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7일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인터넷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사회현안과 정치적 입장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이 전 시장은 “사회적, 국가적 위기상황에 지방을 다녀보니 ‘대권후보’ 자격으로 말하는 것이 미안해질 정도”라며 “그냥 전 시장이라든지, 기업인 출신 누구로 불러 달라”는 말로 간담회를 시작했다.
이 전 시장은 박근혜 전 대표와의 ‘총리협약설’과 관련해 “가능하다는 얘기는 안했다”며 “서로 협력하는 것도 좋지만, 그런 이야기는 야합으로 보여서 한나라당이 오해를 산다”고 해명했다.
이 전 시장은 ‘대통령 중임제 개헌’에 대해서는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여건이 많이 바뀌었으니 21세기에 맞는 헌법으로 검토해야지 ‘중임제’ 하나만 놓고 헌법을 개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자리에 동석했던 정태근 전 서울시 정부부시장은 “개헌관련 입장은 차기 후보로 나오시는 분이 국민에게 설명하고 검증을 받고, 그 후에 추진해도 늦지 않는다고 본다. 나라가 어려운 때 공약적인 측면에서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 전 시장은 여야 의원 23명이 7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한미FTA 위헌 소송’에 대해 “당정이 협의해 당대표와 정부가 얘기해야지 정권 잡은 여당이 하면 국민들이 혼란스럽다”며 “헌재에서 하려면 몇 달 걸릴 텐데, 그때 되면 협상이 다 끝나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불거진 중국의 역사왜곡 ‘동북공정’에 대해 “일본은 과거를 왜곡하지만, 중국은 미래 영토문제와 연관돼 일본의 역사왜곡 보다 심각하다”고 말했다. 또 “국제협력을 통해 학문적 공조를 하고, 선진국과 협력해서 외국 학자들과도 힘을 합쳐 아주 다각적으로 해결해야 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바다이야기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에 '레임덕'이 온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자꾸 이슈가 터지니 '레임덕'인지 알 수가 없다. (바다이야기는) 너무 큰 부작용 때문에 늦게 터진 것이지 ‘레임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반도 대운하’와 관련해 “지금 노선이 서울에서 부산, 서울에서 인천, 그 다음에 호남 노선, 충청도 대전과 관련된 노선, 서울에서 신의주 가는 노선 등 이런 것이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답사한 곳은 ‘경부운하’ 쪽이고, ‘호남운하’는 기초적인 자료조사 끝냈고, 이달 내 답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국민 1만 불 소득에서 3, 4만 불로가면, 물동량이 두, 세배 느는데 국가적 대비를 안 해서 되겠느냐”며 “내가 1996년 제안했을 때 정부가 받아들였다면, 지금쯤 2만 불 소득하고도 남았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국토개발연구원의 조사 자료에 대해 “그곳에서 검토한 것은 우리가 검토한 차원이 아니라 다른 방향이다. 중요한 것은 정부예산이 들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토개발원은 이 전 시장이 1996년 경부운하 계획을 발표한 후 2년 뒤, 10조원에 가까운 막대한 사업비가 들고 62시간의 수송시간과 수량부족으로 인해 2천2백만 톤의 물을 끌어다대야 하는 점 등을 지적하고, 경제적·환경적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을 낸 바 있다.
이 전 시장은 “국가적, 민족적 차원해서 해야지 정치적으로 반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적 효용성에 관한 논란, 환경단체의 반발 등 반대적 여론도 거세 ‘한반도 대운하’ 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사진 설명 - 지난 8월 한반도 대운하 탐방에 나선 이명박 전 시장,>
<출처-이명박 전 시장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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