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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장시호 태블릿’ L자 잠금패턴 조작 확정… ’JTBC 태블릿’ 조작까지 밝혀지나

박영수 특검팀, 장시호 조사하는 시점에 잠금패턴 설정 변경하고 관련 기록까지 삭제 ... 포렌식 감정으로 드러난 태블릿 조작 수사 실태

지난달 29일에 있었던 최서원(개명전 최순실) 씨의 법률대리인 이동환 변호사에 의한 ‘장시호 태블릿’(제2태블릿) 포렌식 검증 결과 발표 기자회견. 여기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기기의 L자 잠금패턴 조작 여부였다. 이 변호사는 박영수 특검팀에 의한 여러 태블릿 조작수사 문제 중에서도 L자 잠금패턴 조작 사안이 이번 포렌식 감정에서 가장 확실하게 증명이 이뤄진 사안이라고 단언했다.



박영수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2017년 1월 11일 브리핑에서 최서원(개명전 최순실) 씨의 조카인 장시호 씨로부터 제출받은 기기라며 한 태블릿을 꺼내들었다. 이 특검보는 이 ‘장시호 태블릿’을 두고 최서원 씨의 또 다른 태블릿이라고 밝히면서, 당시 조작 시비가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했던 ‘JTBC 태블릿’(제1태블릿)에 대한 논란까지 같이 잠재우려고 나섰다. 브리핑에서 이 특검보는 “최씨가 사용하는 모든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잠금 패턴은 ‘L’로 동일하다”며 “이번 태블릿에도 그 패턴이 그대로 적용됐다”고 밝혔다. 

최서원 씨가 모든 모바일 기기의 잠금패턴을 ‘L’자로 사용했다는 근거는 무엇이었을까. 특검팀이 공개한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장시호의 진술 외에는 다른 근거가 일체 없다. 이규철 특검보는 ‘장시호 태블릿’에 대해서 정상적인 포렌식 절차를 진행했다고 밝혔지만, ‘장시호 태블릿’에 대해서는, 최근 최서원 씨가 반환소송을 통해 이미징파일을 확보하기 전까지는 관련 포렌식 자료가 단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었다. 당연히 이 기기의 잠금패턴과 관련한 포렌식 자료도 역시 공개된 바가 없었다.

최서원 씨가 사용했다는 잠금패턴 ‘L’자의 비밀과 관련한 실마리는 최근 들어 다른 곳에서 풀리기 시작했다. 2021년 여름, 최 씨의 법률대리인인 이동환 변호사는 최 씨의 스마트폰이 애초 특검팀의 증거목록에 올라있지도 않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검팀은 최 씨의 스마트폰을 압수한 바가 없다. 최 씨도 스마트폰을 특검에 제출한 바 없으며 스마트폰에 비밀패턴은 쓰지도 않았다. 결과적으로 특검팀은 애초 취득한 바도 없는 최 씨의 스마트폰과 새로 제출받은 ‘장시호 태블릿’의 잠금패턴이 같다고 하면서, 엉뚱한 사람의 태블릿을 최서원 씨의 태블릿으로 둔갑시킨 셈이다.



이동환 변호사는 최 씨의 스마트폰을 압수했다는 특검팀의 브리핑을 그대로 옮겨적었던 언론사들에 즉각 정정보도를 신청했고, 실제로 한국경제TV, 국제신문, 이데일리, 서울신문, 뉴시스가 정정보도에 응했다. 남은 것은 ‘장시호 태블릿’에는 과연 ‘L’자 패턴이 설정돼 있느냐는 여부였다. 올해초 최서원 씨의 태블릿 반환소송이 시작됐고, 여름에 결국 ‘장시호 태블릿’의 이미징파일이 확보됐다. 당시에 미디어워치는 이 이미징파일 확보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짚었다.

