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본 칼럼은 변희재 본지 대표고문이 2023년 5월 12일 오후 4시, 아트센터나비 앞에서 발표하고 노소영 관장에게 전달하는 공개편지 전문(全文)입니다. |
[변희재 ·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님께,
저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의 도화선이 된 ‘JTBC 태블릿’과 관련, 그 조작수사 의혹 문제를 지난 6년여 간 파헤쳐온 미디어워치의 대표고문 변희재입니다.
최근에 저는 탄핵 정국때 검찰이 ‘JTBC 태블릿’을 ‘최순실의 태블릿’으로 둔갑시킨 사실은 물론, 당시 특검 파견 검사들이었던 윤석열 현 대통령과 한동훈 현 법무부 장관이 ‘장시호 태블릿’을 ‘최순실의 두 번째 태블릿’으로 둔갑시킨 사실까지 모두 밝혀내어, 이런 사실을 상세히 설명한 ‘나는 그해 겨울 저들이 한 짓을 알고 있다’라는 책을 얼마전에 발간했습니다.
제 책은 탄핵 정국때 세간에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의 도구’로 알려졌던 증거가, 실은 일국의 대통령 탄핵과 구속을 목적으로 검찰 내 일부 세력들에 의해 철저하게 날조됐다는 사실을 낱낱이 밝혀놓은 책입니다. 저는 이 책을 태블릿 조작수사 핵심 중 한 사람인 한동훈 장관과 그의 부인, 그리고 한 장관과 함께 조작수사에 가담했던 검사들에게 보내주었습니다. 그런데, 툭 하면 고소고발에다가 구속영장까지 남발하는 윤석열과 한동훈의 검찰세력은 현재까지 저를 상대로 고소고발은커녕 항의 정정요청 전화 한통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태블릿 조작수사 사건에서 핵심은, 검찰이 ‘JTBC 태블릿’을 ‘최순실의 태블릿’으로 조작하는 과정에서 해당 태블릿의 실제 사용자이자 조작주범인 김한수 당시 청와대 뉴미디어국장의 태블릿 통신요금 납부 사실을 은폐했다는 데에 있습니다. 문제는, 바로 이러한 치명적인 조작수사 범죄에 귀하의 남편 최태원 SK텔레콤 회장이 관여했다는 것입니다.
최태원은 검찰이 짜놓은 김한수의 거짓 알리바이대로 SK텔레콤의 회사 시스템을 동원하여 태블릿 이동통신신규계약서 내용을 날조했습니다. 날조된 이 계약서는 공무상비밀누설 여부를 다투는 박근혜 대통령 형사재판은 물론 JTBC의 태블릿 조작보도 여부를 다투는 저의 형사재판 모두에 피고인 유죄의 증거로 제출되었습니다.
저는 이미 2020년 5월 19일, 최태원 당시 SK그룹 회장에게 태블릿 실사용자 및 입수경위 조작과 관련된 계약서 위조 행위의 전말을 밝혀달라는 공문을 발송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태원 측으로부터 아무런 답변이 없어 저는 추가 조작 증거를 확보한 뒤 2022년 1월 11일, SK텔레콤을 상대로 2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하지만, 최태원은 약 한달 뒤 재벌 총수로는 이례적으로 계열사 SK텔레콤의 회장을 겸직하고 나섰습니다. 그리고 역시 약 한달 뒤인 3월 18일에 SK텔레콤 측은 법무법인 온새미로를 통해 제가 제기한 소송의 재판부에 타 가입자 명의의 샘플계약서(청소년 이동전화 신규계약서) 하나를 물증으로 제출했습니다.
태블릿 이동통신 신규계약서에서는 곳곳에 조작 흔적이 나타나 있었습니다. SK텔레콤 측은 이러한 조작 흔적을 가리기 위하여, 태블릿 이동통신 신규계약서를 포함하여 대리점 직원들이 관행적으로 고객들을 대신해서 비슷한 방식으로 이동통신 계약서를 작성해왔던 것인양 꾸미려고 해당 샘플계약서를 제출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문서감정원 감정 결과로 태블릿 계약서와 샘플계약서, 두 계약서의 필적이 모두 김한수의 필적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 문제는 오히려 SK텔레콤 측이 김한수와 공모하여 또 하나의 위조 계약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나게 되었습니다.
국가의 허가를 받아 이동통신사업을 수행하는 일개 통신사 기업 따위가, 일국의 대통령을 탄핵과 구속으로 몰아갔던 사건에서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물론이고, 해당 사건의 조작 여부를 캐내려 하고 있는 언론인에 대한 재판에도 상습적으로 조작된 증거를 제출해 피고인에게 누명을 뒤집어 씌우는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이전부터 재벌개혁을 주장해온 진보 인사들인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 평화나무 김용민 목사, 민주시민기독연대 양희삼 목사 등이 최태원 회장과 SK텔레콤 측에 “도대체 왜 윤 모 씨 명의의 계약서가, 태블릿 조작주범 김한수의 필적으로 적혀있냐”며 계약서 위조 문제의 해명 및 자백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였습니다. 그러자 SK텔레콤 측은 “아무런 답변을 할 수 없다”며 사실상 스스로 범죄를 인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다만 최근 최태원 측은 태블릿 조작의 공범인 윤석열 옆에 바짝 붙어다니며 권력을 이용해 진실을 은폐해보려는 공작을 펼치는 듯합니다. 공수처의 경우, 과거 SK텔레콤과 공모해 계약서 위조 실무를 담당한 검사 3인(김용제, 강상묵, 김종우)에 대한 모든 범죄증거를 확보하고서도 이들을 체포 조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가 SK텔레콤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한 소송에서의 재판부는, 태블릿 계약서 위조 증거가 하나둘 드러나자 과거에 JTBC가 저를 고소했던 형사사건을 돌연 핑계대면서 재판을 중단해버렸습니다.
