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남자들은 외지에 돈벌러 나가고 여성들만 남아 있던 중국의 마을에서 한 중년 남성이 음란과 패역을 일삼다 주민들에게 맞아죽은 사건으로 중국 인터넷이 달궈지고 있다.
현지에선 이 남성을 기서 금병매(金甁梅)에 나온 남자주인공 '서문경(西門慶)'으로 일컫고 있다고 홍콩 빈과일보(Apple Daily)가 24일 소개했다.
현대판 서문경 두펑화(杜鳳華.43)는 자신이 살던 윈난(雲南)성 전슝(鎭雄)현 핑차오(坪橋)촌 마을이 '과부촌'으로 변하자 독수공방하고 있던 부녀자 10여명을 상대로 수년간 호색 행각을 벌이기 시작했다.
척박한 고산지대에 위치한 핑차오촌의 성년 남성 대부분이 돈을 벌기 위해 가족들만 남기고 외지로 나가는 통에 의약품 노점상 두펑화는 주변 마을에서 거의 유일한 성인 남성이 된 것이다.
결혼해 아들 둘을 뒀던 두펑화는 홀로 기거하는 이웃 부녀자 10여명과 차례로 음란 행각을 시작했다. 이중 결혼한지 얼마 안돼 남편을 외지로 떠나보낸 이웃 양밍팡(楊明芳)도 적막감을 이기지 못하고 두펑화와 내연의 관계로 발전했다.
소식을 듣고 돌아온 양밍팡의 남편은 두펑화와 싸움을 벌였으나 도리어 두펑화에게 두들겨 맞은 뒤 아내를 설득, 마을을 떠나고 말았다.
두펑화는 그 후에도 "이 몸이 내키기만 하면 마을의 젊은 여자는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고 큰소리를 치면서 부인에게 아들들을 데리고 외지에 나가 일을 하도록 한 다음 본격적으로 방약무인한 생활을 시작했다.
2년 전 두펑화는 이웃집 기혼녀 쑤훙(蘇紅.28)과 눈이 맞았다. 쑤훙도 어머니를 보러간다는 핑계를 대고 홀로 살고 있는 두펑화의 집에 몰래 찾아들기 일쑤였다.
두펑화는 쑤훙을 차지하기 위해 쑤훙을 사주해 남편과 두 아들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독살시켰다. 쑤훙은 증거품인 남은 수면제를 땅에 묻었으나 결국 시댁 가족들에게 발각돼 진상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쑤훙의 시댁 친척 7∼8명은 지난해 11월 쑤훙에게 두화펑을 인근의 깊은 산속으로 끌이도록 한 다음 두화펑을 각목 등으로 구타해 살해했다.
결국 정부에게 남편과 아들을 독살하도록 교사한 것이 들통나 정부 남편의 친척들에게 맞아 죽은 두펑화이나 만두장수 무대(武大)를 독살하고 반금련(潘金蓮)을 다섯째 부인으로 얻었다 음락의 도를 넘어 급사한 서문경의 말로가 비슷하다.
윈난성 공안당국은 두펑화를 살해한 관련자들을 체포했으며 이들은 지난 17일 현지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조만간 형량을 선고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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