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차세대 반도체로 주목받고 있는 '자성 반도체' 개발에 초석이 되는 '강자성 코발트실리콘 나노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김봉수(金峯秀.48)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연구팀은 원래 자성을 띠지 않는 코발트실리콘(CoSi)도 극미세 나노선으로 만들면 강한 자성을 띤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실리콘 기판과 할로겐화 코발트 화합물을 반응시켜 코발트실리콘 나노선을 합성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다른 물질도 극미세 나노 수준에서는 기존의 특성과는 다른 자성 특성을 나타낼 수 있음을 코발트실리콘 나노선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강자성체 개발이나 나노구조 연구에 중요한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팀은 실리콘 기판과 할로겐화 코발트 화합물로 합성한 코발트실리콘 나노선이 독특한 자성을 갖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를 지원한 과학기술부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단의 서상희 단장은 "이번 연구는 차세대 반도체의 하나인 자성반도체의 재료가 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자성반도체는 반도체이면서 동시에 자성체의 특성을 지니는 반도체를 말하는 것으로, 기존 반도체에 비해 최대 50배 이상의 메모리를 저장하거나 크기를 최대 50배 이하로 줄일 수 있어 차세대 메모리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켜 나노선이 기판에 수직으로 촘촘히 배열되도록 합성할 수 있다면 3차원 메모리 소자 개발이 가능해져 메모리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면서 "이런 소재를 활용한 차세대 메모리 개발이 성공하면 세계 메모리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의 학술지 '나노 레터스' 4월 13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서울=연합뉴스) j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