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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치투쟁 도구로 이용당하는 MBC 젊은 여성앵커
2. 한예종 실기도 이론도 안 된 채, 문어발식 확장만
3. 복사 + 붙여넣기 에 열중하는 연예저널리즘
4. 김미화 교체설 불거지자 MBCPD들 억지 주장
5. 너무나 많은 대한민국 연예인들이 죽어가고 있다
본지의 계속되는 한예종의 30억대 부실사업 의혹 제기와 본지 변희재 대표가 동아일보 4월 3일자에 ‘한국예술종학학교의 운동권 학맥’을 기고하자 문화예술계 인사들 내에서 한예종을 둘러싼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한예종 논쟁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예술영재와 전문인 양성 교육을 위해 설치된 한예종을 실기능력이 없는 이론가들이 주도해도 되는가라는 문제제기와, 설사 이론가 필요하다 인정하더라도 현재 한예종의 이론과 교수들의 해당 영역의 전문가들이 맞냐는 것이다.
서울대 음대 교수를 거쳐 프랑스 루웨이 말매송 국립음악원 교수,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장 등을 역임한 양해엽 춘우 장학재당 이사장은 “국립예술교육기관이라면 당연히 실기 중심으로 가야한다”는데 방점을 찍었다.
양 이사장은 본지와의 만남을 통해 “애초에 음악원 중심으로 운영되던 한예종이 갑작스럽게 무용원, 연극원, 영상원 등을 개설하며 7개 단과로 확장된 데에는 조직 이기주의가 작용한 것 같다”며,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 유럽의 예술 선진국에서는 국립예술교육기관을 이렇게 방만하게 운영하지 않는다”며 한예종의 문어발식 확장을 비판했다.
유럽의 국립예술교육기관은 철저히 실기 위주
또한 “한예종이 영문으로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Arts’로 표기되는데 예술교육기관은 University가 아니며 School”이라며, “이러한 영문 표기에서부터 거대한 대학으로 팽창하려는 한예종의 문제점이 나타난다”고 전문가적인 시각으로 꼬집었다.
특히 한예종의 이론과 교수들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치며 “음악이론이라는 게 과연 무엇인가. 대위법, 화성법, 이런 건 이론이 아니라 실기이다. 음악이론이라 하면 음악사 정도를 들 수 있는데 이것도 유럽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고 전제한 뒤, “음악사의 경우 인문대학의 미학이나 사학 분야에 포함되어있고, 매우 전문적이고 셈세하게 파고드는 분야인데 반해, 한국의 음악이론 교육은 음악의 상식을 가르치는데 머물러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애초에 “서울대 음대에 음악이론과가 개설된 것 자체가 문제”, “전체적인 음악교육이 이론도 안 되고 실기도 안 되는 어정쩡한 상황에 머물러있는 근본적 이유”라 설명했다. 이에 더붙여 “비전문가들이 이것 저것 하는 것을 세계적 추세라 하는데, 세계적 추세는 전문가들이 더욱 더 전문적인 영역으로 심화시키는 것”이라며 한예종의 통섭교육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더구나 한예종이 석사 과정을 두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프랑스 말매송 국립음악원이나 오스트리아 비엔나음악원에는 졸업장 자체도 없고 간단하게 교육받은 기간 정도만 설명하는 서류만 줄 뿐”, “반면 미국의 음대는 대학 경영의 목적으로 석박사 학위가 있지만, 이건 민간대학의 일”, “예술전문가를 양성하는 한예종에서 석사 과정을 개설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입단하는데 실력이면 충분하지 학위가 무슨 소용이냐“며 한예종의 학적 체제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렸다.
양 이사장은 근본적으로 “한예종의 방만한 경영을 개혁하여, 연극원, 무용원 등은 음악원으로 통폐합하고, 미술원과 함께 두 개 단과면 충분하다”, “특히 전통예술원은 기존의 국립기관들이 많기 때문에 한예종에 있어야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구조조정을 한 뒤 철저한 실기전문교육기관으로 바로잡아야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양이사장의 견해와 달리 무용평론가 송종건씨는 이론교육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본지에 보내온 글을 통해 “현재 우리 나라 대학교의 체육과에서도 실기를 그 중심으로 하지 않는다. 이들이 학교에서 모여 날마다 달리기나 권투나 야구 같은 것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어쨌든 체육을 학문적으로 토론하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예술이요 문화의 하나인 무용이 단순한 실기 영역으로만 방치되어 있어야 하는가?”라며 강한 어조로 이론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한예종에 대해서는 “더 더욱 놀라운 것은 무용원 '이론과'라는 곳의 교수들 중 2명의 학력을 보면 본격적으로 무용이론을 전공으로 하며 '학문적'으로 교육받은 모습이 없다는 것이다. 한 사람의 학력은 철학과 학부를 마치고 미학과 석사를 한 것으로 되어 있고, 또 다른 한 사람은 아예 음악전공자라는 것이다”라며 한예종의 이론가들의 비전문성에 대해서는 아울러 비판하기도 했다.
한예종의 영상원, 사립대학의 영화과와 무슨 차이가 있는가?
한예종에 대해서는 지난 해 9월 3일, 문화미래포럼과 전국예술대학교수연합회가 주관한 심포지엄 '예술교육,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치열한 논쟁이 오간 바 있다. 이 심포지엄에서 정재형 동국대 영화영상제작학과 교수는 '국가의 전문예술인 양성교육 정책 비판'이라는 발제문에서 "설립 취지에서 벗어난 한예종의 운영은 국내 예술교육 정책의 실패작이어서 구조개혁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영재교육과 실기전문교육을 표방한 이 학교는 일반 대학들과 차별성이 없는 교육을 하면서 불필요한 소모적 경쟁만을 유발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예종이 설립된 취지는 예술대가 하지 못하는 특수하고 작은 범위의 교육을 맡게 하자는 것이었으나 음악원을 시작으로 영상원 등 5개원이 개원한 데 이어 종합대학처럼 통합교육과정, 예술경영과정 등을 개설, 확장을 일삼고 있다"면서 "전문예술인 양성이라는 설립취지에 맞추기 위해 한예종 시스템을 해체하고 음악, 무용, 전통예술 등의 영재교육에만 집중하는 개별 단일학교로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이사장과 비슷한 시각이다.
실제로 국립대학 한예종이 영화 분야에 뛰어들면서 사립대학 영화학과 관계자들의 불만이 심화되고 있다. 한예종 출신 영화인 스타를 배출하지도 못하면서, 민간영역과 아무런 차별성도 없이 국립대학에서 인재만 빼앗아가 불필요한 출혈경쟁의 주범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미 산업화의 길을 걷고 있는 영화장르에 대한 교육을 대체 왜 국민세금을 투입하여 정부에서 육성해야 하느냐는 논리적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황지우 총장, 심광현 교수, 진중권 객원교수 등 예술 실기 비전문가들의 30억대 부실사업 의혹에 대해서 현재 문화체육관광부는 감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결과에 따라 한예종 전체의 개혁의 여론이 점점 더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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