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근
2013. 06. 21.
요즈음 다 지나간 대선을 두고 장군 멍군이 한창이다. 이에는 검찰과 문재인 전 대선 후보의 탓이 크다. 검찰은 극우파들이 종북들의 침투를 의심할 수준으로 편파적인 수사결과를 내어놓았고, 문재인 전 후보는 이에 대하여 계속 공세적 발언을 이어갔고 결국,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박근혜 물러나라!”는 소리까지 나오는 지경이 되었다. 모르기는 하지만 아마 그래서 뿔따구가 난 보수 측에서 문재인 전 후보의 아킬레스건인 ‘노무현 전 대통령 NLL 발언’ 문제를 들고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장군 멍군은 정치에서 공정한 다툼으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공격에 대한 반격은 모든 생물들에게 주어진 권리이기 때문이다. 오도 마니 앉아서 당하고 망하는 것은 공정하지도 않고 바보짓이다.
이 난투극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인물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다:
A. 그는 문재인 후보에게 불리할 NLL발언의 공개를 거부하였다. 새누리당에게서 고소를 당하면서도 버텼다. 이 것만으로 판단한다면 그는 완연히 문재인 후보 편이었다.
B. 그리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종북퇴치라는 목표 아래 정치개입을 하였고, 그에 관련되어 국정원 여직원은 대선에 관련된 댓글을 달았던바, 그 댓글은 박근혜 후보에게 다소나마 유리하였고, 이 사안에서 그는 박근혜 후보 편이었다.
C. 그런데, 그 댓글 사안은 국정원에서 민주당으로 정보가 흘러갔고, 박근혜 후보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 식으로 부정선거 의혹을 흠뻑 뒤집어 쓰게 되었다. 만약 그렇게 흠뻑 뒤집어 쓴 것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숨은 의도였다면, 그는 박근혜의 강적이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과연 누구 편이었는지는 알아내기 힘들다. MB와 박근혜 의원이 항상 사이가 나빴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는 문재인 편일 가능성이 더 높다. “아무리 사이가 나빠도 같은 보수끼리 설마 진보 대선후보의 편을 들겠는가? 세상에 상상도 할 수 없는 소리 집어치우고 할 일 없으면 낮잠이나 자라!” 그럴 분들도 있을 것이다.
나는 원래 낮잠을 안 잔다. 그래서 낮잠 자기 싫다. 그러므로 세상에 상상도 할 수 없는 소리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겠다:
1. 1997년, 원조보수 JP는 DJ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2. 깜짝 놀랄 젊은 보수 이인제도 반란을 일으켜 보수 표를 왕창 긁어갔다.
3. 다른 보수 박찬종도 이회창 후보가 진 표 수효만큼 긁어갔다.
4. 그 다음 대선에서 억만장자 정통보수 정몽준 대선후보는, “반미면 어떠냐?”고 내대어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던 노무현 대선후보를 엄호함으로써 국민들을 안도시켜 승리를 안겨주었다.
그 정도면 “아무리 사이가 나빠도 같은 보수끼리 설마 진보 대선후보의 편을 들겠는가? 세상에 상상도 할 수 없는 소리 집어치우고 할 일 없으면 낮잠 자라!”는 소리 안 들어도 되겠지요? 미국에서도 한인들 사이의 모반은 아주 유명합니다. 수십 인종들 중 유일합니다. 다른 인종들도 감탄하고 감개무량해 합니다: “한인들은 내버려 두면 자기들끼리 세무서에, 경찰서에 밀고하면서 함께 망하거든. 그냥 기다리기만 하면 돼.” 이는 진실이다. 장사하는 교포 아는 분 있으면 물어보라! 미국에서도 악명으로 2등도 없는 1등이다. 비슷한 인종도 없다. 유일하다.
그러나, 어쨌든 현재로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과연 누구 편이었는지는 증명하기 힘든 사안이므로 일단 묻어두기로 하고, 그러면 아래 세 사안에 관련된 ‘이동 가능했을 표의 수효’를 산정해 보자:
A.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문재인 후보에게 불리한 NLL발언 공개를 거부하였다.
B.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종북퇴치라는 목표 아래 정치개입을 하였고, 그에 관련되어 국정원 여직원은 대선에 관련된 댓글을 달았던바, 그 댓글은 박근혜 후보에게 다소나마 유리하였다.
C. 그런데, 그 댓글 사안은 국정원에서 민주당으로 정보가 흘러갔고, 박근혜 후보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 식으로 부정선거 의혹을 흠뻑 뒤집어 쓰게 되었다.
이전 칼럼들에서도 언급했지만, 위의 B항에 관련되어서 나는 최대 200표, 크게 보아야 수천 표 정도로 추정한다. 여러 언론사에서 보도한 바와 같이, 이에 관련된 새누리당 발언을 인용하자면,
“새누리당은 17일 정책의총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데 대해 "무리하다"고 당론을 정했다.
