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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전격 연장 협상이 이뤄진 이틀간 양측의 마지막 공방은 이전보다 더욱 극적이고 치열했다.

우리측 일부 분과는 사실상 우리측의 최종 양보안을 일찌감치 미국측에 던져놓고 미측의 선택을 압박하는 전술을 구사하기도 했고 또다른 일부 분과는 막판까지 열띤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31일 오전부터 시작된 연장 시한은 2일까지, 48시간이 아닌 3일째 이어지고 있다.



◇ 31일 오전시한과 연장 사이

사실상 연장 협상이 결정된 31일 오전 4시30분께 배종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미국측 협상단에 우리측의 농산물 분야 최종 양허안 카드를 던졌다. 우리측의 마지노선인 셈이었다.

배 국장은 카드를 던진 뒤 "그냥 자자"고 말했다.

배 국장의 전격 공세에 미측 협상단의 일부는 놀랐다는 후문이다.

이미 연장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던 31일 오전에 왜 우리측이 일찌감치 막판 카드를 던졌는지, 특히 농업협상단이 연장 사실을 몰랐는지는 다소 의문이지만 어쨌든 최대 쟁점인 농업분야의 공은 미국으로 넘어갔다.

이로부터 3시간 가량 뒤인 오전 7시30분 김종훈 수석대표는 이틀간 연장 협상을 선언했다.

그리고 농업협상은 연장 발표 직후인 오전 10시께 협상을 재개했으나 곧 종료됐다.



◇ 밤부터 시작한 본격 협상

밤새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던 양측 협상단은 대부분 지쳤는지 31일 낮중에는 협상이 활발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이날 저녁부터 다시 쟁점분야는 치열한 공방을 재개했다.

오후 8시께 협상장인 하얏트호텔에 들어온 이재훈 산업자원부 제2차관은 4시간 이상 흐른 1일 오전 0시30분께 협상장을 떠났다.

이 차관은 취재진의 질문공세에 "우리가 원하는 것(관세 양허안)을 얻으려면 우리도 줘야 하는데 그 부분이 쉽지 않다"며 "(미측이 요구하는) 우회수출 방지 논의가 이뤄졌다"고 짧게 대답했다.

함께 섬유분야 논의를 위해 밤 10시께 협상장에 들어선 허용석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새벽 2시를 넘겨 호텔을 빠져나갔다.

그는 "섬유협상은 저녁에 끝났지만 지금까지 내부적으로 회의했다"고 말했다.



◇ 농업분야 29시간만에 협상 재개

전날 우리측 카드에 대한 미측의 검토를 기다리며 협상을 쉰 농업분야는 1일 오전 9시를 넘겨 29시간만에 협상을 재개했다.

민동석 농림부 통상정책관은 "오전에 실무협상이 시작되고 나중에 고위급 협상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배 국장은 "일부 품목에서 의견 접근 있지만 핵심 품목의 경우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비슷한 시간 이재훈 산자부 2차관도 협상장에 들어갔다.

오후 5시께 금융협상을 위해 협상장에 올라간 김성진 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은 "일시 세이프가드 문제를 협상한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나 이번 회의가 마지막이 될 지는 속단하기 이르다"고 말해 협상이 쉽지 않은 국면임을 짐작케 했다.



◇ 떠나는 크라우더

미국측 농업협상의 전권을 가진 리처드 크라우더 미 무역대표부(USTR) 농업 수석협상관이 오후 5시35분께 주한 미국 대사관 차량으로 협상장을 떠난 뒤 출국을 위해 공항으로 갔다.

지난달 29일부터 매일같이 "다음 일정 때문에 가야 한다"는 소식이 되풀이되던 그가 마침내 진짜로 뜨자 협상장 주변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우리측의 농업 대폭 양보 내지 농업분야의 위기 봉착이라는 두 가지 극단적 시나리오를 상정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협상단 관계자는 "우리측이 어제 제시한 양허안을 그대로 수용하지는 않는 것 같다"며 아직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는 대치국면이라고 설명했다.



◇ 대외경제장관회의 열려

31일 오전 7시30분 브리핑에서 김종훈 수석대표가 발표한 협상시한은 2일 오전 1시.

하지만 협상단은 이 시간에 모든 협상이 종료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 것으로 보였다.

배종하 국장은 1일 저녁 7시40분께 협상장을 빠져나오며 "시한은 모르겠다. 꼭 물리적으로 1시인지도 모르겠다"며 알듯말듯한 말을 취재진에 남겼다.

이날 밤 9시30분 청와대에서는 권오규 경제부총리 주재로 대외경제장관회의가 소집됐다.

이에 앞서 7시40분께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종훈 수석대표가 협상장을 떠나 청와대로 향했다.

협상장에는 다시 타결선언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돌았지만 정부 관계자는 "이 회의는 마무리된 타결안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로 알고 있다"면서 "따라서 이 회의가 열린다고 해서 협상이 타결된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 김현종.버시바우 협상장 재출현

낮에도 협상장을 찾았던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가 밤 10시30분 협상장에 다시 나타나 협상장쪽으로 올라갔다.

버시바우 대사는 "시한내 끝낼 수 있을 것 같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I hope so)라는 짤막한 한마디를 남긴 채 협상장으로 향했다.

이어 청와대로 갔던 김 본부장과 김 수석대표가 협상장에 복귀했다.

버시바우 대사와 김 본부장은 정부의 최종안을 각각 받아들고 이를 협상단에 전하기 위해 복귀한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됐다.

한편, 이런 가운데 협상장에는 최민희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이 갑작스레 나타났다.

최 부위원장은 취재진의 주목을 피해 조용히 협상장에 올라가며 "방송분야를 마지막으로 점검하러 왔다"는 말을 남겼다.



◇ 아직도 진행중인 협상

협상장 주변은 밤새 별다른 특징없이 조용히 지나갔지만 이 시간 양측 협상단은 농업과 자동차 등 핵심 분야에서 합의를 이뤘다.

그러나 협상의 종결 선언이나 타결발표는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2일 오전 7시를 또 넘겼다.

오전 8시를 넘겨 오랜만에 협상단의 핵심 인사중 하나인 민동석 농림부 통상정책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미국이 더 이상 쇠고기 위생.검역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얻기 위한 별도의 합의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오전 9시를 넘겨도 협상은 끝나지 않고 있다.

금융협상을 맡고 있는 신재윤 재정경제부 국제금융심의관은 "타결이 임박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며 "언론이 너무 타결 임박을 강조하면 우리측 협상단에 압력이 되며 결국 오래 버틴 쪽이 이기는 것"이라는 말을 남긴 채 협상장으로 올라갔다.





(서울=연합뉴스) jsk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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