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25일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등에 대한 `특검 정국'과 메모리 반도체 시황 악화 등을 뚫고 시장의 기대치를 훨씬 웃도는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견실한 실적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주가는 추가적인 상승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휴대전화 단말기와 LCD 부문 호조, 반도체 부문의 턴어라운 등에 따라 하반기에는 더욱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견실한 실적에 힘입어 IT주가 증권시장에서 확실한 주도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1.4분기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 = 삼성전자는 이날 본사 기준 실적 공시를 통해 1.4분기에 매출 17조1천73억원, 영업이익 2조1천540억원, 순이익 2조1천876억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어닝 서플라이즈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가 전날 조사한 국내 10개 증권사의 추정치(매출액 16조7천434억원, 영업이익 1조6천882억원)와 비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3천600억원 가량 많은 것이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은 당연히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되며 원화약세에 따른 환율효과가 컸고, 마케팅 비용도 감소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 뒤 "부문별로는 휴대폰, 반도체, LCD 부문 등이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평가했다.
메리츠증권 이선태 연구원도 "당시 예상치인 영업이익 1조6천억∼1조7천억원을 훌쩍 뛰어 넘는 깜짝실적을 기록했다"며 "하이닉스반도체의 적자에서 알 수 있듯이 반도체 부문은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1천900억원 정도의 영업익을 낸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반기 그림이 더 좋다" =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1.4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더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삼성전자 실적을 연간으로 보면 1.4분기가 저점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시장상황이 점차 개선되면서 하반기에는 실적을 더욱 낙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부문별로 보면 휴대폰 단말기의 경우 경쟁업체인 모토롤라와 소니의 부진으로 삼성전자의 반사이익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LCD 부문도 소니의 가격인하 등에 따른 경쟁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긴 하지만 여전히 패널 공급이 부족한 상태여서 40인치, 46인치, 52인치 등 대형 LCD쪽에서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도 1.4분기에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이며 3.4분기부터는 D램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고 가격도 반등하면서 실적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증권 송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하반기 반도체 부문의 턴어라운드 등에 힘입어 연간 기준으로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의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점쳤다.
메리츠증권[008560] 이선태 연구원도 "실적이 2.4분기에 더 개선되겠지만 2.4분기에는 소폭증가에 그치고 메모리반도체 업황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하반기가 그림이 더 좋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부문 7조원, LCD에 3조7천억원 등 총 11조원의 설비투자를 결정한 데 대해 이 연구원은 "실적도 중요하지만 투자가 더 중요하다. 모든 사람들이 투자하면 효과가 없지만 남들이 하지 않을 때 하면 효과가 배증될 것"이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주가 '우상향' 강화 가능성 = 1.4분기 견조한 실적과 하반기 밝은 실적 전망으로 삼성전자 주가 추가상승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또 이날 실적개선과 원화약세를 바탕으로 삼성전자 등 IT주들이 그동안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주도주로서의 확실한 자리매김을 할 것이라는 분석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적 발표 당일인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날 종가보다 4.39% 오른 6만9천원을 기록,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화답했다. 이날 주가는 지난해 10월 25일 기록한 52주 최저가 50만원 대비 38% 오른 수준이다.
대우증권 송 연구원은 "실적 개선이라는 펀더멘털을 반영하면 삼성전자의 주가 밸류에이션은 여유가 있으며 이에 따라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메리츠증권 이 연구원도 "삼성전자가 최근 한 달간 25% 오른 만큼 상승 속도에는 부담이 있지만 '우상향'이라는 방향은 잡혔다"며 "현재 당사가 75만원으로 설정한 목표주가가 80만원대 수준으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푸르덴셜증권은 최근 실적발표에 앞서 LCD 경기 회복세가 내년 1.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10% 높은 78만원으로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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