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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재칼럼] 박근혜와 윤석열은 태블릿 진실 앞에서 겸허하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민들과 지지자들이 믿어준,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본인의 발언에 꼭 책임을 져야”

[변희재 ·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김한수부터 유영하까지, 이들은 모두 자신의 사적 이익을 위해 진실을 짓밟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속일 수 있었다. 문제는 박근혜 전 대통령 본인이다.

필자는 2020년 3월말경, 태블릿 실사용자 및 조작주범이 김한수라는 사실을 명확히 밝혀낸 뒤, 세 차례에 걸쳐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 측에 관련 자료를 송부했다. 물론, 유영하와 강용석 등이 김한수와 유착, 태블릿 진실규명을 악랄하게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도 분명히 알렸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측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수치소에 수감된 몸인 만큼, 당시엔 어쩔 수 없었을 것으로 이해했다. 




필자는 2021년 12월초에 이규택, 김경재 등 박 전 대통령의 원로 측근들, 최대집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조영환 올인방송 대표, 강민구 턴라이트 대표 등 대표적 보수 인사들과 함께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위한 조직을 발족했다. 노재봉 전 총리, 현경대 전 의원, 심동보 전 해군 제독 등 보수인사들의 석방 촉구 서명을 받아 신문에 광고를 게재하고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법무부 측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서울, 대구, 부산 등에서 석방 촉구 집회를 열었다.

결국 같은달 24일, 문재인 대통령은 크리스마스 이브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 전격적으로 사면석방을 선언한다. 대다수의 태극기 지지층들은 환호했지만, 필자는 석방 이후에 유영하 등 박 전 대통령 측근들의 태블릿 조작세력과의 유착 문제, 또 조원진 우리공화당 세력의 박근혜팔이 문제 등을 어떻게 해결할지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그런 필자의 걱정이 무색하게도, 박 전 대통령은 석방이 되자마자, 유영하와 더불어 태블릿 진실규명을 그토록 방해해온 강용석, 김세의 등과 함께 자신의 지지자들이 보낸 편지를 묶어낸 책을 발간한다. 필자를 더 답답하게 한 것은 박 전 대통령 자신이 거주하게 될 대구의 사저를 김세의, 강용석 등으로부터 돈을 빌려 매입했다는 소식이었다. 그래도 갑작스런 석방에 아직 주변이 정리되지 않아 그렇다고 이해했다. 

그러나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 뒤 국민들을 향한 첫 정치적 메시지, “유영하를 대구시장으로 지지해달라”가 나왔다. 유영하를 추천하는 이유는 수감된 시절 자신을 도왔다는 것, 하나였다. 그렇게 되면 감옥까지 끌려가며 태블릿 조작 문제의 진실을 규명한 필자와, 이를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방해해온 유영하의 관계 문제는 대체 뭐가 되는가. 논리로만 보면 박 전 대통령을 도우려는 유영하를, 필자가 오히려 계속 방해해온 게 되지 않는가.




더구나 김세의로부터 약 25억 원을 빌려서 샀다는 대구 사저의 구입비 문제는 지금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2022년 5월, ‘신의한수’ 신혜식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이 김세의 대표에게 빌린 돈은 곧바로 박 전 대통령의 친동생 박지만 GE 회장이 갚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지금도 김세의는 여전히 돈을 받지 못했다며 박 전 대통령에게 “돈을 갚으라”고 독촉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지지층의 편지를 모아 엮어낸 책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는 가세연에서 총 30만 부를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정가 1만 5천 원으로, 서점 유통 마진을 제외하면 1권 당 8천 원씩, 총 30만 부이면 약 24억 원이 가세연의 통장에 현찰로 입금되었을 것이다. 아무리 최고급 용지를 사용한다 해도, 최대 권 당 3천 원의 원가 총 9억 원정도라면, 가세연은 15억 원 정도의 수익은 남겼을 것이다. 그러나 김세의는 고작 6억 원의 수익 밖에 나지 않았다면서 박 전 대통령에게 “돈을 더 가져오라”며 호통을 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결국 출소 이후, 자신이 사는 집은 물론 자신이 낸 책의 돈 문제 하나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서 김세의 같은 불량 유튜버에게도 약점을 잡히게 된 꼴이다. 이 모든 게 결국 가세연과 유착해온 유영하의 책임 아닌가. 이런 자를 최측근으로 두면서 자신의 집과 책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애초 K스포츠·미르재단 문제 같은 것을 똑바로 해결할 수 있었을까.

