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사무총장 인선을 둘러싸고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의 심각했던 대립 구도가 24일 구안숙 내정자가 자진 사퇴함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체육회가 25일 이사회에서 구안숙 내정자의 재신임을 의결할 경우 정부와 갈등이 극에 달해 체육계가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우려됐지만 일단 최악의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퇴 가능성을 시사한 김정길 체육회장이 이사회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따라 다시 출렁거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구안숙 내정자의 재임명을 추진했던 김 회장은 정부의 승인 거부에 맞서 "자리에는 연연하지 않겠다. 사퇴도 심각하게 고민중"이라고 이미 초강수를 띄운 상태다.
일단 정부는 김정길 회장이 최소한 8월로 다가온 베이징올림픽까지는 체육회장 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직을 지켜주기를 바라고 있다.
체육회장도 사무총장도 없는 초유의 사태속에 올림픽을 치르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또한 체육계 내부에서도 김정길 회장이 하계올림픽까지 한국스포츠의 수장으로서 소임을 다해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의 거취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체육회는 이번 사건 뿐 만 아니라 지난 해 체육인재육성재단과 공공기관 운영법 등으로 정부와 갈등을 겪으며 감정의 골이 깊게 패인 상태다.
사무총장 인선 방법을 놓고도 체육회의 자율 선출과 정부와 사전 협의가 팽팽히 맞서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악재속에도 한국 체육을 이끌어가는 양 주체인 문화부와 체육회가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선 결국 유인촌 장관과 김정길 회장이 직접 만나 타협점을 찾아야 될 것으로 보인다.
유인촌 장관은 지난 22일 스포츠외교포럼에 참석해 "체육계가 원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하겠다"며 대화의 장을 열어놓았지만 이날 밤 언론을 통해 김정길 회장의 반발이 알려지자 24일 예정이었던 오찬 회동을 전격 취소했었다.
전국민의 관심이 쏠려있는 베이징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라도 장관과 회장의 만남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최종학 문화부 체육국장은 "이제 조금 (실마리가) 풀리는 것 같다. 일단 체육회가 이사회에서 올림픽을 잘 치를 수 있는 적임자를 새 사무총장으로 뽑기를 바란다. 이사회 결과를 지켜본 뒤 다시 대화를 나누겠다"고 말했다.
shoeless@yna.co.kr
(끝)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