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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결단, 한나라 분열 즐기던 범여권 대실망

명분과 실리 모두 얻은 이 전 시장, 범여권 뒤통수

한나라당 경선룰 전격 합의

한나라당을 파국으로 몰아가던 경선룰 공방이 결국 이명박 전 시장의 전격적인 양보로 합의점을 찾았다.

14일 오후 이명박 전 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 중 일반 국민투표율 최저 67% 보장 부분을 양보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시장은 "요즘 당이 분열하는 모습을 보면서 며칠간 밤을 지새우다 당을 구한다는 마음에서 직접 결심했다"며 "이를 계기로 당이 화합하고 단결해서 아름다운 경선을 통해 오는 12월 19일 국민 모두의 열망인 정권교체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전 대표는 “약속과 원칙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잘 판단하셨다"면서 이를 수용할 입장을 밝혔고, 이른바 ‘이명박 양보안‘은 15일 한나라당 상임 전국위원회에 상정되어 별 무리 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을 내분 직전으로 몰아가며 보름간 극한 상황으로 치닫게 만들었던 한나라당 경선룰 공방이 사실상 마무리 된 셈이다.



이명박 양보안의 승리

이 전 시장의 심경을 급격히 선회하게 만든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지난 4.25 재보궐 선거 패배 후 한나라당 전여옥 최고의원 등이 사퇴하며 지도부를 압박했을 때 이 전 시장은 강 대표 체제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번 경선룰 공방에서도 마찬가지다. 원칙을 강조하며 한 치의 물러섬도 없었던 박 전 대표와의 극한 대립 속에서도 끝내는 강재섭 중재안을 받아들인 모양새를 취했다. 이렇게 마지막 순간에서의 두 번의 드라마틱한 양보는 박 전 대표에 비해 당내 지분이 현저히 떨어지는 이 전 시장의 이미지를 ‘당을 구한 사나이‘로 바꿔놓기에 충분했다.

지난 9일 강재섭중재안이 발표된 직후, 이 전 시장은 곧바로 이를 수용하겠다는 자세를 취했다. 이 때문에 애초부터 이 전 시장이 강재섭 중재안에 대해 부분적으로 만족하고 있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경선룰 공방은 이 전 시장 측에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박 전 대표는 원칙을 고수했다. 이런 가운데 나온 강재섭 중재안은 경선룰이 일부 변형되었다는 점에서 일단 이 전 시장에겐 호재임에 분명했다.

강재섭중재안은 선거인단을 20만 명에서 23만 명으로 늘렸고, 전국 순회경선에서 전국 동시경선으로 바뀐 점에서 기존 경선룰에 비해 이 전 시장에게 유리한 측면이 존재한다. 비록 일반 국민투표율 최저 67% 보장 부분을 양보하긴 했지만, 불리한 두 가지를 바꿨다는 점에서 이 전 시장에게 분명한 이득이 있어 보인다.

경선 시기를 늦추는 것과 경선방식을 전국 순회경선으로 치루는 것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밀리고 있던 박 전 대표에게 핵심적인 사항이었다. 2002년 민주당 전국경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이인제 후보를 극적으로 추월할 수 있었던 것도 전국을 순회하며 이른바 ‘바람몰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 전 시장은 2개를 얻고, 1개를 잃은 형국이다. 어차피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일반 국민투표율 최저 67% 보장 부분은 오차 범위로 두겠다는 얘기다. 대신 본선 승리를 위한 후보 이미지를 강조하고, 아울러 경선 자신감을 강하게 피력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 전 시장은 애초부터 강재섭중재안을 수용했고, 이번엔 경선룰 공방으로 인한 분열 위기 직전의 한나라당을 극적으로 구해냈다. 한나라당을 위해 두 번의 양보를 결심했다는 이 전 시장의 이미지는 이른바 ‘여의도정치’에 익숙하지 않다는 정치권 일각의 시선을 단번에 뒤바꿔놓는 한 편의 드라마였다. ‘한나라당을 구한 양보의 사나이‘ 이미지가 앞으로 당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뒤통수 맞은 범여권

내심 한나라당의 분열을 즐기고 있었던 범여권은 이 전 시장의 양보로 인해 명분과 실리를 모두 놓친 결과를 낳고 말았다. 지지부진한 범여권의 통합 논의에 비해 한나라당은 일치단결한 모습을 비추며 8월 경선코스에 발을 내딛었기 때문이다. 연일 소통합, 대통합, 제3지대론이 등장했지만, 한나라당 두 후보 간의 극적인 화해로 이마저도 희석되고 말았다.

앞으로 범여권은 더욱 시간싸움에 시달릴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경선체제로 돌입했고, 친노세력은 참여정부평가포럼을 발족시키며 빠르게 세를 집결하고 있다. 민주당 중심이든, 대통합을 하든, 제3지대에서 만나든 결과물을 빠르게 내놓지 않으면 범여권은 통합이 되더라도 주도권을 빼앗기고 만다. 열린우리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이 민주당에 대한 애정의 공세를 더욱 가속화할 관측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도 간접적으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나라당을 분열 위기로 몰아가며 극한 대립으로 치닫던 이 전 시장, 박 전 대표이 화해를 해버린 마당에 한나라당의 울타리를 벗어난 이미지는 큰 정치적 손해다. 비록 의도한 결과는 아니지만, 이 전 시장이나 박 전 대표에 비해 국민들에게 역효과를 안겨줄 여지가 충분히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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