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 "석유와 광물에 이어 식량도 모자란다고들 하지만 사람들이 잊고 있는 사이에 정말로 사라져가고 있는 것은 바로 흙이다"
30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과 보스턴 글로브 등 미국 언론들은 2050년에 90억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지구상의 인류를 보존하기 위해 다른 자원들 못지 않게 토양이 중요하며, 과학자들이 토양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나아가 인공 토양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들에 따르면 토양, 즉 지표에서 농경을 가능하게 해 주는 가장 윗부분은 현재 상실되는 속도가 재생되는 것에 비해 10∼20배 빠른 상태다.
특히 중국 북부와 미국 서부, 호주, 사하라 사막 남쪽의 아프리카 지역 일부에서는 이미 표층 토양의 상실로 인해 경작 가능한 토지가 거의 사라졌다.
자연 상태에서 표층 토양이 형성되려면 암석의 분해와 식물군의 정착, 그에 따른 동물들의 생태계 형성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며, 15㎝ 두께의 토양이 만들어지는데 필요한 시간은 수만년에 이른다.
지금까지는 땅에서 식물이 잘 자라지 않으면 비료를 뿌리거나 새로운 경작 기술을 개발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왔는데, 토양이 점점 부족해지면 기존의 방법으로는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는게 토양 과학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미국 워싱턴대학 데이비드 몽고메리 교수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태평양 곳곳에 번성했던 고대 문명은 물론 고대 그리스나 로마도 토양 부족 때문에 쇠락의 길을 걸어야 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토양 부족 현상에 대한 과학자들의 대안 찾기는 크게 토양의 '힘'을 키우는 방법 모색과 인공 토양 제작으로 구분된다.
'검은 흙'이라는 뜻을 가진 아마존강 유역의 '테라 프레타' 토양을 연구하던 과학자들은 이 토양이 인공적으로 조성됐으며, 특히 목탄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목탄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기존 토양과 혼합되는지 여부에 따라 토양의 수명이 짧게는 수십년, 길게는 수천년까지도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인공 토양을 만들려는 학자들은 발전소에서 발생되는 분진이나 알루미늄 제련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들이 가금류의 배설물과 함께 중요한 원료가 될 것이라는 가정 아래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표층 토양 손실 속도가 위험 수준에 이르렀지만 연간 1㎜라는 속도는 정치인은 물론 농업인들조차도 체감하기 힘든 추세라며 토양 손실이 불러올 결과에 대한 관심 제고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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