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1, 2심 유죄로 확정됐지만 최종 선고가 아니라며 끝까지 버티고 있다. 선고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재판결과에 신경쓰지 않는 듯 활짝 웃는 사진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17일 곽 교육감은 징역 1년을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이 “숭고한 교육의 목적을 실천하는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자를 사후적으로 매수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는 판결이다.
곽 교육감이 재판장을 나서며 기자들에게 한 말이 가관이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다… 진실이 밝혀지고 정의가 이길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정의가 승리한다고? 수개월 후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나온다 해도 과연 그가 깨끗하게 인정을 할까? 천만에, 자신이 생각하는 것만이 정의라고 생각하는 그다. 투쟁하며 사법부 비난에 열을 올릴 것이 확실하다.
이날 곽 교육감은 ‘서울 시민들께 드리는 글’을 통해 “선거는 이미 끝났고, 그런 분(박명기 교수)이 선거 후에 경제적 궁박과 사회적 상실감으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모른 체할 수 없어, 제가 시민들에게서 받은 후원금을 박교수에게 돌려 드린다는 생각으로 부조를 한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경쟁상대에게 수억원의 거금을 주고는 선의라고 말한다. 이를 국민들보고 믿으라고?
부끄러워 머리를 들지 못해야 정상이 아닌가. 뻣뻣히 고개를 든 채 판결을 무시하는 모습이 가장 정직하고 깨끗해야 할 교육계 수장의 모습인가.
온라인상에서 국민들은 징역형을 선고 받은 인물이 당당히 기자회견을 열고 마치 무죄선고 받은 양 구는 모습을 비난했다. 도대체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면서, 그런 모습까지 아이들이 배울까 무섭다는 반응들이다.
재판부가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법정 구속하지는 않아, 대법원 판결 전까지 직무 수행이 가능한 상황이다. 곽 교육감은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단체들의 반대 속에서 “사퇴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야유가 쏟아지고 비난이 봇물을 이뤘어도 그는 아랑곳 않는다.
아이의 교육을 맡기는 당사자인 부모들의 야유이고, 비난이다. 그럼에도 물러서지 않는 이에게 어떤 교육정책을 기대할 수 있고, 아이들이 뭘 배울 수 있겠는가.
1, 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터라 7월 대법원 판결에서 유죄가 확정될 것이란 게 중론으로, 결국 교육감직을 잃게 될 것이다.
이는 곽 교육감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3개월짜리 교육감 정책을 펼쳐나가겠다는 얘기다.
자신이 결백을 주장하든 어떻든 뻔히 결과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름만 찬란한 교육감직을 유지하겠다는 건가.
그것이 우리 미래인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수장의 바른 자세인가. 이미 서울 교육계는 시한부를 선고받은 거나 다름 아니다.
그가 물러나야 하는 이유는 도덕성과 권위상실에만 있지 않다. 1심 판결 이후 그가 보인 행태는 무리수의 연속이었다. 교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학생인권조례를 강행해 정부와 갈등을 빚어왔으며, 측근들에게 자리를 나눠주다 감사원 감사까지 받았다.
남은 3개월동안 그는 전교조에게 무료로 서울시 교육청 소유 건물까지 임대해 줄 것이다. 임직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으로 나서서 약속까지 한 상황이다.
잘못을 했으면 사과를 해라. 설령 스스로 결백을 주장하더라도 3개월짜리 시한부 교육정책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물러나는 게 맞다. 그게 교육감의 자질이다.
곽노현의 1년 징역에 대해 야권은 감싸고 돈다. 문대성 새누리당 당선자의 논문 문제를 놓고 도덕성 운운하며 비난의 화살을 퍼붓고 있다. 그럼에도 곽노현 도덕성 문제엔 침묵을 넘어 “곽 교육감의 인격과 진정성을 믿는다”는 게 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대행의 말이다.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이랬던가.
국민들은 야권으로부터 진실과 신뢰를 찾을 수 없게 돼 더욱 실망할 뿐이란 걸 모르는 것인가.
더 이상 추하게 굴지 말고 사퇴하는 길이 옳을 것이다. 서울의 미래교육을 위해서라도 속히 결단할 것을 촉구한다. 당신의 주장을 믿을 국민은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
“이미 가야할 때를 놓쳤지만, 늦었어도 이젠 떠나야 한다”는 게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마지막 남은 교육자적 양심을 조금이나마 지킬 수 있는 길은 지금이라도 미련없이 사퇴하는 길 뿐”이라고 서울시의회에서도 말이 나온다.
학교에서는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학교 폭력에 의한 자살뉴스가 연일 보도되고 그 심각성은 이미 도를 넘어서고 있다. 징역형을 선고받은 교육감이 어떻게 이를 선도할 수 있겠는가. 대책마련에 고심해도 모자랄 판에 자신을 예쁜 말로 꾸미고 변호하기도 바빠 보인다.
교육계에 크게 오점을 남겼지만 인정할 건 인정하고 이제 공직을 영원히 떠나라. 어차피 7월이면 어두운 곳으로 가게 될 것 아닌가.
김승근 기자 (hem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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