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이사가 태블릿 명예훼손 항소심 재판을 주관하고 있는 엄철 재판장을 상대로 민사소송과 함께 징계진정을 넣었다. 판사가 정치적 편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불공정 재판을 주도하고 있다는 사유다.
변희재 대표는 19일자로 엄 재판장이 ‘법관윤리강령’이 어겼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또 법관 징계 진정서를 법원행정처 윤리감사제심의관실에 각각 제출했다. 변 대표는 엄 재판장이 터무니없는 법리로 피고인인 자신을 기망하고, 피고인의 방어권을 원천 봉쇄하는가 하면, 무엇보다 정치적 편견에 의해 유죄의 예단을 했다는 세 가지 점을 지적했다.
변 대표는 엄 재판장이 지난 공판에서 태블릿의 실사용자, 입수경위, 기기 조작 여부라는 3대 쟁점의 객관적 사실관계 파악을 위한 증거조사를 일방적으로 중단시키고서 대신에 2018년 이전 미디어워치가 JTBC 방송사에게 조작보도 의혹을 제기했던 근거의 상당성만 따지겠다는 식 법리를 내세운 것은 명백히 피고인 기망 행위라고 지적했다.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관련 대한민국 법원에서 확립된 법리는 객관적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며, 이에 기반해 적시된 내용의 허위성을 먼저 판단하고, 그 결과 허위일 경우에 한해 상당성을 판단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증거조사도 없이 상당성만을 따지겠다는 것은 피고인의 주장이 허위임을 전제하겠다는 것이나 똑같다는 것이 변 대표의 지적이다.
또한 변 대표는 엄 재판장이 변 대표 본인으로부터 기피신청을 당하고도 ‘간이기각’이라는 편법적 수단을 동원해 기피신청된 엄 재판장이 직접 판단의 주체가 되어 기피신청을 기각시킴으로써, 다른 정상적인 판사에게서 엄 재판장의 부당한 재판 진행 문제에 대해서 판단을 받아볼 기회를 박탈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피고인의 방어권 원천 봉쇄 행위라는 것이다.
변 대표는 특히 변 대표 본인이 불출석했던 지난 공판에서 엄 재판장이 송영길, 손혜원, 안진걸, 임세은 등 진보 진영 인사들의 실명을 하나씩 거론하며, “이 사람들이 피고인의 ‘태블릿 조작’ 주장에 동의한다는 것인데, 믿을 수가 없다”는 식 정치적 편견을 드러내는 발언을 한 점을 강하게 문제삼았다. 실제로 엄 재판장은 국정농단 사태 당시 촛불집회를 주도한 안진걸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공동대변인)을 거론하면서 “그럼 이 사람들은 현재 박근혜 탄핵이 무효라고 주장하는 건가”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변 대표는 엄철 재판장의 “박근혜 탄핵이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인가”라는 발언이 법관으로서의 심각한 결격 사유라고 지적했다. 결국, 태블릿 조작 문제를 박근혜 탄핵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결짓는 엄 재판장 개인의 정치적 편견이 드러난 셈이고, 그렇다면 엄 재판장의 박근혜 탄핵 문제에 대한 입장에 따라 태블릿 조작 문제의 진위 여부도 이 법정에서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 세 가지 사유를 제시하면서 변 대표는 자신이 엄 재판장으로 인해 막대한 정신적·법적 피해를 당했으며 그 피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민사소송에서의 손해배상 청구 인용과 법원 차원의 법관 징계법 제2조에 따른 엄 재판장 징계를 요청했다.
변희재 대표 등 미디어워치 기자들을 피고인으로 하는 태블릿 명예훼손 항소심 형사재판은 오는 22일 오후 3시 30분, 서울중앙지법 서관 422호 법정에서 13차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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