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이번 재보선에서 적지 않은 상처를 남겼다. 대선 주자들까지 앞 다퉈 지원유세를 벌였던 국회의원 대전 서을 보궐선거뿐 아니라,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패배 원인을 두고 내부 비판까지 터져 나오고 있어 당 안팎의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세 곳(경기 화성, 대전 서을, 전남 무안신안)중 경기 화성의 고희선 후보만 승리했다. 기초단체장의 경우, 충남 서산 한 곳에서만 무소속 후보를 간발의 차이로 제치고 당선자를 냈다. 당초 예상에 훨씬 못 미치는 결과였다.
특히 텃밭이라 할 수 있는 경북 봉화군에서는 무소속 후보에게 패했고, 그동안 공들였던 서울 양천구에서도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또한 경기 양평군, 동두천시 가평군에서 무소속 후보가 비교적 여유 있는 표차로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민심의 엄중함에 다시 한 번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나 대변인은 “오만한 한나라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매서운 심판으로 생각하며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며 “국민들의 준엄한 경고에 귀를 기울여 환골탈태, 분골쇄신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당내에서는 '공천헌금'과 '과태료 대납사건' 등 한나라당의 오만에 대해 민심이 등을 돌렸다는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26일 황우여 사무총장을 비롯한 임명직 당직자 전원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일괄 사퇴키로 하는 등 지도부 사퇴론으로까지 번졌다.
조만간 임기가 끝나는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은 제외됐지만, 과태료 대납사건으로 인해 자신의 지역구에서까지 패배한 강재섭 대표의 사퇴도 배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강 대표는 “선거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 "선거 과정에서 주신 국민들의 교훈을 가슴깊이 새기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선거 결과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대표 등 유력 대선예비주자에게도 적지 않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벌써부터 ‘제 2 검증 공방’이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경선 룰 논란으로 이어지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다가 민주당 김홍업 후보와 (무안,신안)와,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의 당선으로 (대전 서구을)범여권에서는 통합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정계개편 주도권이 한동안 범여권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여 한나라당내에서는 대선가도에 적신호가 켜진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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