“‘제2태블릿’과 관련한 조작 문제의 핵심쟁점은 L자 패턴 설정시점이다. 특검은 과거 수사결과 발표 당시, ‘제2태블릿’과 ‘JTBC 태블릿’(‘제1태블릿’), 최서원 씨 핸드폰의 비밀패턴이 모두 L자였다고 밝히며 태블릿을 최 씨의 것으로 확정지었던 바 있다. 만약 이번 포렌식 감정을 통해 ‘제2태블릿’의 비밀패턴이 특검에서 이 기기를 확보하고 있던 시기에 새로 조작 설정된 것으로 밝혀진다면, 탄핵 정국 당시 검사들에 의한 증거조작이 사상 최초로 공식화가 되는 셈이다.”


‘장시호 태블릿’에 대한 4개월에 걸쳐 이뤄진 포렌식 결과, 놀랍지만 사실상 예견됐던 사실이 발견됐다. ‘L’자 잠금패턴과 관련해 실제로 증거인멸이 이뤄졌음이 확인된 것이다. 

사이버포렌식전문가협회(KCFPA)의 포렌식 감정에 따르면, 2017년 1월 5일 오후 2시 55분, ‘장시호 태블릿’은 잠금패턴 설정에 변경이 가해졌다. 특검팀 조서에 따르면, 같은 시간에 장시호는 특검팀에서 조사를 받고 있었으며 장 씨는 이때 단지 잠금패턴을 열어봤다고 되어 있지만 포렌식 결과는 실제로 이때 오히려 증거인멸이 이뤄졌음을 명백히 가리키고 있다. 잠금패턴은 이후 1월 25일과 2월 1일에도 각각 한 차례, 총 두 차례 더 변경이 가해진 뒤, 이러한 변경 내용을 알 수 없도록 관련 기록까지 삭제됐음이 포렌식 결과 확인됐다. 이처럼 이번에 발견된 L자 잠금패턴 조작 사실은, 관련 별도 추가 사실관계 확인도 사실상 더 필요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특검팀이 저지른 증거인멸 범죄 중에서 가장 확실하게 증명된 사안으로 꼽힌다.

한편, ‘장시호 태블릿’에는 애초에는 실사용자를 확정할 결정적 증거인 ‘지문’이 암호로 등록되어 있었음도 포렌식 결과로 밝혀졌다. 하지만 포렌식으로도 지문 내용이 담긴 시스템 파일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역시 특검팀에서 시스템 파일들을 포렌식으로도 복구가 불가능하게끔 삭제 처리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검팀에 의한 ‘장시호 태블릿’의 잠금패턴 조작은 ‘JTBC 태블릿’(제1태블릿)의 잠금패턴에 대해서도 조작 의혹을 낳게 할 수 밖에 없도록 한다. 특검팀은 ‘JTBC 태블릿’을 비롯한 최서원 씨가 사용하는 모바일 기기 일체의 잠금패턴이 ‘L’자라고 밝혔지만, 특검팀이 압수한 최 씨의 다른 스마트폰들은 존재조차 하지 않았으며, 이번에 ‘장시호 태블릿’의 ‘L’자 패턴도 결국 조작으로 드러났다.

과거 JTBC는 이규철 특검보의 2017년 1월 11일 브리핑 이후에야 ‘JTBC 태블릿’의 입수경위에서 잠금패턴 문제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JTBC는 자사의 김필준 기자가 더블루K 빌딩에서 우연히 발견한 태블릿을 현장에서 켜보고선 또다시 우연히 ‘L’자를 그어 잠금패턴을 열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잠금패턴 암호를 우연히 열어볼 수 있는 확률은 14만분의 1이다. ‘장시호 태블릿’의 경우로 봤을때, 결국 ‘JTBC 태블릿’의 경우도 JTBC 또는 검찰의 입수시점에 잠금패턴이 조작됐을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장시호 태블릿’과 관련, 당시 수사 총책임자는 물론 박영수 특검팀의 박영수 특검이다. 언론에 직접 수사결과를 발표했던 이가 이규철 특검보이자 대변인이며, 수사 실무는 수사4팀의 윤석열 당시 검사(수사 4팀장, 현 대통령)와 한동훈 당시 검사(수사 4팀원, 현 법무부 장관)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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