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핵시설공격설이 잦아들지 않고 있고, 영국군 병사 15명이 이란에 나포된 가운데 미군이 이란과 맞닿은 페르시아만에서 항공모함 2척을 동원, 지난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기동훈련을 벌이고 있어 미국과 이란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 해군은 27일 페르시아만에서 항공모함 드와이트 아이젠하워호와 존 스테니스호를 비롯해 15척의 군함과 100여대의 항공기, 1만여명의 병력이 참여하는 군사기동훈련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항모 아이젠하워호가 작전을 수행해왔고 스테니스호는 지난 1월 미 본토에서 급파돼 이번 훈련을 위해 26일 오후 늦게나 27일 오전 유도미사일을 구비한 구축함의 호위를 받으며 페르시아만으로 들어왔다.
이번 훈련은 4일전 영국군 병사 15명이 이란 영해를 침투했다는 이유로 이란군에 나포된 이후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미군측은 "이번 기동훈련은 미군의 군사적 유연성과 해상안전 위협에 대응하는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바레인에 위치한 미해군 5함대의 케빈 아앤달 사령관은 이번 훈련이 영국군 나포사건에 대응하기 위한 게 아니며 같은 지역에서 동시에 훈련중인 이란군을 위협하려는 것도 아니라고 말했으나 언제 훈련이 계획됐는 지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기를 거부한 채 며칠간 훈련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앤달 사령관은 "이번 훈련은 지역안정과 안보를 위한 것으로 군함들은 단지 그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불안정을 초래하는 게 있다면 그것은 이란의 행동"이라며 미군 병력들이 이란 영해를 침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해군은 작년 10월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과 관련, 핵물질 밀수를 차단하는 훈련을 한 바 있으며 이에 맞서 이란군도 작년 4월과 11월 훈련을 한 바 있다.
앞서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지난 1월 이란에게 걸프지역 안보공약에 대한 미국의 결의를 오판하지 말라는 경고로 스테니스호를 파견키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미군의 이번 군사훈련은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 강행과 관련, 미군의 이란 핵시설 선제공격설이 끊이지 않고 있고, 이란의 이라크 저항세력 지원에 대한 미국의 경고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뤄져 미군의 실제 훈련의도가 주목된다.
항공모함 스테니스호와 아이젠하워호에는 F/A-18 호넷전투기를 비롯해 EA-6B 전자전지원기, S-3 대잠항공기, E-2C조기경보기 등이 탑재돼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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