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집시 공동체 사회의 규범을 벗어나는 행동으로 비롯된 두 집안의 불화가 결국에는 살인 사건으로 이어지는 드문 사례가 발생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은 지난해 9월 3일 오후 9시께 로스앤젤레스 시내 할리우드의 선셋가(街)에서 발생한 점술사 로즈 마르코(57) 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프랭크 샤노 시가노프(24)라고 결론을 내리고 그를 공개적으로 지명 수배했다.
집시 출신인 마르코는 당시 선셋가에 있는 자신의 점 집에서 머물고 있던 중 화염병 공격을 받았고, 온 몸에 불이 붙은 상태에서 이웃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일주일 뒤 숨졌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마르코의 점 집 밖에서 화염병에 불을 붙인 뒤 던진 범인이 시가노프인 것을 밝혀냈으며, 3년전 발생한 두 집시 가족간의 불화가 살인 사건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LAPD에 따르면 지난 2005년 4월 마르코의 친척이 사는 리시다의 주택에 강도가 들었을 때 이들은 `크리스(kris)'라고 부르는 집시 공동체 최고회의에 보고해 해결하는 관례 대신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현장의 지문을 통해 프랭크 시가노프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2006년 12월 그를 체포해 기소했다.
집시 사회에서는 신부 지참금 문제나 점 집 운영의 경쟁관계 등 거의 모든 문제를 최고회의에 알려 해결해왔지만 마르코 가족이 이를 경찰에 알림으로써 불화가 싹텄다는 것.
시가노프는 하지만 예정된 법원의 재판장에 나타나지 않아 기소중지 상태이던 중 2007년 9월 마르코의 점술 가게에 나타나 돌이킬 수 없는 범행을 저지르고 다시 달아나는 신세가 됐다.
집시 공동체 최고회의에서는 조만간 이들 두 가족을 불러놓고 그간의 불화를 정리할 예정이지만 시가노프가 저지른 살인 사건의 죄 값은 피할 수 없게 됐다.
isjang@yna.co.kr
(끝)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