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과 소극장 공연의 결합, 슬픈 발라드와 경쾌한 댄스의 조화는 강약 조절에 특효였다.
10~11일 오후 6시 일본 도쿄 국제포럼 A홀에서 열린 '더 신승훈 쇼 2007 인 재팬'에 참석한 총 1만 명의 관객은 재미와 감동에 울다 웃었다. 첫 곡 '당신은 사파이어처럼' 때부터 기립한 관객들은 "승훈 짱! 승훈 짱!" "멋있어요"를 외치며 율동과 한국어 노래를 따라불러 장관을 연출했다.
상자에서 튀어나온 피에로들의 팬터마임, 러브 스토리를 담은 인형극, 일본 유명 댄서 부부의 탱고 무대, 영화 '시스터 액트'를 연상케 한 합창 무대는 단번에 강하게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뒤이어 등장한 신승훈은 통기타를 들고 홀로 관객과 마주했다. 대화를 나누다 즐겨부르는 팝송과 트로트를 열창, 만능재주꾼 다운 가창력을 뽐내 관객의 순간 집중력을 끌어냈다.
한국어를 모르는 일본 관객을 챙기는 자상함도 빛을 발했다. 모든 곡에 일본어 자막 처리를 해 멜로디와 함께 가사를 느끼도록 했고, 일본어 통역사 장진은 씨와 딱딱한 통역이 아닌 유쾌한 2인극처럼 대화를 이끌었다. 또 '날 울리지마'를 부를 땐 캠코더로 객석을 일일이 비추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국내에서 부른 드라마와 영화 O.S.T를 노래, 선곡도 관객을 위해 철저히 배려했다.
드라마 '천국의 나무' 주제곡인 '어떡하죠', 최지우 주연 영화 '연리지' 주제곡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 뿐', 비 주연 드라마 '이 죽일 놈의 사랑' 주제곡 '그래도 사랑이다'를 종합 선물세트로 선보였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 주제곡 '아이 빌리브'를 부를 때는 '기다릴게요/그대여야만 하죠~'란 부분에서 관객과 합창이 됐다.
이날 신승훈은 수동적으로 보는 관람에서 벗어나도록 관객이 동참하는 무대도 만들었다. 발라드 가수로 유명하지만 의외로 빠른 템포의 히트곡이 많은 그는 관객에게 율동을 가르쳐주며 '로미오와 줄리엣' '사랑느낌' '엄마야' 등을 함께 춤추며 노래했다.
또 아직 미혼인 그는 이상형을 공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내가 한국에서 개그맨 유재석에 이어 올해 결혼할 것 같은 연예인 2위에 뽑혔다"는 그는 "데뷔 때 이상형은 멕 라이언, 5년이 흘러선 지적인 아네트 베닝, 얼마 전엔 섹시한 안젤리나 졸리가 좋았다"며 "하지만 이제 이상형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팝송 '쉬(She)'를 부르며 어머니와 함께 찍은 영상이 나왔고 "일생을 우리를 위해 살아가는 세상의 모든 어머니를 위해 박수를 보낸다"고 말해 잔잔한 감동을 줬다.
그의 마지막 멘트는 웃음을 머금었던 관객을 울려버렸다.
"한국에선 친구란 '오래 곁에 두고 사귄 벗'을 뜻해요. 멀리 떨어져 있는데 우리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고민했죠. 하지만 해답을 찾았어요. 솔 메이트(Soul mate)란 단어 아시나요. 여러분과 난 언어는 다르지만 솔 메이트 같은 음악으로 여러분에게 다가가도록 노력할게요."
신승훈은 3일 나고야, 5~6일 오사카에 이어 도쿄 공연으로 일본 3개 도시 투어의 대미를 장식했다.
(도쿄=연합뉴스)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