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 및 北영변과 동일한 핵시설 등장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비밀 핵시설 의혹을 받고 있는 시리아의 설비를 촬영한 비디오 테이프가 존재하며,여기에는 북한인의 모습과 북한 영변 원자로의 것과 동일한 원자로가 등장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 보도했다.
WP는 미국 고위 관리들의 말을 인용, 이처럼 밝히고 이스라엘은 지난해 여름 촬영된 이 비디오에 대한 정보를 미국과 공유한 뒤 작년 9월 시리아의 관련 시설을 폭격했다고 전했다.
비디오에 드러난 시리아 원자로의 노심 설계는 연료봉 주입구수, 외형 등에서 영변 핵시설의 것과 같았다고 이들 관리는 전했다.
시리아 원자로의 안팎은 영변 원자로와 이상하리만큼 유사했으며, 한 핵무기 전문가조차 이 비디오를 보고 "아주 꼼짝못할 증거"라고 말했다고 WP는 설명했다.
이러한 언급은 24일 미 행정부가 의회를 상대로 북한-시리아 핵협력 의혹을 브리핑하기 앞서 나왔다.
이에 따라 일부 핵무기 분석가와 관리는 마이클 헤이든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이 내용을 의회 보고할 경우, 미국의 북핵 프로그램 저지 노력이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시리아는 이러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마드 무스타파 주미 시리아 대사는 23일 "과거에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찾아 이라크 내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한 증거 및 사진이라고 제시한 일을 상기해달라"며 "미국 국민이 이번에도 속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 정보 관리들은 이날 의회에서 이스라엘의 폭격을 받은 시설은 아직 완전히 가동되지 않은 상태였으며, 원자로용 우라늄 등도 없었다는 점을 밝힐 것으로 미 관리들은 보고 있다.
유엔 사찰단 출신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증거 부재로 인해 원자로가 활발한 핵프로그램을 입증하고 있다는 주장에 회의론을 일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WP는 부시 행정부의 대북 핵포기 노력의 와중에서 이뤄지는 이번 의회 브리핑은 왠지 어색한 측면이 있다면서, 행정부가 정보를 충분히 공개치 않을 경우 외교지원금을 삭감할 것이라는 의회의 압력에 CIA가 굴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NYT도 딕 체니 부통령을 비롯한 강경파가 대북 협상을 막기 위해 이번 브리핑을 추진한 것이라는 의혹이 국무부 내에서 광범위하게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반에 공개할 경우 북한을 자극하게 되고, 이는 전반적인 화해를 반대하는 이들이 원하는 것"이라는 고위 관리의 말에서 드러나 듯 테러지원국 해제 등에 따른 북한의 '활보'를 막기 위해 강경파가 (브리핑을) 의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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