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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원자로는 구하기 쉬운 구형 영국식"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가 북한-시리아 간 핵협력에 관한 정보들을 뒤늦게 전격 공개해 북핵문제 해결에 새로운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이는 가운데 미국이 내놓은 정보의 신뢰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또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미국의 늑장 정보 공개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이 같은 의혹 제기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그 진위를 가리기 위해 조사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공개로 인해 의혹이 해소되기 보다는 오히려 의구심과 파장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핵전문가인 존 울프스탈은 "(북한-시리아간 닮은꼴) 원자로 디자인은 인터넷상으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구형 영국제를 기초로 한 것"이라며 "비디오 만으로는 모든 것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 보도했다.

북한 영변 방문 경험이 있는 울프스탈은 또 "북한의 고위급 핵과학자인 전지부(Chon Chibu)가 시리아 원자력 위원회 관리와 함께 찍은 사진이 명백한 증거가 될 수는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CSIS의 또다른 전문가인 앤서니 코즈먼도 "미 정보기관들이 불완전한 결과를 서둘러 제시함에 따라 불필요한 혼란을 일으켰다"며 미국 주장의 취지와 신뢰도에 의혹만 부채질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관리들조차 현 시점에서는 정보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low)' 수준이라는 점을 인정했다고 FT는 덧붙였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인터넷판에서 ▲이스라엘이 폭파한 게 무엇이고 ▲이스라엘은 무엇을 어떻게 알았으며 ▲미 정부가 이스라엘 정보를 이 시점에 의회에 비공개 브리핑을 한 이유 등에 대해 많은 의문이 일고 있다며 "현재로서 확실한 것은 이스라엘의 폭격 사실 뿐"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분석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와 폴 브래넌도 "이번에 제시된 증거는 시리아의 무기화 프로그램이나 플루토늄 선별 시설들을 빠트리고 있다"며 정보를 확인하기에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도 의회에 대한 비공개 브리핑 후 언론에 제시된 원자로 사진의 촬영날자가 불분명하다며 이들 정보를 둘러싼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미국 관리들은 시리아의 핵개발 비밀을 입수하게 된 경로나 첩보원 등의 신원이 노출될 수 있어 관련 정보들을 모두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당국은 사담 후세인 정권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이라크 침공의 결정적 이유로 내세울 당시에도 전문가들이 정보의 신빙성을 지적하자 그러한 '비밀노출시 위험의 이유'를 들었으며, 나중에 그러한 주장은 허위로 드러난 바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지적했다.

인디펜던트는 이밖에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시리아의 무대응 등 각 관련 당사자들 간에 제기되는 의문점을 조목조목 제시하며 진실 규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뉴스위크도 이라크 시설에 대해 의혹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며 미국과 북한 간 핵협상의 탈선 가능성도 제기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뉴스위크는 지난주의 정보 공개 전만 하더라도 미국과 이스라엘 관리들은 시리아 폭격건을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것을 거부했으며 미국 관리들은 지금까지 정보원 보호 등을 이유로 사진의 출처에 대한 주요 정보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핵시설 건설과 관련한 정보를 IAEA 측에 즉각 제공할 의무가 있는 시리아가 사전에 전혀 보고하지 않은 일을 비판하면서 아울러 미국이 늑장 보고한 일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개탄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특히 "미국에 따르면 원자로는 (공습 당시) 가동되지 않아 핵물질이 아직 투입되지도 않은 상태였다"고 지적, 시급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묵인해준 일을 지적한 뒤 이스라엘 역시 일방적인 무력행사를 함으로써 IAEA의 `검증 과정'을 방해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한 서방 외교관은 만약 미국이 제때 보고해 "IAEA 사찰관들이 일찍 조사에 착수했더라면 사실 여부를 검증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그것(시리아 핵시설 존재 여부)에 대해 확실할 수 없게 된 상태"라고 말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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