저는 최태원과 SK텔레콤의 경악할 만한 상습적 증거조작 문제에 대해서 노소영 관장님의 책임도 있다고 봅니다. 박근혜 정권 당시 최태원 회장이 공금횡령으로 구속되어 있을 때 노소영 관장님은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게 최태원을 사면석방시키지 말라는 편지를 보낸 적이 있습니다. 실제 최태원의 사면석방은 자신이 기대한 것보다 한참 늦은 2015년 8월 15일에 이뤄졌습니다.
최태원은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기여하라는 박 대통령의 뜻을 저버리고, 석방된 지 4개월 만에 자기 내연녀의 존재를 밝히고 이혼을 선언하는 파렴치한 배신행위를 저지릅니다. 당연히 박 대통령은 크게 분노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저는 태블릿 조작수사 문제를 제기했던 초기에는 검찰의 압박에 의해 SK텔레콤이 어쩔 수 없이 태블릿 계약서 조작에 협조해주었을 거라 봤습니다. 그러나 명백히 조작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최태원은 오히려 SK텔레콤 회장까지 겸임하며 2차 계약서 조작을 감행하고 안진걸, 김용민 등 촛불인사들의 해명요구까지도 묵살하면서 버티는 걸 보면서, 그가 박 대통령을 탄핵, 구속시킨 윤석열의 검찰과 끈끈한 공범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박영수 전 특검과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박근혜 탄핵수사 주역들의 ‘50억 클럽’과 함께 거론되는 대장동 비리 사건의 뒷돈 역시 SK그룹 측이 댄 것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결국, 애초에 최태원은 자신의 사면을 노소영 관장님의 요청에 따라서 피일차일 미루었던 박근혜 대통령에게 앙심을 품고 있다가, 마침 검찰이 박 대통령에게 누명을 씌우는 조작수사를 제의하자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탄핵의 스모킹건이라고 하는 ‘최순실 태블릿’을 날조하는 일에 참여했던 게 아니냐는 것입니다.
최태원과 노소영 관장님의 다툼은 본질적으로 부부싸움입니다. 그 부부싸움에 일국의 대통령을 개입시키고, 그 결과 대통령이 탄핵, 구속되고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면, 그에 대해 노소영 관장님의 책임도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노소영 관장님과 최태원의 재산 분할 분쟁의 핵심은 SK텔레콤일 것입니다. SK그룹은 귀하의 부친 노태우 정권 당시 이동통신사업자로 선정되었다가, 사돈 기업 특혜라는 여론을 의식, 형식적으로 사업권을 반납한 후에 국영기업 한국이동통신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SK텔레콤을 설립했습니다. 즉 최소한 SK텔레콤에 대해선 노씨 가문의 기여도가 분명히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SK텔레콤이 일국의 대통령을 탄핵, 구속시키기 위해 고객의 정보를 상습 조작하는 범죄를 저지른 것입니다. 조만간 최태원 등 조작에 가담한 SK텔레콤 인사들 모두가 중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당연히 SK그룹은 국가허가사업인 이동통신사업에서 손을 떼야 할 것이고, 지분 매각의 방법을 택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지분이 매각되어 SK그룹이 보유하게 될 약 5조에서 10조 원대의 자금은 피해자 박근혜 대통령의 의사에 따라서 아마도 전액을 사회적으로 기부하게 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노소영 관장님 본인이 바라는 재산 분할의 근거가 되는 SK그룹의 SK텔레콤 자산은 모두 사회화되는 것입니다.
이에 제가 노소영 관장님께 요구하는 바입니다. 최태원과 SK텔레콤 측의 박근혜 탄핵과 구속을 위한 조작 범죄 행위를 낱낱이 국민들에게 고발해주십시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인간적으로 사과를 해주십시오. 그렇게 해서, 노 관장님과 최태원 사이의 다툼을 단순한 이혼 뒤의 재산분할 사건이 아닌, 재벌의 국사범죄, 부정비리, 진실투쟁 사건으로 공론화를 시켜주십시오.
앞서 말씀대로 최태원은 윤석열에게 바짝 줄서있고, 그에 발맞춰 공수처도, 법원도 직무를 유기하며 도망다니고 있습니다. 과연 윤석열 정권 하에서 노소영 관장님이 원하시는 재판 승소 결과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차라리 공익적 기준으로 최태원을 심판하는데 힘을 보태주십시오. 그뒤 노소영 관장님이 원하는 바는 박 대통령과 상의해서 이루도록 하십시오.
저는 물론 노소영 관장님의 도움 없이도 촛불과 태극기의 동지들과 함께 이 사건을 마무리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사건 해결이 늦으면 늦을수록 최태원으로 인한 SK그룹 측이 입을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입니다. 당연히 노소영 관장님이 찾아야 할 몫도 줄어들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노 관장님도 역시 전직 대통령의 자제분으로서 국익과 공익을 기준으로, 자신이 해야할 일,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2023년 5월 12일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