박 전 대통령은 결국 유영하와 가세연 등 태블릿 조작 세력, 또는 최소한 거기에 유착된 세력과 함께 어울렸던 것이다. 아무리 좋게 해석하려해도 박 전 대통령은 태블릿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든지 별 관심이 없다고 밖에 달리 해석할 수가 없다.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이 벌어졌을 때 유영하를 포함하여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모든 참모와 측근들은, 이를 박 대통령 모르게 최서원이 벌인 짓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이런 논리는 자신의 사적 인맥조차 관리하지 못한 박 대통령의 무능과 무책임 문제로 이슈화되면서 탄핵 여론을 전혀 누그러뜨리지 못했다. 오직, 박 대통령도 어찌하지 못했다는 최서원 혼자만의 막가파식 ‘국정농단’ 이슈가 강하게 부각되면서, 유영하, 정호성 같은 그의 참모와 측근들은 면죄부를 받게 됐던 것이다.

그러나 재판과정에서 최소한 K스포츠·미르재단의 경우, 최서원보다는 박 전 대통령의 안종범 전 경제수석과 전경련 측 인사들이 주도했다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났다. 특히 안종범 전 수석은 SK 등 대기업들에 돈을 요구한 당사자로 박 전 대통령을 지목했다. 과거 박 대통령은 K스포츠·미르재단이 설립되는지조차 몰랐고, 안종범 당시 수석으로부터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문화, 스포츠재단을 만들고 있다”는 보고를 받아, “도와주라”는 입장을 표명한 게 전부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삼성 이재용, 롯데 신동빈 등 대기업 총수들과의 회동에서 “대기업 스스로 재단을 만들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는데, 돈을 내라는 말을 왜 했겠냐”는 입장이다.







박 전 대통령의 말이 진실이면 안종범 전 수석의 말은 거짓이고, K스포츠·미르재단 설립과 대기업 돈을 뜯어낸 주모자는 결국 안 전 수석이 된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도 유영하도 이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린 바가 없다. 그렇게 해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본 인물이 ‘국민마녀’ 최서원이다. 어찌보면 최서원은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경제 비서 안종범을 관리못한 책임을 혼자서 덮어쓴 셈이다.

필자는 우종창 전 월간조선 기자의 기사와 책 등으로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K스포츠·미르재단의 주모자가 최서원이 아니라 안종범이라면, 오히려 박 대통령의 국정농단을 막지 못한 책임은 더 커질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여러차례 지적한 바 있다. 민간인 최서원에 대해선 자신의 레이더 밖에서 움직여 몰랐다는 핑계를 댈 수 있지만, 자신의 정식 라인이자 공식 수하인 경제수석비서관도 자신이 모르게 전경련과 함께 자신의 이름을 팔아 재단을 설립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박 전 대통령이 유영하, 강용석 등 태블릿 조작 세력과 함께 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문제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그래도 차라리 모든 것을 최서원이 단독으로 해먹은 것으로 덮어씌워 놓는 것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에 더 유리하다면, 굳이 향후 최서원의 목소리에도 일정 정도 신뢰를 부여할 수 있게 될 태블릿 조작 문제의 진실을 밝혀내고 싶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박 전 대통령의 호언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실제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그토록 기를 쓰고 태블릿 진실을 은폐하고자 했지만, 결국 진실은 다 밝혀진 것이 아닌가. 설사 박 전 대통령이라고 해서 진실을 파묻을 권리도, 능력도 갖고 있지 않다. 물론 이는 윤석열 현 대통령, 한동훈 현 법무부 장관도 마찬가지다. 

박근혜 전 대통령,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 그리고 “탄핵 무효”를 외치다가 “윤석열, 한동훈 만세”를 불러대며 태블릿 진실을 애써 외면하는 보수 태극기 변절자들에게, 적어도 태블릿 진실만큼은 지난 6년간 쉼 없이 파헤쳐왔다고 자부하는 필자로선 “진실 앞에서 겸허하라” 이 한마디만 해줄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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