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견해로 복당 반대하는게 새 지도부 부담 적어"
(서울=연합뉴스) 성기홍 기자 =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오는 7월 전당대회를 치른 후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임기를 불과 두달 남짓 밖에 남겨두지 않은 여당의 대표이다.
게다가 이번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18대 국회의 임기가 시작되는 5월30일이면 5선 의원으로서 20년 동안 달고 다니던 국회의원 금배지도 내놓아야 한다.
권력의 부침(浮沈)이라는 면에서 본다면 강 대표는 현 시점에서 권력의 정점에서 하산길에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의원직을 벗어던진 후 강 대표의 정치적 미래는 안갯속이다.
그런 강 대표이지만 최근 쏟아지는 여당발 뉴스의 한 중심에 있고, 여전히 강 대표의 한마디 한마디는 정치적 파장력을 함축하고 있다.
당사자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대안부재론이라는 의견들속에서 7월 전당대회에서의 강 대표 재추대론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고, 탈당 친박 인사들의 복당 문제를 놓고 박근혜 전 대표가 "7월 전당대회에 안나갈테니 복당시켜달라"며 강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2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사안들에 대해 다시 한번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못박으며 일관된 목소리를 냈다.
그는 "당 대표 하루도 더 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얘기했는데, 왜 자꾸 새 당 대표 후보 이름 쓸 때 내 이름을 거론하느냐"며 "어떤 일이 있어도 그런 일이 없다. 앞으로 그런 기사를 쓸 때 아예 내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다.
`후임 당 대표의 조건이라도 제시해달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불필요한 해석을 의식한 듯 답변을 피했고 "내 임무는 전당대회를 관리하는 것까지"라고 못박았다. 자신의 의지도 그렇지만, 상황의 흐름에 따라 당 대표직을 다시 맡는 것 또한 그의 `선택지'에는 없다는 게 강 대표의 강력한 뜻으로 읽혔다.
그러면서 그 이후의 미래에 대해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과는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 계획에 대해서는 "차차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대권 도전, 차기 총리 등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을 피했다.
"강태공처럼 세월을 낚겠다"며 정치권에서 한발 물러서 있겠다는 뜻을 거듭 피력하고 있지만, 비록 원외에 머물러 있다 하더라도 강 대표가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라는 점은 여권 내부의 일치된 분석이다.
7월 전당대회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친박 탈당 당선자들의 복당을 요구한 박 전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강 대표는 자신이 당 대표로 있는 동안은 복당은 불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박 전대표쪽 요구를 당장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를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했다.
강 대표는 우선 "복당과 전당대회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설사 친박 당선자들이 전당대회 전 복당을 하더라도 자동으로 지역구 당협위원장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당대회 표에 영향을 미치고 하는 것은 별로 없다. 있다면 복당한 사람 한 표가 늘어나는 정도 뿐일 것"이라고 말했다.
`복당 문제는 당 대표 개인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최고위원회 등 공적인 절차를 밟아 정식으로 결정해달라'는 박 전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최고위원회에는 오히려 나보다 더 복당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고, 표결을 하면 복당 반대로 나올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영원히 복당시켜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최고위 당론으로 `복당 불가' 입장을 정리한다면 새로운 당 지도부가 들어선 후에 설사 복당 허용 쪽으로 선회하려 하더라도 기존 당론이 제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강 대표는 "공적 절차보다는 내가 당 대표로서 `내가 대표로 있는 동안 복당은 안된다'라고 하는 것이 새 당 지도부가 복당 문제에 대한 판단을 새롭게 하려 할 때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신이 총선을 치르면서 당 후보들을 위해 "선거후 탈당 출마자들의 복당은 없다"고 외치고 다닌 사실을 상기시키며 "선거 끝나자 마자 금세 내가 복당을 허용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 당장 야당이 반발할 텐데 지금 복당을 허용하는 것은 섶을 안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sg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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