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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기사 올려달라" 네이버에 구걸하는 좌파

성공회대 김창남 교수의 희한한 네이버 비판


포털에 불리한 기사 감추는 포털뉴스 왜 지적않나

네이버 이용자위원이자 좌파 성향의 성공회대 김창남 교수가 네이버 옴부즈맨 칼럼에서 네이버의 삼성 비자금 뉴스 축소 편집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런데 그 내용이 이상하다. 결론적으로 네이버에 제발 삼성 비판 기사를 올려달라 사정하는 논조가 아닌가.

"삼성 비자금 문제가 폭로된 지난 10월 말부터 11월초까지 네이버 뉴스 홈에서 이는 핫 이슈로 다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일부 언론을 제외한 주류 언론이 이 사건을 축소하거나 외면하던 시기이니 만큼 기존 뉴스를 ‘반영’할 수밖에 없는 네이버 뉴스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 수 있겠다. 하지만 내가 확인했던 11월 초 시점에 미디어 다음에서는 이미 삼성비자금사건이 핫 이슈로 소개되고 있던 것과 비교하면 네이버의 행보가 다소 소극적이란 느낌을 지우긴 어렵다. 가급적 뉴스 편집에서 특정한 방향성을 드러내지 않고 기존 언론의 뉴스 흐름을 그대로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이런 의도 자체가 결과적으로 중립성을 도리어 훼손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필자는 김창남 교수가 네이버 이용자위원으로서, 네이버에 적극적인 언론행위를 통한 의제설정을 촉구하는 칼럼을 썼을 때 김교수에게 메일을 보낸 적이 있다. 당시는 한창 포털의 명예훼손 문제로 언론사들이 기사를 쏟아내고 있을 때였다. 김교수가 포털의 의제설정기능 강화를 요구한다면, 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포털의 폐단을 지적하는 기사도 네이버 메인에 올리라 요구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김교수는 이러한 필자의 메일을 무시하고, 여전히 똑같이 네이버의 언론기능 강화만을 주장했다. 그러다 갑자기 삼성 비자금 편집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이다.

좌파는 기본적으로 모든 사회현상을 구조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즉 삼성의 문제만 하더라도, 삼성의 지배체제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공정한 시장경쟁이 불가능하니, 때려부수면서 개혁해야 한다는 게 그들의 논리이다. 좌파들은 이러한 논리를 조선일보 등 언론시장에도 그대로 적용시켰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논리가 적용되지 않는 유일한 대규모 사업체가 있으니, 바로 포털이다.

김창남 교수가 몸담고 있는 네이버는 시가총액 13조원에 이르는 대기업이다. 사업 영역도 인터넷 전체를 포괄하는 문어발 수준이다. 한마디로 인터넷 재벌이나 다름없다. 그러다보니 인터넷중소기업들은 네이버의 폭리에 신음하고 있다. 폭리로 따진다면 삼성보다 더 하면 더했지 덜 할게 없다. 김창남 교수는 이런 기업에게, 자신들의 좌파적 기준에 맞는 공정한 여론조성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김교수는 네이버의 뉴스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나로서는 네이버 측의 입장이 가진 진정성을 특별히 의심하거나 신뢰할 별다른 근거를 가지고 있지 않다. 사실 개인적으로 내가 네이버 뉴스를 접하면서 느끼는 것은 어떤 분명한 편향성이라기보다는 이도 저도 아닌 밋밋함에 가깝다. 가급적 특정한 아젠다를 앞장 서서 이슈화시키는 것을 피하면서 최대한 중립적인 모양새를 만들고 싶어하는 의도가 느껴진다"

언론학을 전공하고 있는 좌파 교수가 포털에 대해 이런 백치 수준의 인식을 갖고 있으면서, 네이버 이용자위원회에는 왜 들어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 김창남 교수는 네이버가 어떤 기업이라 생각하고 있는 건가?

차라리 중앙일보에 삼성 비판 기사 실어달라 사정하라

네이버는 삼성 SDS의 사내 벤처기업이고, 아직도 삼성 SDS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전 대표 두 명 모두 삼성 출신이며, 이들이 대주주이기도 하다. 또한 삼성SDS는 네이버의 대표들은 물론 인터넷 포털 및 벤처기업가들 중 삼성 출신을 네워크로 묶어 인맥관리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보도되었다. 그리고 네이버는 제일기획이 마케팅을 담당했다. 이런 네이버에게 삼성을 몰아치는 기사를 연일 메인톱에 올려달라 사정한다? 그럴 바에야 중앙일보에는 왜 그런 요구를 하지 않는가.

김교수가 미디어다음이 삼성 비판 기사를 자주 노출시킨 점을 예로 든 것도 넌센스이다. 미디어다음 역시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인터넷 대기업이다. 행태 역시 네이버와 별 차이가 없다. 오히려 더 문제가 되는 사례도 있다. 포털사들이 검색점유율을 바탕으로 단지 검색에 조금 빨리 등록해준다는 점 하나로 돈을 받고 있는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되었다. 더구나 그 가격 역시 담합의 의혹이 있을 정도로 포털사마다 똑같았다. 네이버는 즉시 모든 검색등록을 무료화하였다. 그러나 미디어다음은 여전히 빠른 검색등록의 유료화를 포기하지 않고 부당이득을 챙기고 있다.

