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미 의회가 포괄적인 이민 개혁 법안을 처리하지는 못했으나 스포츠와 연예계 등 특수 업종 종사자에 대한 비자발급을 손쉽게 하는 특별 법안을 처리하자는 데 뜻을 모으고 있어 조만간 통과될 전망이다.
27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 의회는 지난해 초청노동자 프로그램과 국경보안 개혁 등의 내용이 담긴 이민법안을 처리하는데 실패하는 등 최근 2년간 2차례나 이민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이후 민주당 출신의 조 로프그렌 이민소위원회 위원장은 협의의 특정한 문제들을 처리키로 방향을 전환, 공화당의 라마르 스미스 의원과 함께 폭넓은 양당 의원들의 지지속에 법안들을 처리하고 있으며 머잖아 스포츠와 연예인, 모델 등에 대한 특별 비자 처리 법안을 다룰 예정이다.
우선 하원은 이달들어 외국 출신 미술가와 음악인들을 위한 비자 발급의 속도를 높이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ARTS법안이라고 불리는 이 안은 국토안보부로 하여금 연예인과 동반자들의 비자 발급을 30일 이내에 처리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안은 영국 출신 가수인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비자를 발급받지 못하자 올해 열린 그래미상 시상식장에 나타나지 못한채 위성 중계로 팬들에게 인사하는 해프닝이 발생하면서 마련됐다.
또 린다 산체스(민주.레이크우드) 의원은 프로선수들의 비자(P1비자) 유효기간을 최대 10년까지로 돼 있으나 이를 융통성 있게 처리토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10년의 P1비자를 발급받게 되면 선수들은 이후 미국을 떠나거나 마이너리그 선수에게는 힘든 영주권자가 되어야만 한데, 산체스 의원은 "야구의 경우 마이너리그에서 10년을 보내기가 쉬우며, 경기에 뛰고 있는데 내쫓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곧 하원 본회의에 상정된뒤 상원으로 넘겨질 이 법안은 야구선수 뿐 아니라 아이스하키(NHL)나 농구(NBA)도 해당된다. 올해의 경우 프로야구 개막전 당시 메이저리그 선수의 28%, 마이너리그의 47.8%가 외국 태생이다.
LA 다저스에 속한 투수 박찬호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활동하고 싶은 외국 출신 스포츠 선수들이 비자를 발급받기가 9.11 테러 이후 더 힘들어졌다"며 "올 스프링트레이닝에 제때 참가하기 위해 P1비자가 발급되기 전에 관광비자로 입국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패션모델에 대한 새로운 비자 카테고리를 부여하는 법안도 추진되고 있다.
모델의 경우 지금은 엔지니어나 프로그래머 같은 고급 숙련 노동자에게 발급되는 비자를 받아야 하지만 앞으로 `특별한 재능을 가진 외국인을 위한 비자'를 신설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앤서니 와이너(민주.뉴욕)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일단 1천명에 대해 5년 기한의 비자를 부여함으로써 연간 6만5천명으로 제한된 H-1B 비자도 확대해 더 많은 기술자들이 미국에 들어오도록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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