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정기구독 미디어워치샵

기타


배너

섬유 대표적 수혜업종...자동차, 효과 제한적

FTA타결과 업종별 전망

한미FTA가 타결됨으로 인해 각 업종별로 손익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긍정적 효과가 높은 산업이 있는 반면 부정적 효과로 자연스런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업종도 있다. 각 업종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해 본다.

◆ 자동차
많은 논란이 있었던 자동차 산업은 중장기적 효과는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그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을 것이란 반응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박동철 산업정책팀장은 “3000cc이하 중소형 승용차 관세 2.5%를 즉시 철폐하더라도 대형 승용차와 관세가 25%에 이르는 픽업트럭의 관세는 각각 3년, 5년씩 유예키로 해 사실상 FTA효과는 제한적”이라도 말했다.

배기량 기준으로 따지는 자동차세제의 단계가 5단계에서 3단계로 바뀌는 부분은 국내 업체들도 똑같은 적용을 받기 때문에 유,불리를 따지기는 어렵지만 특소세가 인하되거나 없어지는 경우라면 자동차 소비자 가격은 크게 인하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차 등 국내업계는 미국산 일본차의 우회 수입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는 “한미FTA체결은 시장기회가 넓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이지만, 미국산 일본차 수입문제는 여전히 고려해야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자동차 부품산업의 경우는 미국산 부품수입이 적은 반면 국내 완성차 현지공장 건설은 활발해 상당한 무역이익 예상된다.

◆ 전자
한미간 이미 관세가 없는 품목이 많고 있더라도 제품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아 FTA체결은 전자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도체등 IT제품은 이미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ITA협정에 의해 미국에서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고 있다.

미국에 수출되는 가전제품중 디지털 TV는 5%, 백색 가전에는 1-2%의 관세가 붙는데 삼성전자나 LG전자의 경우 미국으로 가는 제품을 나프타 협정 체결국인 멕시코의 현지공장에서 생산해 공급하고 있어 관세와 무관하다.

반면 GE, 월풀 냉장고등 미국산 가전제품은 수입관세가 없어지면 한국시장 수출이 확대되는 효과를 거둘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FTA 체결로 인해 미국의 기술 투자유치를 확대하고 선진경영기법 등이 도입될 여지가 넓어졌고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없어지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 섬유
FTA의 대표적 수혜품목으로 꼽히는 업종이다. 그러나 증가폭이 얼마나 될지는 현재로서 장담할수 없다는게 업계의 입장이다. 섬유업은 지난 2000년 36억달러에 달했던 대미 수출액이 해마다 줄면서 지난해에는 40%이상 줄어든 20억 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FTA체결로 대미수출이 증가세로 바뀌는 전환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30대 고관세로 수출돼온 스웨터 등 화학섬유 의류의 경우 4%, 8%대 관세율을 보여온 원사, 면사 등에 비해 FTA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높은 수출관세를 적용받아온 제품 가운데 얀포드 규정(원사의 생산지를 따져 원산지를 정하는 규정)을 충족시킬수 있는 것들은 수출이 상당정도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우회수출 방지를 명분으로 우리나라 수출업체등에 대해 경영정보에 가까운 자료들을 요구하고 각종 감시활동을 펼칠 것으로 보이는 점은 걱정스런 대목으로 꼽히고 있다.

◆ 기계
특성상 관세·가격보다 기술, 품질, 사후관리 등이 중요한 산업으로 한미FTA체결이 시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첨단기계류등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에서는 기술개발 위축등 부정적 효과도 예상된다.

수출면에서는 기존의 미국관세율이 무관세거나 1-2% 수준이기 때문에 관세철폐 효과는 적지만 수평선반(4.4%)등 일부 품목에서는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입면에서는 평균관세율이 6.4%로 미국 수출관세율(평균 1.7%)보다 높지만 기술수준이 높지 않은 제품에서는 국내제품이 가격, 품질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관세인하로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기계산업진흥회 관계자는 "관세철폐와 한국산 기계류에 대한 미국시장의 긍정적인 분위기로 FTA체결 이후 일시적으로 수출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같은 효과를 배가하기 위해서는 미국기업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수입비중이 높은 업종의 기술개발 촉진하는 등의 대응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철강
2004년 1월 1일부터 한-미간 철강분야의 무관세를 실현해온 철강업계는 이번 FTA타결이 철강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지만 수요 산업의 수출 증가에 따른 후방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양국간 철강 교역은 254만t 규모중 수출이 250만t으로 수입(4만t)의 60배가 넘는다. 금액도 20억달러대 4억달러로 16억달러의 흑자를 기록중이다. 수입물량은 스크랩 등 대부분 원료인 반면 수출품목은 열연, 냉연, 도금, 강관이 전체의 80%에 이른다.

철강협회 김성우 국제협력팀장은 "철강경기는 미국이 가장 좋아 대미수출은 성장 가능성이 높고 수입규제와 관련해서도 부당한 조사나 규제 남용에 대한 개선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 석유화학
석유화학업종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일부 고부가가치 제품이나 기술집약적 화학제품 수입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그러나 대다수 석유화학제품이 생산기술과 품질 차이가 크지 않은 것을 감안할 때 여타 업종 품목에 비해 그 파괴력은 작다고 볼 수 있다.