홍지만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검찰수사 결과를 보면 2천 건이 안 되는 정치 관련 댓글이 있었는데 그나마 대선 관련은 잘 아시다시피 73건인데 3% 수준"이라며 "내용도 '금강산 관광 위험하다. 목을 내 놓고 관광가야 되겠다' 이런 식 위주의 내용이 많았다.”
"이런 글이 야당 후보 비난한 글이냐 하는 의견이 많았고, '종북세력이 제도권에 진입해서는 안 된다'는 이런 댓글까지도 검찰은 선거법 위반으로 결론을 내렸다"며 "또 국정원 심리국 직원 70명이 87일 동안 게시한 글이 73건인데 국정원 심리국 직원 70명이 3개월 가까운 기간 동안 하루에 한 건도 되지 않는 0.8건의 글을 올렸다. 또 국정원장이 댓글을 지시했다는 아랫사람의 진술도 하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조직적 행위인가, 이것이 선거개입인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이 무리한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국정원 댓글들에 관련하여, 과연 유권자 몇 명이 지지 후보를 바꾸었을 지를 추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재판과정에서 이러한 산정이 이루어지기 기대한다. 동시에 새누리당 여의도 연구소에서도 당장 그러한 산정 작업을 시작하여 결과를 발표하는 것도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어쨌든, 수백 표, 수천 표 이하일 것이다.
위의 C항, 즉, “그 댓글 사안은 국정원에서 민주당으로 정보가 흘러갔고, 박근혜 후보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 식으로 부정선거 의혹을 흠뻑 뒤집어 쓰게 되었다”에 관련되어, 나는 당시 경찰의 조기발표를 이해하는 입장이다. 국민들은 그 내막도 모르고 수십만 수백만 표가 이동할 수준의 부정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다만, 당시 발표를 좀더 완곡하게 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현재 파악된 사실들로 미루어 보아 대선에 줄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생각된다. 수십 만 수백 만 표가 이동할 수준은 전혀 아니고, 많아야 수백 표 정도가 이동했을 규모로 추정된다. 그리고 그러한 댓글작업은 박근혜 후보 측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뭐, 이런 식으로 발표했었다면 더 좋았을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그러한 발표는 대선을 공정하게 진행시키기 위한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만약 경찰의 조기 발표가 없이 대선을 치렀다면 박근혜 후보에게 상당히, 심지어 결정적으로, 불리할 수가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경찰의 조기발표는 공정한 결정이었다. 그 경찰의 조기발표가 없었더라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문재인 후보 당선에 일등공신이 되었을 수도 있다. 댓글에 의한 최대 이동가능성 200표를 미끼로 하여, 분노한 민심 2백만 표를 움직일 수 있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위의 A항, 즉,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문재인 후보에게 불리한 NLL발언의 공개를 거부하였다”에 관련하여, 과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문재인에게 얼마나 많은 표를 간직하도록 만들어 주었을까 하는 것이 실제로 가장 큰 핵심이다. 나의 생각에는 이 표의 수효는 수백 만 이상이었을 수도 있으며, 그 경우, 문재인 전 후보의 경우, “가랑잎이 솔잎보고 부스럭거린다고 탓한다!”는 이야기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문화일보 등 여러 언론매체가 전한 바에 의하면:
새누리당 소속 국회 정보위원들이 21일 국정원에서 제공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발언록 발췌본’에서 확인한 내용은 적지 않은 부분이 북한의 주장이나 논리와 유사한 것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북핵은 방어용”이라거나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포기 가능성’을 언급한 대목은 북한 국방위원회나 외무성,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이 줄기차게 밝혀온 각종 담화•성명 등을 지지하는 대목들로도 읽힐 수 있는 것들이다. 미국을 비판한 발언, 주한미군 철수 관련 문제, 한반도통일론 등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보고 드린다” 등의 화법을 동원하며 먼저 입장을 밝히거나 김 위원장의 주장을 두둔했다는 점도 새로 드러나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가정보원이 당시 회담록을 A4용지 8장으로 정리해 정보위원들에게 열람시킨 발췌본의 내용은 문화일보가 지난 2012년 10월 9일(1•3면), 같은 해 12월 17일(1•3면) 등에서 이미 보도한 내용들 중 대부분이 사실임을 확인해주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각종 대북지원 사업과 관련, “다음 번 대통령은 누가 될지 모르지만 합의한 것은 쐐기를 박자”고 보도한 대목도 발췌본에서 사실로 확인했다. 다음은 새누리당 소속 국회 정보위원들로부터 취재한 내용을 종합 정리한 것이다.
◆ 북핵 = 노 전 대통령은 “북이 핵을 갖는 것은 방어용”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나는 지난 5년 동안 북핵 문제를 둘러싼 북측의 6자회담에서의 입장을 가지고 미국과 싸워왔고, 국제무대에서 북측 입장을 변호해왔다”고도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그 동안 해외에 다니면서 50회 넘게 정상회담을 했는데, 외국 정상들의 북측에 대한 얘기가 나왔을 때, 나는 북측 대변인 노릇 또는 변호인 노릇을 했고, 때로는 얼굴을 붉혔던 일도 있다”면서 김 위원장과의 공감대를 넓히려는 발언을 숨기지 않았다.