이러한 미디어다음의 행태를 비판하는 기사를 썼다고 치자. 이게 미디어다음 메인뉴스에 올라갈 수 있을 거 믿는가. 포털은 뉴스를 단지 매개하기 때문에 기존 언론사에서 생산한 기사의 방향성 그대로 편집에 반영한다고? 말도 안 되는 변명이다. 포털은 최소한 포털을 비판하는 기사에 한해서는 기존 언론사가 하루에 수십개씩 관련 기사를 쏟아 내도 메인에 절대 올리지 않는 사업체이다.

필자는 네이버와 미디어다음의 방식 중 하나를 택하면 차라리 네이버가 맞다고 본다. 네이버는 그래도 대기업이라는 자사의 위치를 알고, 언론권력을 축소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미디어다음은 마치 자신들이 무슨 진보좌파 운동권이라도 되는 양 행세하고 있다. 어떻게 검색권력으로 영세업자 등이나 쳐먹는 재벌기업이 사회개혁을 떠들어대는가? 이런 미디어다음의 행태야말로 오만함의 극치이다. 김교수가 원인을 잘못 분석하다보니 결론 역시 이상한 방향으로 튀어나갔다.

포털의 보수화에도 포털 편들기 바쁜 좌파들

"나는 네이버가 중립성의 가치를 포기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현재 뉴스 시장의 구조를 ‘있는 그대로’ 비춰주는 것이 오히려 중립성의 가치를 깨트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중립성은 현실에 대한 소극적 반영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 균형의 추구에 의해 달성될 수 있다. 사회적 관심사가 될 수 있는 아젠다들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게 중립성을 해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김교수가 죽었다 깨도, 네이버에 기존 언론의 편집방향을 뛰어넘는 네이버만의 사회적 관심사가 될 수 있는 아젠다들을 적극적으로 제시해야한다는 의견을 포기하지 않겠다면, 필자가 메일을 보낸 대로 네이버 측에 요구해보라. 네이버에 불리하지만, 전체 네티즌이 반드시 알아야할 포털의 폭리와 독과점, 뉴스권력 남용 등에 대한 기사를 네이버 메인에 배치하라고 요구하라. 김교수는 네이버 측에 이러한 초보적인 질문조차 던지고 있지 않다. 이명박 집권을 반대할 김교수가 왜 네이버의 친이명박 편향을 지적하는 기사가 네이버 메인에 안 올라가는지 질문 하나 던지지 않는다는 건 그의 좌파로서의 진정성조차 의심받을 만한 일이다. 그러나 그는 지나가는 말로 이러한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인터넷 공간의 절대 강자라고 하는 포털이 기존 정보의 흐름을 단순히 반영하는 공간에 머문다면 그것은 편향된 뉴스 시장을 더욱 더 편향되게 만드는 결과를 낳게 된다. 그럴 바엔 아예 포털들이 뉴스 매개를 중단하는 것이 좀 더 균형적인 뉴스 시장을 위해 바람직할지도 모른다"

답은 맞다. 그러나 역시 원인이 틀렸다. 네이버가 기존 정보흐름을 단순 반영해서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 네이버가 네이버의 사업에 불리한 뉴스라면, 기존 정보흐름과 전혀 다른 편집을 구사하며, 뉴스권력을 사업에 악용한다는 게 문제이다. 이번의 삼성 비자금 및 이명박 후보 의혹에 대한 축소편집도 다 이와 관계가 있는 것 아닐까.

네이버가 이를 시정할 의지가 없다면 과감하게 언론권력을 버리는 게 맞다. 미디어다음 측도 마찬가지이다. 어줍지 않게, 진보세력이 좋아할 만한 기사 몇개 올린다고 사회개혁에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미디어다음의 사업 자체를 더 공정거래에 부합하게 개혁하는게 자신들의 처지에 맞는 것이다.

솔직히, 포털을 옹호하고, 포털에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이상한 요구들을 하는 진보좌파 지식인들을 비판하는 데도 지쳤다. 어차피 포털은 권력과 자본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기업이니, 보수권력이 등장하면 뉴스편집은 당연히 보수화된다. 이런 포털의 태도가 나쁘다는 게 아니다. 다만 이런 기업이니 돈만 공정하게 많이 벌되 언론권력만 포기하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진보좌파 지식인들이, 세상 변한 것도 모르고 포털의 기쁨조 노룻만 하고 있으니, 이젠 필자도 모르겠다. 삼성이, 검찰, 재경부, 언론, 국세청 등 전 방위 로비한다고 난리치면서, 절대 네이버에만큼은 아무런 로비도 하지 않았을 거라 굳게 믿는 사춘기 수준의 좌파들에게 무슨 할 말이 더 있겠는가.

포털에게 몸 대주고 칼맞는 건 진보좌파들이지 필자가 아니다. 보수적 관점으로 보자면, 대충 손발만 맞고 이익을 나눌 수 있으면 포털이 언론권력을 쥐든 말든 상관없다. 어차피 필자는 진보진영으로부터 보수논객으로 규정당한 이상, 앞으로 보수적 관점에서 포털 문제를 다루는 것도 고려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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