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여성의 전화' "이해되지 않는다" 항의
(인천=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폭행 피해를 당해 여성 보호기관인 `쉼터'에 보내 달라는 여성을 경찰이 그냥 되돌려 보내 인천 여성단체가 항의하고 나섰다.
30일 인천 부평경찰서 동암지구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4시께 부평구 십정동의 주택가에서 A(42.여)씨는 동거남에게 폭행당해 눈 윗부분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천안에서 직장을 다니고 인천에 친척이 없는 A씨는 현장 주변에 출동한 경찰에게 후속 치료와 조사를 위해 인천에 머물러야 하니 폭력 피해여성 보호기관인 `쉼터'에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경찰은 114를 통해 여성 쉼터를 알아봤지만 쉼터의 연락처를 찾지 못했고 대신 여성 상담전화가 등록돼 있어 전화를 했지만 전화연결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국 경찰은 A씨 동거남의 집까지 동행한 뒤 소지품을 챙겨나온 A씨를 동암역 남광장 앞에서 택시에 태워 보냈다.
경찰은 가해자인 A씨의 동거남이 술에 취해 있는데다 A씨가 처벌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동거남을 강제연행 또는 임의동행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극도의 불안감 속에 도움을 요청했던 여성을 경찰이 소극적으로 대응한 셈이다.
`인천 여성의 전화'는 이에 대해 "인천경찰청이 인천의료원과 연계해 폭력 피해여성들을 보호하고 상담해주는 원스톱 지원센터가 24시간 운영되고 있는데 경찰이 이를 몰라 피해 여성을 방치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항의서한을 동암지구대에 발송했다.
여성의 전화 관계자는 "피해 여성을 주로 1차적으로 대면하는 경찰이 다른 단체가 운영하는 것도 아닌, 자신들이 연계된 원스톱 지원센터를 모른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여성 긴급상담번호(1366번)도 몰라 결국 피해 여성을 방치한 꼴"이라고 밝혔다.
동암지구대는 이에 출동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답변서와 함께 원스톱 지원센터, 여성긴급상담 번호에 대한 인지교육을 했다는 사진 등을 여성의 전화 측에 전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원스톱 지원센터 등 폭력 피해 여성을 치료하고 쉼터에 연계해주는 시스템에 대한 교육을 수시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 경찰서.지구대별로 교육을 더욱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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