◆ 한•미관계 = 노 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가장 가혹한 금융제재조치로 평가되는 ‘방코델타아시아(BDA) 사태’와 관련, “미국의 BDA 조치는 잘못됐다”고 북 입장을 두둔했다. 노 전 대통령은 “여론조사에서 안보에 가장 위협적인 나라로 미국이 꼽힌 것은 그 동안 민족공조를 열심히 추진한 덕택”이라며 “평화를 깨는 국가가 어디냐는 질문에도 미국이 1위로 나오고 그 다음이 일본, 다음이 북측을 지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서해 NLL = 이 문제는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회담록 존재 자체와 대화내용 등을 놓고 정치권의 논쟁이 붙었을 때 진위를 놓고 가장 첨예하게 대립했던 사안이다. 이번 발췌본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이 “NLL 문제, 그것이 논리적 근거도 분명치 않은 것인데…. 남측에선 이걸 영토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헌법 문제라고 나오는데, 헌법 문제가 절대 아니다”고 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노 전 대통령은 “얼마든지 내가 맞서 나갈 수 있다”며 “내가 봐도 NLL은 숨통이 막힌다. 이 문제만 나오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는데 NLL을 변경하는 데 있어 (김) 위원장과 내가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동의했다. 노 전 대통령은 NLL 평화협력지대와 관련, 김 위원장이 “그것을 쌍방이 실무적인 협상에 들어가서는 (NLL관련) 법을 포기하자고 발표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말하자 노 전 대통령은 “예, 좋습니다” 라고 호응했다. 노 전 대통령은 특히 “(서해 평화협력지대) 이를 만드는 데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반대하면 하루아침에 인터넷에서 바보가 된다”고 말했다.
◆ 통일론 = 이와 관련, 노 전 대통령은 “공동선언문에 ‘국가연합’으로 표현하는 게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 나 셋이 만나 종전선언을 하고 평화협정을 맺으면 된다”고 주장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이 “수조 원이 소요되는 남북협력사업 제안이 정권교체기에 가능하겠느냐”면서 반신반의하자 “그러니까 다음 대통령은 누가 될지 모르지만 쐐기를 박자는 것 아닙니까”라고 오히려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던 것으로 발췌본에 정리돼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우리가 주적이란 용어를 없애버렸다”며 “자주국방이라는 말을 우리 군대가 비로소 쓰기 시작했다”고도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상기 국회정보위원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핵은 방어용이라는 발언이나 NLL은 멋대로 그어놓은 선이라는 등의 포기발언을 한 것은 틀림없다고 확신한다”고 거듭 재확인하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상기 사실들이 대선 투표 전에 공개되었다면, 문재인 후보는 백만 표 차이 대신 수백만 표 이상으로 패배했을 것이다.
그리고, 국민들은 진보진영의 정체에 대하여 근본적으로 회의를 가졌을 것이다. 도대체 누가 누구 편인지 엄청 헷갈리기 때문이다.
다시 정리하자면, 가장 핵심이 되는 인물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다:
A. 그는 문재인 후보에게 극도로 불리한 NLL발언 공개를 거부하였다. 새누리당에서 고소를 당하면서도 버텼다. 이 것만으로 판단한다면 그는 완연히 문재인 후보 편이었다.
B. 그리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종북퇴치라는 목표 아래 정치개입을 하였고, 그에 관련되어 국정원 여직원은 대선에 관련된 댓글을 달았던바, 그 댓글은 박근혜 후보에게 다소나마 유리하였고, 이 사안에서 그는 박근혜 후보 편이었다.
C. 그런데, 그 댓글 사안은 국정원에서 민주당으로 정보가 흘러갔고, 박근혜 후보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 식으로 부정선거 의혹을 흠뻑 뒤집어 쓰게 되었다. 만약 그렇게 흠뻑 뒤집어 쓰는 것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숨은 의도였다면, 그는 박근혜의 적이었다.
나는 이 세 사항에 관련하여, 대선후보 박근혜와 문재인 사이에 이동했을 수 있는 표의 수효를 산정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내 자신의 추정으로는, 박근혜 후보 쪽으로 이동할 수 있을 표의 최대 수효는 수백 개 정도인 반면, 음모를 흠뻑 뒤집어 쓰고 잃었을 수 있는 표의 수효는 수백만 표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원세훈 정 국정위원장이 당시 NLL 발언 내용을 공개하였다면 문재인 후보는 백만 표로 패배한 대신 수백만 표 이상으로 패배하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 사안에 관련되어, 가랑잎이 솔잎에게 부스럭거린다고 탓하는 것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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