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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전 북한의 새빨간 거짓말

한반도 비핵화? 3차 핵실험이 현실

21년전 한반도를 비핵화하자는 데 북한이 동의한다. 핵전쟁 위험을 제거해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하고 평화통일에 유리한 조건화 환경을 조성하자는 데 생각을 같이했고 아시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안전에 이바지하자는 취지로 진행됐다.

1992년 2월 19일 평양에서 열린 제6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공동위 구성·운영 합의서’가 교환함으로써 발효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이다.

비핵화공동선언의 주요내용은 핵무기의 시험·제조·생산·접수·보유·저장·배비(配備)·사용의 금지,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 핵재처리시설 및 우라늄 농축시설 보유 금지, 비핵화를 검증하기 위해 상대측이 선정하고 쌍방이 합의하는 대상에 대한 상호 사찰, 공동선언 발효 후 1개월 이내에 남북핵통제공동위의 구성 등이다.

결과적으로 비핵화 공동선언은 모조리 깨어졌다. 모두 북한의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는 얘기다. 21년간 핵실험을 반복해 온 북한은 제3차 핵실험까지 완료했다. 결국 한반도에 극한의 위기상황을 몰고 왔고, 이제 핵실험의 결과물로서 핵무기를 만들어 낸다면 남한을 압박하고 협박하는 건 시간문제다.

비핵화가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온다는 것을 북한이 이미 인지하고 우리와 합의했음에도 핵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지 자명하지 않은가.

한반도의 평화를 원치 않는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건 절대 한반도 평화가 아니다. 핵무기를 통한 적화통일, 더 나아가 세계를 상대로 싸워 한반도를 화약고로 만들겠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당시 남북고위급 회담에서 발효된 것이 또 있다. 북한이 회담 내용을 잘 지켜주기만 했다면 지금쯤 한반도가 서로 협력해 통일을 이미 달성했거나, 최소한 발전적인 파트너로 거듭났을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다.

당시 남북이 합의한 내용을 살펴보자.

“남과 북은 분단된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염원하는 온 겨레의 뜻에 따라, 7·4남북공동성명에서 천명된 조국통일 3대원칙을 재확인하고, 정치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해 민족적 화해를 이룩하고, 무력에 의한 침략과 충돌을 막고 긴장 완화와 평화를 보장하며, 다각적인 교류·협력을 실현하여 민족공동의 이익과 번영을 도모하며, 쌍방 사이의 관계가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 관계라는 것을 인정하고, 평화 통일을 성취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경주할 것을 다짐하면서, 다음과 같이 합의했다.”

어떤가. 취지만 봐도 정말 마음에 든다. 하지만 지금 지켜지고 있는 합의 내용은 전혀 없다.

당시 합의 내용 중에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해 지나친 간섭 없이 상대에 비방을 하지 말자’는 내용이 들어있다. 그동안 북한이 우리측의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얼마나 많은 간섭 및 선동을 해 왔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이번 대선 때도 가관이지 않았는가.

또 다른 합의 내용은 ‘테러, 포섭, 납치, 살상을 비롯한 직간접 폭력, 비폭력 수단에 의한 모든 형태의 파괴 및 전복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연평도 포격 사태는 군부대가 아닌 민간인들까지 무차별적으로 폭격한 직접적 폭력이었다.

‘정전상태를 남북 사이의 공고한 평화상태로 전환시키기 위한 노력’도 합의 사항에 있다. 천안함 폭침사태를 떠올려 보자. 그들의 어뢰 공격은 사실상 우리에게 전면전을 선포한 것과 같았다. 평화상태로 전환시키기 위한 노력은 새빨간 거짓말에 불과했다.

우리는 북한에 더 이상 현혹돼선 안 된다. 그들이 취했던 모든 기만적 선택과 판단을 떠올려 보자. 그 많은 잘못된 결단에 대해 조금의 사과도 없지 않은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거치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 우리는 그들에게 어떤 사과를 받았는가. 아니 그들은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았다.

이와 중에도 추가 핵실험과 추가 미사일 실험을 예고하고 있지 않은가. 국제사회로부터 눈과 귀를 닫은 채 핵무기 개발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그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북한에게 햇볕정책을 펼치자고 말하는 세력이 있다. 그만하자. 이제 현실을 직시하라.

그들과의 모든 약속은 깨졌다. 북한은 우리와의 상생은 안중에도 없다. 국제사회를 모두 적으로 돌리면서까지 핵실험을 하고 있다. 사실상 전면적으로 대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과 다름 아니다.

우리만 아직 착각에 빠져 낙관적으로 남북관계를 바라보지 말자. 북한이 먼저 자신의 모든 잘못을 인정, 사과한다면 또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선결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어떤 협상과 지원도 절대 안 된다.

우리의 모든 온정주의가 자유통일을 더 멀게 만들고, 김씨 3대 세습을 더 공고하게 만들어 줘 결국 북한 주민 전체의 고통을 더 길고 오래 가게 만들 뿐이었단 걸 기억하자.

김정은은 선대의 유훈에 따라 막가파식 독재를 하기로 맘 먹었다. 우리의 모든 개혁 개방 기대는 접어 버리자. 오히려 더 독하고 세상모르고 날뛰고 있는 게 김정은이다.

그들이 엿바꿔 먹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그런 것에 기대를 했던 우리 스스로를 탓하자. 이제 더 이상 북한의 어떤 달콤한 말에도 속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그들이 원하는 게 최소한 ‘평화’는 절대 아니다.

김승근 기자 hem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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