르더라도 피고인 측의 주장이 맞다는 것으로 반드시 검토가 이뤄져야 하고 특히 심규선 국과수 연구관에 대한 증인채택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검찰 측은 이 의견서를 읽어본 것입니까?


[김서영 검사] 피고인 측이 왜 저한테 직접 이를 물어보시는 것입니까?


[황의원 국장] 직접 물어보면 안되는 것입니까? 재판부가 의견서와 증거자료를 다 읽어보시고도 이렇게 제대로 이유도 설명해주지 않으면서 기각한다면 저는 이 자리에서 재판을 받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저는 이만 나가겠습니다.


황의원 국장, 현장에서 별도 추가 의견서 제출한 이후 서류와 가방을 챙기면서 나갈 준비.


[엄철 재판장] 황의원 피고인은 그대로 계세요. 나가시면 안됩니다.  


[황의원 국장] 아닙니다. 나가야겠습니다.


[엄철 재판장] 여기서 나가면 그대로 변론을 종결합니다.


[황의원 국장] 저는 더이상 이런 재판은 받지 못하겠습니다. 그냥 불출석으로 처리해주십시오.


[엄철 재판장] (목소리를 깔면서) 피고인은 재판정에서 발언할때 어떻게 하라고 했나요?


[황의원 국장] 어떻게 해야 하나요?


[엄철 재판장] 일어서서 발언하라고 했죠?


[엄철 재판장] (황의원 국장이 일어서자) 내 재판이 우스워요? 


[황의원 국장] 예?! 


[엄철 재판장] 내 재판이 우스워요 지금? 왜 웃어요?


[황의원 국장] 제가 웃었다고요?


[엄철 재판장] 제가 우스워요 지금? 우습냐고요? 법정에 그대로 계세요 재정하세요. 그럼 변론 종결하겠습니다. 검사 피고인 신문 하시겠어요?


[황의원 국장] 저는 나가야겠습니다. 


걸어나가는 황의원 국장을 법정 경위가 몸으로 가로막음. 


[엄철 재판장] 황의원 피고인은 재정하세요. 세번째 말합니다. 재정하세요. 검사 발언하세요.


[황의원 국장] 피고인의 신체의 자유를 이렇게 제약해도 되는 것입니까? 퇴정도 제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때 오영국 태블릿진상규명위원회 대표 등 방청인 중 일부가 ‘무슨 이런 재판이 다 있는 것이냐’며 분노 표명하자 판사가 분노를 드러낸 방청인 두 사람을 법정 옆방에 감치. 황의원 국장은 법정 경위 제지 뿌리치고 퇴정. 


[엄철 재판장] (속기사를 향해) 황의원 피고인은 세 차례 재정명령에서 퇴장하였으므로 그대로 변론 종결합니다. 검사 구형하세요. 


[김서영 검사] 황의원 징역 3년, 이우희 징역 2년 구형합니다.


엄철 재판장, 이우희 전 국장 호명. 


[엄철 재판장] 재판을 마치려고 하는데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 있어요?


[이우희 미디어워치 전 편집국장] 부디 공정한 재판 진행을 기대합니다. 이상입니다.


[엄철 재판장] (판사, 고압적이던 좀전과는 판이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우희 피고인은 변희재, 황의원 두 사람과는 입장이 다를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검찰이 이우희 피고인에 대해서도 항소를 했습니다. 변희재, 황의원과 입장을 같이 하겠다면 같은 처벌이 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떠세요, 두 사람과 같은 판단을 받으시겠어요? 저번에 오문영 피고인에게는 그때 생각과 지금 생각이 같냐고 물었습니다. 어떤가요, 이우희 피고인은? 


[이우희 전 국장] 저는 현재 미디어워치를 나와 시골에서 부모님과 목장을 경영하고 있지만, 제가 미디어워치 재직 당시에 제 이름으로 태블릿과 관련된 기사와 출판물을 작성한 데 대하여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습니다. 이 사건은 우리나라 언론과 검찰, 법원, 정치권에 대한 저의 의식을 완전히 뒤바꾼 사건입니다. 어떤 판결을 내리신다고 해도 이 사건에 대한 제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엄철 재판장] 그래서 JTBC가 손석희가 태블릿을 위조했다는 겁니까?


[이우희 전 국장] 이 사건은 지금은 더 크게 진행되어 단순히 JTBC가 조작했냐는 질문에는 대답하기가 어렵습니다. 여기에는 검찰도 연루되어 있고...


[엄철 재판장] 너무 복잡해서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겁니까, 알겠습니다. 변희재, 황의원과 같은 입장인 것으로 제가 이해할게요. 황의원 이우희 피고인에 대한 변론은 이걸로 종결합니다. 변희재 피고인에 대한 재판은 10월 29일, 오후 3시 30분에 재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돌아가세요.


[* 아래 법정 발언 내용은 황의원 미디어워치 편집국장의 법정 퇴정 전에 있었던 일로서, 복기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전후 시점 특정이 되지 않아 일단 별도로 게재합니다. ]


[엄철 재판장] 피고인들이 지난번에 변호인을 선임해서 오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나요?


[황의원 국장] 사건의 특수성에 변호인 선임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지금 선임을 논의 중인 변호사가 방청석에 있습니다.


황의원 국장과 엄철 재판장 간 설전 오가자 방청석에 있던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손을 들고 발언.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재판장님, 저는 변호사로서 변희재 피고인의 변호인으로서 준비 중인데 재판 진행과정에 대해서 한 번 발언할 기회를 허락해주시겠습니까? 이 사건은 필요적 변론 사건으로 변호사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엄철 재판장] (송영길 대표 발언까지 자르며)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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