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의 진전을 가로막아온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 해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이 BDA 동결자금 해제시 핵시설 폐쇄 등 2.13 합의 이행을 위한 구체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BDA 문제 해결을 계기로 핵폐기를 위한 북한과 나머지 5개국의 행동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국무위원은 18일 베이징(北京)에서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 대표단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북.미 양측이 BDA 문제에 있어 방법에 대해 합의를 보았다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탕 위원은 북.미 양측이 이미 마카오 소재 은행문제에 대해 '양측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언급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이날 비핵화 실무그룹 이틀째 회의를 마친 뒤 숙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BDA 북한 자금 동결해제 문제에 대해) 정부와 협의 후 공개적으로 발표나 성명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침(미국 현지시간)이 되는대로 워싱턴과 협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조만간 그 문제에 대해 뭔가를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그 시기에 대한 후속 질문에 "아주 아주 이른 시간"(very very soon)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이미 BDA 이슈를 넘어섰다고 생각하며 그것은 더 이상 6자회담 과정에서 장애물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DA 문제를 실무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대니얼 글레이저 미 재무부 차관보도 이날 베이징 공항에 도착, 기자들에게 "마카오에서 좋은 회동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6자회담 한국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단시일내에 (BDA)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지 외교소식통은 "법적 집행 문제라는 명분을 고수하는 미국, 생존이 걸린 BDA와 마카오 당국, 국제수준의 금융환경을 강조하는 중국, 동결자금 해제를 원하는 북한을 모두 만족시키는 해법이 도출된 것은 6자회담의 진전을 원하는 각국의 의지가 모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열린 한반도 비핵화 실무그룹 이틀째 회의는 BDA 문제를 둘러싼 북한과 나머지 국가간 신경전으로 특별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이날 회의에서 의장인 중국의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은 향후 초기단계 이후 조치에 대한 행동계획을 계속 논의하고 시간계획에 대해서도 6자가 논의하자는 원론적 입장만을 개진했다고 정부 당국자가 전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측은 아직 초기단계 조치도 이행안됐으니 (불능화 문제는) 천천히 해도 되지 않느냐는 태도를 보였다"며 "HEU(고농축우라늄) 문제도 증거를 제시하면 얼마든지 해명할 수 있다는 입장을 원론적으로 밝혔다"고 말했다.
북한은 대신 BDA 동결자금의 조속한 전액해제를 요구하면서 불만을 표시했다고 정부 당국자가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과 미국, 중국 등은 모두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참석했으나 북한은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 대신 김성기 주중 북한대사관 공사가 실무그룹 대표로 참석했다.
외교소식통은 "BDA 문제의 해결이 임박하고 중국측이 6자회담에서 현안에 대한 집중 논의를 진행하기로 함에 따라 19일 열리는 6자회담에서 초기조치와 관련된 주요 문제는 물론 6자 외교장관 회담 등 큰 문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특히 BDA 문제에 집착해온 북한의 변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 lw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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