조형일 유화공업협회 통상협력팀장은 "양국이 서로에 제품을 수출할 기회가 늘어나 교역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지만 유화제품은 생산기술이 범용화돼있고 품질 차이도 적기 때문에 수출입 물량이나 구조에 격변이 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품별 관세철폐 기간 등을 감안하면 업체별로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의 한미FTA 영향 분석에 따르면 화학공업 분야 수입민감 제품은 76개로 집계된 바 있다.

특히 교역량은 작지만 작년 기준으로 미국은 한국에 21억달러 정도를, 우리는 미국에 10억달러 가량을 각각 수출해 무역적자가 11억달러 가량 발생, 수입량이 늘어남에 따라 적자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 정유
정유사들은 한마디로 "거의 영향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석유협회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우리 석유제품에 최고 0.8%의 관세율만 적용하고 있고 지리적으로 수급권역 자체가 달라, 수출 확대 여력도 크지 않다. 수입 역시 미국의 수출물량 부족으로 탄력적이지 못하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미국에 항공유, 휘발유, 경유 등을 30억 달러 가량 수출했고, 나프타 등을 1억4천600만 달러 정도 수입하는 데 그쳤다.

주정빈 석유협회 대외협력팀 부장은 "미국은 석유제품 최대 소비국으로, 우리의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기준 14.7%"라면서 "그러나 미국이 우리 수출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향후 수출 증가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뿐 아니라 수입도 일시적 수급 불균형을 맞추는 선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 건설
건설분야는 한미 FTA 타결이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조치로 건설 입찰시 자국내 실적만 인정해주던 걸림돌이 사라지게 됐지만 인력송출 문제와 하도급 문화 차이 등으로 인해 국내 건설사가 미국으로 진출하기는 여전히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보증기관 상호인정'이 배제됨에 따라 약소국인 국내 건설사가 미국 기관의 보증을 받기는 여전히 까다로울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성민 연구위원은 "국내 건설사가 미국에서 수주한 정부 공사는 미8군 물량을 제외하고는 지난 30여년간 합계가 약 500억원 정도로 미미하다"며 "무엇보다 국내 건설사의 기술력이 부족해 수주가 쉽지 않고, 정부 공사는 수익성도 낮아 큰 매력이 없다"고 말했다.

해외건설협회 김종현 실장은 "민간 건설시장은 이미 개방돼 있고, 공공부문은 장벽이 풀린다 해도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가시적 성과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자국 실적 인정 문제가 해소된 만큼 미국 시장 진출 기회는 넓어졌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국내 고속철도, 공항공사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에 진출할 경우 국내 건설시장의 영역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 조선
조선업종은 이미 선박 수입관세가 없고 한국 조선업계의 경쟁력이 워낙 막강하기 때문에 한미FTA로 인한 영향은 거의 없다는게 업계 분석이다.

한국조선공업협회 한장섭 부회장은 "미국 연안의 승객ㆍ화물 수송은 미국서 만들어진 미국적선에만 허용한다는 '존스액트'에서 양보를 이끌어냈다면 수출 측면에서 다소 긍정적이었겠지만 미국내 선박 발주물량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큰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선업은 관세장벽이 미미한데다 세계 어느나라와 견주어도 한국업체의 경쟁력이 월등해 한미FTA 타결 결과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금융
금융시장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이미 상당부분 개방돼 있어 추가로 문을 열 부분이 많지 않다. 따라서 FTA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측도 애초 우려와 달리 금융서비스 시장개방에는 보수적으로 접근했다.

금융권은 이번 협상이 장기적으로 선진 금융기법을 얻고 금융시스템을 선진화하는 계기가 될것으로 보고 있지만, 개방 초기에는 국경간 거래를 통한 자본 이동으로 금융시장 불안전성이 커지고 신금융 상품 시장을 미국 금융기관이 선점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금융기관이 우리나라에 점포를 두지않고 인터넷이나 전화등을 통해 우리나라 국민에게 금융서비스를 공급하는 국경간 거래는 제한적으로 허용키로 했다. 국경 간 거래와 관련된 쟁점 분야는 ▲자산운용업 ▲보험 중개업 및 보험 부수 서비스업 ▲금융정보 처리의 해외위탁 등이다.

신용평가업의 경우 국경간 거래를 허용하지 않되 미국 신용평가사가 국내에 지점이나 현지 법인을 설립해 진출할 경우 허가 조건을 완화해 주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미국에는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없는 금융서비스 또는 상품을 의미하는 신 금융서비스의 경우 법 개정이 필요없는 상품에 한해 개방하되 건별로 금융감독 당국이 허가토록 하는 방식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에 따라 개방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연구원 하준경 연구위원은 "신 금융서비스가 국내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새로운 금융상품의 인가와 관련된 국내법.규제 체제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업계가 이번 협상의 가시적인 영향권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자본시장통합법과 맞물려 금융산업의 개방이 확대되는 추세인 만큼 생존을 위해서는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