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전성옥 특파원 = 세계 쌀 생산 및 수출 1위국인 태국이 국제 쌀값 상승에 따라 덩달아 오르고 있는 국내 쌀값의 안정을 위해 비축미를 방출하기로 했다.
사막 순다라벳 총리는 29일 "앞으로 2주 안에 정부 비축미 방출을 시작하겠다"면서 정부미는 5㎏짜리 포장당 170바트(5.37달러)에 판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중 쌀은 같은 단위로 200바트(6.3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그는 210만t에 이르는 비축미 가운데 얼마를 방출할 지, 시중보다 싼 가격의 정부미는 누구에게 판매할 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앞서 밍크완 상수완 상무장관은 국내 쌀값의 안정을 위해 이날 열린 총리 주재의 각료회의에 정부미 방출을 승인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비축미 방출은 쌀값이 너무 오르는 것을 막고 쌀 유통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쌀값이 안정되면 농가에서 쌀을 수매해 비축 물량을 다시 채우겠다"고 말했다.
밍크완 장관은 특히 태국은 쌀 공급난을 겪고 있지 않기 때문에 올 쌀 수출 목표량인 900만t을 채울 계획이라고 재차 공언했다.
그는 "태국은 쌀 수출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면서 "작년과 같은 양을 올해 수출할 방침이지만 남는 양이 있으면 더 수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쌀값 상승은 공급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국제 시세의 영향으로 쌀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사재기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뒤 현 추수기(4~6월)에 600만t의 햅쌀이 시장에 새로 공급될 예정이어서 쌀값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태국산(産) 중질미의 수출가는 지난주 t당 1천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4일 태국 내 5개 쌀 무역회사의 수출가를 조사한 결과 국제시세의 기준이 되는 B급 백미의 경우 본선인도(本船引渡) 가격이 t당 1천~1천80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는 일주일 전 수출가(t당 950달러)에 비해 최고 13%, 연초(383달러)에 비해서는 무려 2.8배가 오른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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