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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비준 "어려운 전투" 예고

쇠고기 등 "문제해결없이 협정 진전 없다" 반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막바지 진통을 거듭하던 지난 30일 찰스 랑겔 하원 세출위원장과 샌더 레빈 무역소위원장은 "이제 우리는 의회 심의기에 접어들고 있음을 행정부에 상기시킨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곧바로 "의회의 심의 기간은 FTA의 완성 뿐 아니라 노동과 환경, 지적재산권 등과 같은 두드러진 문제점에 대한 필요한 변경을 가하는데에도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장악한 미 하원에서 한미 FTA합의안의 심의와 비준을 주도할 이들 두 핵심의원의 이같은 성명은 양국 정부간 합의안 내용 중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은 수정을 시도하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두 의원은 특히 성명을 내기 이틀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원내대표와 공동으로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도 서한을 보내 한국과 진행 중인 협상 내용에 불만을 표시하고,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노골적으로 경고했다.

상원 금융위원장인 막스 보커스 의원도 한미 FTA가 타결되자 마자 성명을 내고 양측 협상단이 한국의 비과학적인 쇠고기 수입제한 문제를 풀지 못했다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협정은 진전되지 못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미 FTA합의안은 이제 양국 의회 비준이라는 또다른 장애를 넘어야 하지만 이처럼 미 의회측의 분위기는 매우 강경해 보인다.

협상 과정에서도 그랬듯이 유권자들의 표심과 직결돼 있는 쇠고기와 자동차 문제에 대한 의회의 전반적인 분위기, 특히 다수당인 민주당 진영의 움직임은 합의 내용을 수정할 수 없도록 한 무역촉진권한(TPA)의 규정과는 관계없이 합의안의 핵심 내용을 고치지 않을 수 없다는 쪽이다.

양국간 협상 타결에 따라 미 업계도 30일간의 검토 기간에 들어갔지만, 쇠고기를 비롯한 농축산업과 자동차업계 등이 자신들의 당초 요구에 크게 못미치는 합의안에 강력한 불만을 표출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노동조합과 농민 등의 요구에 민감한 민주당이 비준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점이며, 더욱 큰 어려움은 한미 FTA에 불만을 피력하고 있는 의원들이 의회 내 주요 위원회를 장악하고 있다는데 있다.

슈워브 대표에게 경고서한을 보낸 펠로시 의장과 호이어 원내대표, 랑겔 세출위원장, 레빈 무역소위원장 등은 모두 "게이트키퍼(gatekeeper)" 같은 인물들이라고 미국 의회의 한 관계자는 표현했다. 이들이 동의하지 않는 한 한미 FTA의 의회 비준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한미 양국 정부가 발표한 합의안에 대한 이들의 반응은 이제까지는 지극히 부정적이다. 특히 미시간주 출신 13선 의원으로 무역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레빈 의원은 자동차업계의 반대 의견을 외면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상원에서도 금융위원장을 맡고 있는 보커스 의원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협정 진전은 없다"고 천명한 것 역시 합의안의 의회 심의와 비준 과정이 순탄치 못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지적된다.

미 의회 관계자는 민주당이 특히 자동차 노조 등과 가까우며, 쇠고기 등 농축산업계와도 밀접한 관계임을 지적하며, "이들은 업계 및 노조의 지지는 물론 금전적 후원까지 받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와 쇠고기업계의 의견을 끝까지 대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공화당 의원들 중 상당수가 절대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보여온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서도 역외가공 방식을 인정하는 쪽으로 결론이 내려져 공화당측의 반응이 주목된다.

미 헤리티지재단의 앤서니 김 연구원은 양국간 협상 타결은 아주 다행스런 일이지만 "이것은 그다지 큰 성공은 아니며, 이제 비준이라는 나머지 과정에 대해 걱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의회가 "상업적으로 의미있는 협정이 되기를 바라며, 진정으로 의미가 있다고 여길 때에만 협정을 승인할 것"이라며 "어려운 전투가 남아 있다. 미 의회가 원만하게 협정을 비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연합뉴스) lk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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