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국내 말기 암환자의 대부분이 고통 속에서 임종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허대석.김범석 교수팀은 전이성 암으로 진단 받고 항암제치료를 받았던 환자 298명을 사망시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말기 암환자들에 대한 포괄적 완화의료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24일 밝혔다.
특히 편안한 임종을 준비해야 할 기간인 임종 직전 1개월 동안에도 대형종합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말기 암환자가 33.6%로 미국의 9.2%에 비해 크게 높았다.
이는 말기 암환자의 고통을 덜어줄 호스피스 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못해 환자 및 가족들이 종합병원의 응급실로 오게 된 결과로 추정된다는 게 허 교수의 설명이다.
또한 무의미한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겠다고 동의한 경우는 11.7%에 불과했고, 임종 1개월 전까지 중환자실에서 연명치료를 받았던 환자의 비율도 2.7% 였다.
50.3%의 환자가 임종 2개월 전까지 적극적인 항암제치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임종 6개월 전까지 적극적인 항암제치료를 받는 환자의 비율은 94.6%로 미국의 33%보다 현저히 높았다.
허대석 교수는 "말기 암환자 가운데 호스피스 상담이 의뢰된 경우는 9.1%에 불과했고, 그나마도 임종 53일 전에 의뢰돼 사랑하는 사람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는지 의문시됐다"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제도적으로 호스피스 완화의료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일본임상암학회지(Japanese Journal of Clinical Oncology) 4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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