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 암살 배후로 지목됐던 바이툴라 메수드 파키스탄 탈레반 최고사령관이 파키스탄 정부에 대한 공격 중단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 정부와 국경지역 친(親) 탈레반 무장단체 간의 평화협정 체결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24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파키스탄-아프간 국경지대에서 메수드의 대(對) 정부 공격 중단 명령이 적힌 전단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이 전단에는 "모든 이슬람 율법실행운동(TNSM) 소속 단원들은 어떤 도발적인 행동도 금지한다는 메수드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며 "이는 확고한 명령으로 어기는 자는 공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적혀 있다.
메수드의 파키스탄 정부 공격 금지령은 파키스탄 신정부의 이슬람 무장단체 지도자 석방에 대한 화답으로 보인다.
앞서 파키스탄 북서변경주(NWFP) 정부는 지난 21일 2005년 검거된 TNSM의 지도자 수피 무하마드를 전격 석방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메수드의 대변인인 오마르는 뉴스전문 채널 '돈 뉴스'와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새 정부와 접촉해 평화 협상에 관해 논의했으며, 무하마드의 석방은 이 것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마르는 또 "국경지대인 남와지리스탄에 주둔했던 파키스탄 군 병력이 평화협상 개시를 위해 이미 철수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파키스탄 군(軍) 대변인인 아타르 압바스 중장은 이와 관련해 아직 어떤 명령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키스탄 정부가 거물급 무장단체 지도자를 석방하고, 탈레반측이 정부에 대한 공격중단 명령을 내리면서 양측간 평화적인 문제 해결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지난 해 7월 무샤라프 대통령이 이슬람 급진 '랄 마스지드(붉은사원)'를 유혈 진압한 이후 정부군과 무장단체는 1년 가까이 내전에 가까운 치열한 전투를 치렀다.
당시 유혈진압으로 100여 명의 학생과 종교인들이 죽자 이슬람 무장단체는 정부와 평화협정 파기를 선헌한 뒤 정부 고위관리 등을 노린 자살폭탄 공격에 박차를 가했고 현지 주둔 정부군을 공격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탈레반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국은 파키스탄 정부에 신중한 태도를 주문했다.
미 국방부의 한 고위관리는 AP통신에 "와지리스탄 지역 무장단체와의 어떠한 협상이라도 알-카에다 분자들의 음모를 끝장내는 데 도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와지리스탄의 메수드 부족 출신인 메수드는 파키스탄 탈레반의 최고사령관으로 휘하에 2만명에 가까운 무장단체 병력이 있으며 알-카에다와도 연계해 활동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 암살 사건 발생 직후 파키스탄 정부로부터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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