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대립에 단초가 됐던 구안숙 체육회 사무총장 내정자가 결국 자진 사퇴했다.
구안숙 사무총장 내정자는 24일 오후 '대한체육회 이사회에 드림' 제하의 서한을 통해 "오랜 숙고 끝에 체육회 사무총장직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지만, 본인의 경력이 체육회 현안을 처리하기에 부적합하여 인준거부 사유가 된다면 더 이상 체육회에서 역할이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림픽 등 체육계의 산적한 현안을 해결해야 할 중차대한 시기에 논쟁의 중심에 놓인 당사자로서 그 논란을 종식하고자 사무총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5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체육회 이사회에서는 다시 공석이 된 사무총장직을 놓고 새로운 대책을 논의하게 됐다.
금융전문가 출신인 구안숙 내정자는 지난 3월5일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사무총장 후보로 선출됐다.
특히 구 내정자는 체육회 88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문화부는 후보선출 과정에 `실체적.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지난 14일 최종 승인 거부를 통보했다.
체육회는 강력하게 반발하며 이사회를 재소집해 구안숙 사무총장 재임명을 강행할 방침이어서 정부와 충돌이 예상됐으나 당사자의 자진사퇴로 양측의 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체육회는 일단 이사회를 통해 새 사무총장 후보자를 선출을 검토할 방침이지만 잔여 임기가 10개월여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체육회는 안방 살림을 책임질 사무총장없이 베이징올림픽을 치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구안숙 총장 재임명을 추진하며 자신의 거취마저 심각하게 고민했던 김정길 체육회장이 이사회에서 어떤 결단을 내릴 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체육회 관계자는 "회장은 자리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상태다. 그러나 어떤 결심을 하실 지는 지금으로선 도저히 알 수 없다"라고 전했다.
사무총장을 인선을 둘러싸고 힘겨루기를 펼쳤던 정부와 체육회가 구안숙 내정자의 자진 사퇴를 인해 갈등 국면을 봉합할 지, 새로운 대치상황이 이어질 지는 25일 이사회에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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