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일요일 오전 8시 30분, SBS 서울방송에서는 ‘도전! 1000곡’이라는 오락 프로그램이 전파를 탄다. 연예인들이 노래방기계가 반주하는 곡들을 따라 부르며 노래솜씨를 겨루는 내용이다. 휴일 아침에 늦잠을 자기 일쑤인 필자이기에 이를 시청한 기억은 당연히 거의 없다. 한데 요즘은 ‘도전! 1000곡’의 하이라이트 동영상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느라 바쁘다. 옛 베이비복스 멤버 간미연의 열창장면을 감상하기 위해서다. 약간의 웹서핑만 하면 맑고 청아한 목소리의 진수를 실컷 음미할 수 있다. S.E.S.와 핑클은 폭발적 성량과 빼어난 음색을 자랑하는 리드 싱어를 보유하고 있었다. 어렵다고 느껴지는 소절, 예컨대 고음부분은 예외 없이 바다와 옥주현이 도맡아 처리했다. 소속팀의 발표곡 모두를 두 사람이 전부 소화했다고 말하여도 그리 사실에 어긋나는 주장은 아닐 듯싶다. 다른 팀원들은 코러스 수준으로 참여했을 뿐이다. 핑클과 S.E.S. 관련정보가 전혀 없는 대중가요 문외한들한테 노래를 들려준 다음, 옥주현이나 바다의 솔로음반이라고 설명해도 곧이곧대로 믿을 지경이다. 비슷한 데뷔시기와
정당의 목적과 존재이유는 정치권력의 획득에 있다. 집권이 불투명한 정당의 미래는 암울하기 짝이 없다. 열린우리당이 명색이 집권여당임에도 불구하고 난파선처럼 무기력해진 원인은 정권을 다시 잡을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지도부를 끊임없이 갈아치우며 국면전환을 시도하건만 여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열린당에 대한 냉랭한 민심의 현주소는 연이은 재보선과 5·31 지방선거에서 잇달아 확인되었다. 여권을 진두지휘해야 할 현직 대통령은 정권재창출의 유용한 디딤돌이 아니라 백해무익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여당 입장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침묵만 지켜줘도 고마울 지경이다. 빈사상태에 처한 고립무원의 열린우리당이 난국에서 탈출해 극적으로 회생할 묘안은 과연 있을까? 여당 전략가들이 부지런하게 군불을 지피고 있는 오프 프라이머리, 즉 완전국민경선제에서 우리는 여당이 마지막으로 내놓을 승부수의 윤곽을 엿볼 수 있다. 국민경선의 가공할 파괴력은 2002년 대선정국에서 이미 확실하게 검증된 바 있다. 국민경선으로 조성된 ‘노풍’을 등에 업은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이회창 대세론을 깨고 집권에 성공했던 것이다. 당시 민주
휴일에 ‘열아홉 순정’ 재방송을 시청하고 있는데 다섯 살짜리 조카딸이 와서 하는 말, “삼촌, 그거 할머니들이 보는 거야!”. 할머니들이 좋아하는 연속극이면 어떻고 유치원생이 즐기는 드라마면 또 어떤가? 재미만 있으면 장땡이지. 한데 ‘열아홉 순정’에는 재미를 능가하는 묘미가 있다. 너무나 뻔한 스토리의 통속극이건만 시청자를 빨아들이는 감동코드가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정당이건 기업이건 드라마이건 크게 성공하려면 확실한 원톱이 존재해야 한다. KBS 일일연속극 ‘열아홉 순정’은 귀엽고 야무진 연변처녀 양국화 역할을 연기하는 구혜선이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를 보유하고 있다. MBC 대하드라마 ‘신돈’의 사실상 주역이었던 노국공주 서지혜에 뒤지지 않는 흡인력과 파괴력을 자랑한다. 싱가포르로 출국예정인 사랑하는 남자에게 공중전화를 건 다음 한 마디 말도 못한 채 눈물짓는 모습은 시청자로 하여금 저절로 눈시울을 문지르지 않을 수 없게끔 만든다. 휴대전화 놔두고 왜 공중전화냐고? 혹여 남자가 발신자를 확인하고 출국을 포기할까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휴일에 ‘열아홉 순정’ 재방송을 시청하고 있는데 다섯 살짜리 조카딸이 와서 하는 말, “삼촌, 그거 할머니들이 보는 거야!”. 할머니들이 좋아하는 연속극이면 어떻고 유치원생이 즐기는 드라마면 또 어떤가? 재미만 있으면 장땡이지. 한데 ‘열아홉 순정’에는 재미를 능가하는 묘미가 있다. 너무나 뻔한 스토리의 통속극이건만 시청자를 빨아들이는 감동코드가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정당이건 기업이건 드라마이건 크게 성공하려면 확실한 원톱이 존재해야 한다. KBS 일일연속극 ‘열아홉 순정’은 귀엽고 야무진 연변처녀 양국화 역할을 연기하는 구혜선이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를 보유하고 있다. MBC 대하드라마 ‘신돈’의 사실상 주역이었던 노국공주 서지혜에 뒤지지 않는 흡인력과 파괴력을 자랑한다. 싱가포르로 출국예정인 사랑하는 남자에게 공중전화를 건 다음 한 마디 말도 못한 채 눈물짓는 모습은 시청자로 하여금 저절로 눈시울을 문지르지 않을 수 없게끔 만든다. 휴대전화 놔두고 왜 공중전화냐고? 혹여 남자가 발신자를 확인하고 출국을 포기할까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