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베이비붐 세대의 대량 퇴직으로 숙련 노동력 부족이 우려되고 있는 일본에서 주요 기업들 가운데 60세 이상의 노동력을 적극 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18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에 따르면, 세계 유수의 컴퓨터제어 공작기계 메이커인 화낙은 국내 제조업체로는 정년을 가장 먼저 65세로 끌어올렸다. 또 도요타자동차와 도쿄전력은 정년후 주 2-3일 근무하는 제도를 도입, 근로 의욕이 있는 한 계속 일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화낙은 60세를 넘더라도 노동시간 등의 근무 형태에는 변함이 없을 뿐 아니라 급여도 59세 시점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설정했다. 이 회사는 향후 3년간 전체 직원의 10% 정도인 160명이 60세를 맞기 때문에, 숙련 기술의 지속적인 활용과 계승을 위해 정년을 5년 연장했다.

바코드기기 업체인 사토도 이번달부터 정년을 65세로 연장했다. 급여는 실적연동형으로, 최고 평가를 받을 경우 59세 시점의 급여를 받게 된다. 종전에는 부.과장의 계급 정년제를 실시했기 때문에 56세에 급여가 정점에 달하도록 했으나 새 제도에서는 실적에 따라 승급이나 강등이 이뤄지게 된다.

도요타는 정년은 60세로 그대로 두되, 노동조건을 유연하게 함으로써 재고용을 쉽게 택할 수 있도록 했다. 생산현장 일부에서 60세 이상의 재고용자를 대상으로 1주일에 2-3일만 근무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했다.

또 도쿄전력은 재고용을 선택할 경우 주 3-5일 근무나 단축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전일본공수(ANA)항공도 비슷한 재고용제를 도입했다.

지난해 4월 시행된 일본의 '개정 고령자 고용안정법'은 고용 연령을 순차적으로 늘려 2013년에는 65세까지 고용하도록 기업들에 의무화하고 있다. 현재 대다수 기업들은 60세 정년 퇴직자를 대상으로 희망자에 한해 촉탁 등 형태로 재고용하고 있다.

일본에는 전쟁 직후인 1947년부터 49년까지 무더기로 태어난 이른바 '단카이(團塊)세대'의 인구가 작년 10월 현재 675만명에 달한다. 지난 1월 현재 일본 국내 전체 취업자(6천373만명) 가운데 7.7%인 500만명이 단카이세대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올해부터 3년동안 단카이세대 취업자들이 60세 정년으로 대량 퇴직하게 될 경우, 전후 일본 경제의 성장을 견인해온 숙련된 노동력의 부족을 초래하는 '2007년 문제'의 대책으로 일본 정부는 65세까지의 고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만든 데 이어 재고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lh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